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힐링캠프'는 왜 이경규 아닌 김제동 택했나

박세연 2015. 7. 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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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연출 곽승영)가 방송 4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다. 사실상 프로그램 이름만 유지할 뿐, 모든 것이 바뀐다.

1일 SBS 측은 ‘힐링캠프’가 4주년을 맞아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변화를 준비 중이라며 “심야토크쇼의 형식은 이어가면서 MC 교체 뿐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인 변화의 핵심은 MC 이경규, 성유리의 하차다. 특히 터줏대감으로 활약한 이경규가 4년간 이끌어 온 ‘힐링캠프’를 떠난다는 소식은 꽤나 충격적이다. 이경규 측은 하차 배경에 대해 “포맷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하차”라고 전했다. ‘자의’와 ‘타의’가 오묘하게 절충된 하차라는 의미다.

이경규의 하차 대비, 눈길을 끄는 점은 김제동의 잔류다. 3인 MC가 보여준,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에서 발산되는 시너지가 ‘힐링캠프’의 트레이드마크였다면 이번 두 MC의 하차로 기존 ‘힐링캠프’는 공중분해 되는 셈이다.

아직 김제동 1인 MC 체제로 갈 지에 대해선 확정되지 않았지만, 김제동이 새 단장할 ‘힐링캠프’의 대안으로 떠오른 모양새인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대대적인 변신을 꾀한다는 취지인 만큼, 김제동의 잔류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지난 4년, 3명의 MC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통해 프로그램의 성격을 대변해왔지만 사실상 이경규는 지난 ‘힐링캠프’의 상징과도 같았다. 김제동과 성유리의 역할이 분명 존재했지만 ‘방송가 대부’이자 ‘원조 독설가’인 이경규의 아우라가 꽤 강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엔 ‘힐링캠프’가 조심스러우면서도 예리하게 칼을 꺼내들었다 할 만 하다. 기왕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로 한 만큼 ‘힐링캠프’의 또 다른 상징인 김제동을 통해 프로그램 쇄신을 꾀하자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힐링캠프’ 외에 이렇다 할 고정 방송 프로그램이 없었던 김제동으로서는 사실상의 ‘원톱’이 막중하게 느껴질 법 하지만 한편으로 이번 변화는 그 스스로도, 프로그램으로서도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토크 분야에서만큼은 1인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원맨쇼 형식의 토크에 강한 그다. 현재 방송 중인 JTBC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가 소통하는 콘셉트로 침체기에 빠진 지상파 토크쇼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힐링캠프’의 시도 역시 뒤늦은 감이 있지만 교과서적인 김제동 활용법이기도 하다.

이는 방송가 기류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한창 인기를 끌었던 다인(多人) MC 체제 토크쇼로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건 지상파에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유일하다. 이른바 ‘라스’만의 B급 정서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인데, 그마저도 시청률은 신통치 않다. 날고 기는 MC들도 웬만하지 않고선 기력을 펴기 힘든 게 토크쇼다.

게스트 초청 형식의 기존 문답형 토크쇼가 쇠락하는 가운데 ‘소통’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토크쇼의 대안은 분명 김제동이다. 대본이 굳이 없어도 마이크 하나로 소통을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니 말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콘서트로 수년간 10만 명 넘는 청중과 호흡할 수 있었던 건 괜한 결과가 아니다.

다만 김제동식 토크가 호불호가 강하다는 점은 취약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제동 중심의 ‘힐링캠프’는 ‘모 아니면 도’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시도다. 벌써부터 김제동의 ‘힐링 토크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힐링캠프’는 이제 갓 이경규, 성유리가 참여하는 마지막 녹화를 진행했을 뿐 개편을 위한 회의는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힐링캠프’와 김제동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질 지에 대한 섣부른 기대도, 우려도 어쩌면 불필요한 논의다. 판단은 오직 시청자의 몫이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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