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그리스 사태 악화시 한국경제 아마겟돈 올 수도.."

입력 2015. 7. 2. 09:30 수정 2015. 7. 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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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에 빚을 갚지 못해서 사실상 디폴트에 빠졌는데요. 지금 그리스는 정부가 자본 통제에 들어간 상태고요. 어떻게 보면 잘 풀릴 것도 같은데 또 낙관하기에는 한 번 삐끗하면 세계 경제에 어마어마한 충격이 오는 터라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와 함께 그리스 문제 살펴보겠습니다.

정철진 선생님 나와 계시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먼저 속보부터 보고 가죠. 국민 투표 하는 건가요? 안 하는 건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실은 어제 주식 시장에 7월 5일로 예정된 그리스 국민투표가 안 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그 전에 협상이 됐다 이런 얘기가 살짝 돌았었고요. 그게 코스피 상승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었는데 사실은 이 이야기가 나온 게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중대한 할 얘기가 있다, 발표가 있다, 이런 게 있었거든요, 예정이. 그래서 투표가 약간 위험하니까 그 전에 협상이 됐나 보다 했는데,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치프라스 총리가 어제 TV로 긴급 생중계 하는 데에 나와서 말하기를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 채권단과 협상은 잘 돼가고 있지만 국민투표는 분명히 한다, 이렇게 됐고요. 7월 5일 국민투표는 분명히 시행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운명의 날이네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그리스 사태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역사부터 정리하고 갔으면 좋겠어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정리하면 2009년 봄에 유로존 재정위기라는 사건이 터지죠. 국가 빚이 너무 많아서 원금도 못 갚고 이자도 못 갚는 그런 상태가 돼버린 건데. 피그스(PIGS) 국가라는 얘기가 거기서 나왔고요. 포르투갈,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상황이 너무 악화되니까 2010년에는 곪을 대로 곪아서 터졌고요. 그리스는 이미 사실상 그때 디폴트에 들어간 겁니다. 그래서 국제통화기금 IMF하고, ECB 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 EU가 삼각편대가 채권단으로 나서서 이미 돈을 두 번 정도에 구제금융을 해줬거든요. 그 액수가 2,450억 유로 한 300조원 정도 됩니다. 유로존의 대가로 긴축 프로그램도 제안하고 그리스 한 번 회생해봐라 했는데 이렇게 저렇게 잘 안 됐습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어쨌든 돈을 빌려줬으니까 채권 만기가 도래하는데 못 갚는 거죠. 국고 금고가 텅텅 비어 있으니까. 그래서 6월 30일 사실상 디폴트가 발생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300조원 정도 까먹으면서 5년의 시간이 다 흘렀고요. 그런데 여전히 경제는 다시 살아나지 못한 상태고요. 줄줄이 갚아야 할 채권이 계속 기다리고 있다면서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이미 못 갚습니다. 6월 30일 꺼가 15억 유로 한 1조 9천억 5만 정도 되고요. 다음달 20일에는 ECB 유럽중앙은행에 35억 유로 한 4조 갚아야 하는데 못 갚는 게 누가 봐도 뻔하거든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채권단이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합니다. 5달 동안 구제금 150억 유로 19조원 정도 20조원 정도를 다시 한 번 지원해 줄 테니까 이번에는 우리가 말하는 긴축 프로그램 한 번 따라봐라, 그러면 우리가 돈 빌려주고 앞으로고 지켜보겠다. 그랬는데 치프라스 총리와 그리스 정부는 이게 굴욕적이다, 하면서 5일 날 국민투표에 맡기겠다, 그러면서 지난주에 완전히 사건이 뻥 터지고 주가가 급락하고 그랬던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긴축안을 받아들일 건지, 안 받아들일 건지 이걸 국민에게 묻겠다 하는 거죠?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채권단은 어떤 조건을 제시한 건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대략적으로 말씀드리면 기초재정수지흑자목표치를 제안했는데요. 이게 나라 살림에서 국채이자 빼고 흑자가 얼마나 나야 되느냐. 올해는 GDP의 1%, 내년에는 2%, 2017년에는 3% 그 다음에 쭉쭉쭉 제안했는데 이렇게 국가 재정이 흑자가 나려면 흑자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역시 몇 가지 없습니다. 긴축하는 수밖에 없고 민영화하는 수밖에 없는데요. 연금 지급액을 줄여라. 그 다음에 부가가치세 기본세를 그리스 23%인데 여기에 예외 대상을 최소화 시키고 이런저런 민영화 하고 제발 좀 흑자를 내라, 이렇게 요구하는 거고요. 치프라스 총리는 이거 못 받아들이겠다, 우리가 제안을 새로 할 텐데 우리는 연금 지급액은 안 줄이고 대신 납부액을 늘리겠다. 그리고 법인세를 인상하고 부자 증세하겠다. 사치세를 증세하겠다. 이런 식으로 다시 협상을 제기하고 이렇게 티격태격 맞서고 아직 협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거 국민투표에 부치는 걸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가장 제 생각은 치프라스 총리가 일종의 정치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시리자와 치프라스 총리라는 집권 정당이 실은 긴축안을 거부하면서 우리 그리스는 우리 그리스 방식대로 살아나겠다, 라는 걸 주장하면서 정권을 잡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이런 위기가 왔을 때 긴축안을 다시 받아들일 수 없는 거 아닙니까. 일종의 그 공을 국민들에게 떠넘기게 된 거죠. 국민들이 긴축안 받아들이면 그래 어쩔 수 없다, 긴축 프로그램 따르고, 대신 돈을 받고. 국민들이 거부한다면 그래 우리끼리 살아보자, 마이 웨이 가보자. 치프라스 총리가 여러 가지 정치적인 승부, 정치적인 판단, 테크닉이 가미된 게 이번 국민투표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정말 큰 걱정은 그리스 디폴트가 아니다. 진짜 무서운 건 그렉시트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어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정확한 지적입니다. 우리 작년에 아르헨티나 디폴트 났지만 눈 하나 깜짝 했습니까? 세계 금융 시장 잠깐? 잠깐도 아니었죠. 그리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가 국가 자체에 대한 의미 존재감은 별로 없는데요. 그리스가 디폴트가 된다는 것은 그 다음에 어떤 게 의미가 되느냐 하면 디폴트가 되고 유로화를 지원해줘야 하는데 우리는 그런 지원 필요 없어. 그러면 국가 자체에 유로화 라는 돈이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핵심은 유로화라는 세계 1의 결제 통화의 신뢰도가 뚝 떨어지게 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금융시장이 패닉이 되는데 그리스만 탈퇴하는 게 아니라 지금 탈퇴를 벼르고 있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스페인도 그렇고, 이탈리아도 그렇고 유로화를 쓰면서 경제가 살아나는 것보다는 자국 통화를 쓰면서 자기 몸에 맞는 돈을 쓰면서 헤쳐나가고 싶어하는 나라가 많거든요. 그러면 이 국가들이 쏙쏙 다 나간다고 하면 유로화라는 통화 자체가 흔들흔들 할 텐데 그렇게 될 때 우리가 만나게 될 파급효과 충격은 글쎄요 시뮬레이션 자체가 안 된다고 봐야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정부는 현재까지는 그리스의 영향이 제한적이다 이렇게 계속 말하고 있는 거죠?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그렇습니다. 제한적이 맞는 게요. 우리하고 그리스의 교역 비중이 1%도 채 안 됩니다. 수출은 0.2% 정도 되고요. 14억 달러, 15억 달러 정도밖에 안 되니까요. 전체 교역 규모의. 또 우리 교역의 0.2% 정도 차지하고 있고. 그나마 문제되는 게 그리스 사태 때문에 유로존에서 국내에 있는 유로화 자금 빼나가는 건데 실은 5년 간에 거쳐서 빼내갈 만큼 빼내갔고 지금은 유로화 양적완화 상태 아닙니까. 그러니까 유로화라는 통화는 고갈되거나 경색된 게 아닙니다. 그래서 최근의 흐름 보시면 아시겠지만 외국계 투자자금, 특히 유로화 자금이 빼내서 돌아가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정부 입장에서는 실물 부분에서도 그렇고 금융 부분에서도 그렇고 충격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이게 극으로 가게 될 경우에는 어마어마한 아마겟돈이 오는 거고요.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도 할 수 있는 게 7월 5일 날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만 잘 돼서 국민이 OK해서 긴축안을 받아들이면 구제금융 들어가고 그러면 또 흘러갈 거거든요. 이번 주말까지는 지켜볼 수밖에 없겠다. 대비할 게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지금 우리 주식 시장 같은 경우는 한 번 출렁하더니 안정적이 된 건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확답하기는 어려운데요. 어제 같은 경우는 외국인의 손절 매매가 들어왔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 소식을 외국계 투자자도 들었을 겁니다. 제가 말씀드린 거 있죠. 국민투표 안 한다, 그 전에 사전 협상이 됐다, 라는 소문이 좀 있었거든요. 그 여파로 어제는 코스피가 1% 넘게 급등했는데 글쎄요 오늘 주식 시장 한 번 봐야 할 것 같고 이렇게 되면 이번 주말 내내는 위 아래 출렁대는 걸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보여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지금 그리스가 한때는 잘 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국민 소득 5만 달러도 갔던 나라이기도 하고요. 왜 그리스가 이렇게 망했냐. 이거 뭐 3박4일 토론 주제이기도 한데. 핵심은 탈세였던 것 같습니다. 부자들이 많고 소득이 흥청망청 됐는데요. 탈세가 굉장히 전 국민적으로 이뤄졌고 탈세가 일어나려면 탈세를 눈 감아줘야 하지 않습니까 당국에서. 그러면 자연스럽게 뇌물을 바쳐야 하고 부정부패가 공무원 사회에 만연하게 되는 겁니다. 탈세와 부정부패가 있었고 그러니까 일반 국민들 중산층 입장에서는 윗선에서 그렇게 하니까 과도한 복지를 요구하게 되고 위에서는 자기들이 흠결이 많으니까 그런 요구들을 무조건 수용하고 좋은 게 좋은 거다, 이렇게 맞물리면서 그리스라는 국가 하나가 침몰하게 된 건데요. 이걸 마치 혹자는 복지병 때문에 망했다, 이것도 코끼리 만지기 일부분에 있는 거고요. 핵심적인 건 정치인들, 정책적인 부정부패가 가장 큰 그리스 국가 부도의 핵심 사항이 아닐까 보여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부패가 무서운 겁니다.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투표를 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리스 국민 현재까지는 그래도 긴축안을 받아들이고 어쨌든 짧게나마 다시 한 번 구제금융을 받고 싶다, 5개월짜리를 받고 싶다는 게 우세한데 실은 대중 심리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투표용지를 받고 그날 표결하면서 어떤 마음을 먹을지 모르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오히려 국민투표 없이 사전협상을 가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하는데 일단은 오늘 내일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그나마 다행인 건 많이 보험을 깔아놔야 한다고 할까요? 메르켈 총리 유로존도 마찬가지고. 심지어 치프라스 총리도 마찬가지고 국민투표에서 국민이 부결을 하더라도 그러니까 긴축안을 거부하고 우리끼리 살래 하더라도 그것은 그렉시트가 아니야, 우리는 유로존에 남을래, 이걸 모든 사람에게 암묵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두려운 거죠. 그래서 가장 베스트는 사전협상을 금요일까지 국민투표 없이 끝내는 건데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서인가요? 치프라스 총리가 계속 국민들에게 반대를 던져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거죠?

▶ 정철진 경제평론가:

(웃음) 벼랑 끝 전술 펼치네요.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철진 경제평론가: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철진 경제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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