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대전, 반전 위한 도박 성공할까?

김태석 2015. 7. 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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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감독 경질은 극약처방이다. 심각한 부진에 빠졌을 때 팀을 이끄는 상징적 소임을 맡고 있는 감독을 경질해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어 분위기 반등을 노리는 것이다. 팀 체질 개선 방책은 아니지만 이는 당장의 성과가 필요한 팀에 있어서는 매우 유효한 방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감독 경질은 독약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근본적으로 팀 체질 개선을 위한 묘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전 시티즌은 이 극약처방으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아직까진 효과가 없다. 지난 5월 29일 최문식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후 한달이 지났다. 대전은 1일 저녁 7시 30분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9라운드 성남 FC 원정에서 1-3으로 대패당하며 11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패배, 아니 큰 점수 차로 대패를 당하더라도 경기력적 면에서 약간이라도 희망적 요소를 찾을 수 있다면 그래도 그 패배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날 성남전에서 대전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3세 이하 선수가 선발과 벤치 명단에 10명이나 자리하고 있어선지 기량·경험·조직력 모두 상대보다 한참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무기력한 패배는 자명할 수밖에 없었다.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대전 사령탑에 부임한 최문식 감독의 표정이 좋을 수 없었던 이유다.

최 감독은 용기를 잃지 않으려 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림픽이 축구인에 있어 얼마나 의미가 큰 무대인데 그걸 마다하고 대전에 왔다. 자신감이 없었으면, 비전이 없으면 올 생각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신태용 한국 올림픽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보좌하다 한번 이기기도 힘든 프로팀에 오게 된 것에는 그만한 확신이 있었다는 얘기다. 아마도 올 시즌 강등 여부를 떠나 클럽으로부터 자신의 색깔을 심을 수 있는 임기를 보장받은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의구심도 든다. 강등 여부에 얽매이지 않고 체질 개선할 기회를 부여받은 건 분명 옳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당면한 경기에 대한 성적과 강등이 대전에 있어 중요한 이슈가 아닌 것 역시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경기에서 꾸역꾸역 승점을 쌓으라는 주문이 아니라, 적어도 조진호 전 감독 체제에서 보였던 무기력한 모습을 벗어던져야 하는데 부임 후 한달 동안 이런 모습을 못 보이고 있다는 점은 외부에서 볼 때 대단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최 감독은 7월부터 개방될 여름 이적 시장을 기다린 듯하다. 대전 선수들을 향해 :K리그 클래식, K리그 챌린지, 내셔널리그 아니면 차라리 대학 무대에서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는 팀으로부터도 선택받은 적이 없는 선수들이라고 평가하며 현재 대전이 이루고 있는 스쿼드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고쳐야할 게 너무 많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다"라고 고충을 토로하며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수혈하는 선수들을 통해 하반기에 다른 경기력과 성적을 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성남전 참패 후 기자회견에서 "임대를 통해 다섯 명을 영입한 상황"이라며 빠르면 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전북 현대전부터 다른 라인업과 경기력을 보일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19경기를 치르면서 아직 두 자릿수 승점도 쌓지 못한 대전의 처지를 감안하면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열악한 대전 여건상 나쁜 흐름을 뒤집을 정도로 놀라운 수준의 전력 보강이 이뤄졌을지는 의문이다. 새로 수혈한 선수들의 기량도 의문이지만, 시즌 중 선수진을 큰 폭으로 판갈이하며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건 언뜻 감독 경질만큼이나 위험성이 큰 결정처럼 비친다. "이기고 싶어 머리가 아프다"라고 한 최 감독은 대전의 체질 개선과 당면한 시즌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도박을 감행하고 있다. 무조건 성공을 거둬야 할 이 도박이 과연 뜻한 바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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