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의 실책극장, 하늘은 누구의 편이었나

배우근 입력 2015. 7. 2. 08:51 수정 2015. 7. 1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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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포토]삼성과 넥센, 치열한 연장승부의 흔적들
1일 목동구장에서 삼성라이온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넥센은 금민철을 삼성을 클로이드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동점과 역전을 반복하며 연장전 끝에 삼성이 13-10으로 승리한 넥센과 삼성의 경기. 블론세이브를 하며 승리투수가 된 임창용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2015.07.01. 목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만나면 늘 뜨거웠던 삼성과 넥센이 1일 목동구장에서 시즌 7차전 경기를 가졌는데, 올시즌 양팀의 전적은 3승 3패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었다. 전날 1차전에서 1회 우천 취소로 선발 피어밴드를 소모한 넥센은 1패를 안고 있다는 각오로 임했다. 반면 1차전 선발 김기태에 이어 2,3차전에서 외국인 원투펀치 클로이드와 피가로를 연속으로 내세우는 삼성은 상대적으로 느긋했다. 그러나 이날 양 팀의 경기는 홈런공방전과 함께 투수들의 난조로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접전이 펼쳐졌다. 그리고 의외의 복병이 있었으니, 목동 하늘에서 소용돌이 치던 바람이 결정적 순간에 실책을 불렀다.

◇넥센의 승부수, 필승조 조기투입
넥센선발 금민철은 삼성 타선을 상대로 씩씩하게 던졌다. 1회 2사에서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승엽을 1루수 땅볼 아웃으로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1-0으로 앞선 4회 이승엽에게 동점 솔로 롬런을 맞을 때까지 별다른 위기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그는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박한이를 내야땅볼로 아웃잡은 뒤 2번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날 경기 첫 볼넷이었다. 그러자 넥센벤치는 그를 내리고 김영민을 투입했다. 필승조를 조기 가동하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러나 김영민은 최형우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1-3 역전을 허용했다. 넥센 벤치는 김영민이 1-3으로 뒤진 6회 무사 1루에서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주자, 이번에도 투수교체를 감행하며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믿었던 조상우는 1사 만루에서 최형우를 삼진 잡기는 했지만, 0.2이닝 동안 3안타 2볼넷으로 2실점했다. 이날 넥센의 투수교체의 기준은 볼넷이었다. 조상우가 최형우에 이어 나바로에게 볼넷을 내주자 곧바로 김동준으로 교체해 이닝을 매조지게 했다. 넥센은 6회 수비에서 3명의 투수가 4실점 하며 3-7로 끌려가게 됐다. 그러나 6회말 공격에서 다시 전세는 소용돌이 쳤다.

◇소요시간 1시간의 6회, 아무도 웃지 못했다
삼성 선발 클로이드는 5회까지 3실점으로 무난하게 넥센 타선을 막았다. 3-1로 앞선 5회 고종욱에게 동점 2점포를 맞았지만, 삼성 타선은 6회 공격에서 대거 4득점 하며 그의 어깨를 더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6회는 길었다. 클로이드는 6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삼성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클로이드가 홈런 이후 유격수 실책과 중전안타를 내주며 무사 1,2루 상황에 몰리자 신용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넥센과 달리 선발투수를 최대한 끌고 가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클로이드가 내려간 뒤 삼성은 신용운~박근홍에 이어 안지만까지 출동시켜야 했다. 신용운은 김하성을 볼넷으로 내주고 곧바로 박근홍에게 만루 마운드를 넘겼다. 삼성은 박근홍의 볼넷과 유격수 실책, 그리고 와일드피치로 추가 3실점을 했다. 결국 안지만이 7-7 동점이 된 6회 2사 1,3루에 등판해 박병호를 투수앞 땅볼로 아웃잡으며 길었던 6회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안지만은 7,8회도 책임지며 총 2.1이닝 44구를 던져, 올시즌 최다 투구를 기록했다.

◇실책 퍼레이드, 하늘은 누구의 편인가
양 팀의 경기에 실책이 난무했다. 박병호가 4회 이지영의 강습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는 멋진 호수비로 이날 목동구장을 찾은 여러 해외 스카우트에게 눈도장을 받기도 했지만, 양 팀 합쳐 6개의 실책을 범했다. 수비가 견고하다는 삼성이 3개, 넥센도 3개를 나란히 기록했다.

공만 뜨면 수비수들이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었는데, 삼성 중견수 구자욱과 유격수 김상수는 3회와 6회 뜬 공을 놓치는 모습을 연출하며 바람의 세기를 가늠하게 했다. 특히 삼성이 8-7로 재역전한 8회 2사 1루에서 박석민의 우익수 뜬공이 나왔는데, 이때 나온 넥센의 실책이 뼈아팠다. 높에 뜬 타구가 고종욱의 글러브를 외면했고 삼성은 1점을 더 추가했다. 넥센은 윤석민의 동점 투런포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지만, 10회 3실점 하며 4시간 넘게 진행된 길었던 승부를 아쉬움 속에 마쳤다. 거센 바람도 잠잠해졌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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