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sumer >프라이드 치킨 불만 폭주.. 값은 올랐는데 왜 量은 줄었을까

임대환기자 입력 2015. 7. 2. 14:31 수정 2015. 7. 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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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닭 가격 계속 떨어지는 추세… 지난 5월 기준 1㎏ 당 3096원치킨값 1만4000 ~ 1만6000원… 유명 프랜차이즈는 2만원 육박제공량 표시 업체는 2%도 안돼… 85.5%가 "가격에 비해 양 적다"

전 국민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야식'의 황제 '치킨'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치킨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고, 그에 따라 전국에 치킨 전문점이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소비자 피해 사례와 불만도 늘어가고 있다.

최근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프라이드 치킨을 주문했던 박용준(34) 씨는 배달된 치킨을 열어보고 기분이 나빠졌다. 분명히 '치킨 한 마리'로 알고 주문을 했는데, 자신이 즐겨 먹는 닭 다리가 1개밖에 들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황당한 박 씨가 주문했던 치킨점에 전화해 항의하자 치킨점에서는 "다른 주문 손님의 닭과 함께 튀기다 보니 실수로 빠진 것 같다"며 사과했지만 그뿐이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으로 이사한 엄수현(39) 씨는 1일 동네 치킨점에서 닭 한 마리에 8500원에 판매한다는 광고문을 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주문을 해 먹어 보고는 깜짝 놀랐다. 8500원짜리 프라이드 치킨이었지만 맛과 내용물 면에서 2만 원에 육박하는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 씨는 "너무 가격이 저렴해 의심이 갔지만, 혹시나 하고 남편과 함께 먹어 보았는데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며 "유명 프랜차이즈들이 얼마나 가격을 턱없이 높여 받고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치킨 사랑은 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주부 500명과 성인 남녀 4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6%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치킨을 먹는다고 답했다.

국민 1인당 닭 소비량은 연간 12.45㎏에 달한다. 전체 닭 소비량 가운데 32.7%가 '닭튀김(치킨)'일 정도로 치킨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도 엄청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닭고기 소비량을 보면, 지난 1987년 1인당 3.7마리였던 닭고기 소비는 2012년에는 12.9마리까지 급증했다.

치킨 소비량이 급증하는 만큼 그에 따른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치킨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치킨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하면서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과연 그에 맞는 서비스와 내용물을 갖추고 있느냐는 소비자 불만이 거세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지역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프라이드 치킨의 제공량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가 매우 흥미롭다.

조사 대상 10명 중 8명 이상이 "가격에 비해 프라이드 치킨 제공량이 적다고 느껴진다"고 응답했다. 배달 치킨의 경우 응답자의 83.3%, 매장에서 판매하는 치킨의 경우 85.5%가 치킨의 제공량이 적다고 느꼈다. 한마디로 치킨 판매업소에서 제공하는 치킨이 '닭 한 마리'가 아닌 것 같다는 얘기다.

실제 서울지역 103곳의 치킨 판매점(치킨전문점 70곳, 치킨 판매 호프집 33곳)을 조사한 결과, 프라이드 치킨 제공량(중량 또는 한 마리 여부)을 표시한 곳은 단 2곳에 불과했다.

박샘이 연구원은 "소비자들은 치킨을 주문할 때 당연히 '닭 한 마리'라고 생각하고 주문하지만, 실제 제공된 치킨 양이 '닭 한 마리'가 맞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며 "치킨이 쇠고기나 돼지고기처럼 중량별 1인분 기준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불신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따라서 닭고기 판매에도 쇠고기나 돼지고기처럼 1인분 중량 기준을 적용해 판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대한 불만도 거세다. 연구원이 조사한 103곳 업소의 프라이드 치킨 판매 가격을 보면, 1만4000∼1만6000원을 받는 업소가 절반 이상(50.5%)을 차지했고, 1만6000∼1만8000원을 받고 있는 업소도 26.7%에 달했다. 특히,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경우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다른 제품을 함께 묶어 파는 결합상품은 2만 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

문제는 치킨의 원재료인 생닭의 가격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 업체의 72%가 '9∼10호(850∼1050g)' 크기의 닭을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닭 원재료 가격은 ㎏당 3096원. 1㎏ 안팎인 10호짜리 닭을 사용한다고 해도 원가 대비 판매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소비자단체들에서는 이 같은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의 '폭리'가 모델료가 비싼 유명 연예인들을 광고모델로 채택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치킨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고가의 유명 연예인들을 모델로 채택하는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제품 가격은 원재료 가격뿐 아니라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모두 감안해 책정하는 것"이라며 "물론, 모델 광고료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급등하는 매장 임대료나 인건비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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