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 사상 최고의 폭염, 볼보이 쓰러지고 선수는 현기증

최정식 2015. 7. 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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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해마다 비 때문에 경기 진행에 애를 먹었던 윔블던이 올해는 불볕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윔블던은 35.7도의 고온을 기록했다. 이제까지 최고는 40년 전인 1976년의 34.6도였다. 이 때문에 볼보이가 쓰러졌고, 일부 선수들은 현기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17번 코트에서 벌어진 존 이즈너(미국)와 매튜 에브덴의 남자단식 2회전에서 한 볼보이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에브덴을 3-0으로 누르고 3회전에 진출한 이즈너는 “볼보이가 회복했다고 들었다. 정말 다행이다. 그에게 충분한 휴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버나드 토믹(호주)은 더위 때문에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았다. 토믹은 더위 때문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했다고 밝혔다. 토믹은 “힘들었다. 이런 일을 겪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오늘은 충분히 자고 싶다”고 말했다. 토믹은 1회전에서 정현을 꺾었던 피에르-위그 에베르(프랑스)를 3-0으로 물리치고 3회전에 올라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맞붙게 됐다. 야르코 니에미넨(핀란드)을 1시간 31분 만에 3-0으로 완파한 조코비치는 “경기를 일찍 마친 덕에 햇볕을 피할 수 있었다”며 “이렇게 더운 날에는 가능한 한 빨리 경기를 끝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회 주최측은 오전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센터 코트의 지붕을 일부 닫아 관중석에 그늘이 지게 하는 조치를 취했다. 관중들은 평소 비가 내릴 것에 대비해 준비하는 우산을 양산으로 사용하는가 하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일제히 부채질을 해 마치 수백 마리 나비가 춤을 추는 듯한 장관을 이뤘다. 수건이나 신문으로 얼굴을 가리는 팬들도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사거나 물병을 채우기 위한 줄도 길게 늘어섰다.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는 관중에게 아이스 커피를 건네기도 했다. 대회 의료 담당자는 더위 때문에 수십명의 팬이 치료를 받았지만 심한 증세를 보인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들은 대부분 더위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 때문에 경기가 순연되거나 수시로 중단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더위가 낫다는 것이다.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는 이보다 더 더운 가운데 경기한 적도 있다며 “내가 주로 훈련하는 플로리다 롱비치 쪽이 훨씬 덥다. 다만 더운 날에는 평소보다 빨리 포인트를 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자의 경우 기온이 30.1도가 넘으면 풀 세트 경기에서 2세트와 마지막 세트의 중간에 10분간의 휴식을 허용하는 ‘히트 룰(heat rule)이 있다. 그러나 남자쪽은 풀 세트까지 갈 경우 5세트나 치러야 하지만 ‘히트 룰’이 없다.

최정식기자 bukr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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