'나보다는 팀' 김광현의 에이스 마음가짐
[OSEN=인천, 김태우 기자] kt의 우타 라인업에 출루 자체는 많이 허용했지만 에이스다운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여기에 팀 불펜 투수들의 소모를 최소화하는 든든한 이닝소화까지 선보이며 위기에 빠져 있었던 팀까지 구해냈다. 김광현(27, SK)의 세부 기록은 좋지 않았을지언정 팀으로서는 영양가 만점의 활약이었다.
김광현은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3볼넷을 내줬으나 2실점으로 잘 틀어막으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9번째 승리(2패). 피출루 허용에서 보듯이 kt 타선을 압도한 것은 아니었다. 제구 및 컨디션도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다해냈다. 에이스다운 모습이었다.
직전 kt전이었던 6월 2일 수원 경기에서 수모를 당했던 김광현이었다. 넉넉한 타선 지원에도 불구하고 급격하게 흔들렸고 결국 4⅓이닝 동안 6실점하고 마운드를 물러났었다. 아웃카운트 2개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SK 벤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김광현 또한 당시 경기를 회상하며 "코칭스태프의 결정을 이해한다. 내가 못한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갚을 빚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kt 타선도 만만치 않았다. kt는 이날 좌완 김광현을 겨냥해 선발 9명 전원을 우타자로 기용했다. 힘을 갖춘 선수들도 적지 않아 까다로운 타선이었다. 3회에는 선취점을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오히려 그 때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3회 1사 만루에서 김상현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윤요섭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답답했던 타선도 김광현을 서서히 지원하기 시작했다. 브라운이 4회 팀의 첫 안타를 역전 투런으로 연결하며 경기를 뒤집었고 5회에는 상대 실책과 이재원의 2타점 적시타를 묶어 3점을 더 지원했다. 그러자 김광현은 맞더라도 빠른 승부로 7이닝 목표를 정조준했다. 6회에는 안타 2개로 무사 1,2루에 몰렸으나 장성우의 우익수 뜬공 때 브라운이 3루로 뛰던 김상현을 잡아냈다. 7회에도 무사 1루에서 오정복의 유격수 앞 타구를 김성현이 잘 잡아 빠른 몸놀림으로 병살타 처리, 한숨을 돌렸다.
비록 7회 김사연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기는 했지만 7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결과를 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최근 팀을 위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어 한다. 물론 까다롭게 승부를 한다면 더 많은 삼진을 잡아내고 안타는 덜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광현은 그보다는 한 이닝이라도 더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맞더라도 빠르게 승부하며 투구수를 줄여나가고 있다. 그런 김광현의 희생 속에 SK도 귀중한 1승을 잡아냈다. 필승조 요원 소모를 최소화함으로써 주말 3연전을 앞두고 긍정적 요소도 만들어냈다. 다 에이스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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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천=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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