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잡은 이호현, 그가 부르는 '희망 찬가'

손동환 2015. 7. 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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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삼성에 온 것은 행운이었다"

2014~2015 시즌. 유니폼을 갈아입은 한 남자가 있었다. 달라진 유니폼의 색깔만큼, 그 남자의 인생도 확연히 달라졌다. 이호현(182cm, 가드)의 이야기다.

이호현은 2014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고양 오리온스에 입단했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며, 2012년에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35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해 많은 팬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오리온스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리온스 소속으로 12경기에 출전해 평균 5분 58초만 소화했다. 하지만 기회를 얻었다. 찰스 가르시아(203cm, 포워드)와 함께 서울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이호현은 삼성에서 평균 26분 22초(20경기 출전)을 소화했다. 오리온스에서보다 약 5배 가까운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다.

최근 연습 경기에서도 특유의 재치를 보여줬다. (6월 30일 vs 상무, 이호현 하이라이트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gzBF5wFH3U8&feature=youtu.be)한층 여유로운 플레이로 두 번째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누구보다 빨리 개막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 근육량 향상, 그리고 비시즌 훈련

이호현의 체격 조건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흔적이 결과로 나온 듯했다. 이호현은 "근육량이 늘어난 것 같다. 체지방도 준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근육량이 늘었는지 모르겠으나, 몸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몸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웃음)"며 자신의 몸 상태를 전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직후 팀에 합류한 이호현은 처음으로 비시즌 훈련을 치렀다. 이호현은 "마음이 정말 설레었다.('설렌다'는 말이 나오기까지 약 1분의 시간이 걸린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너무 힘들더라.(웃음) 특히, 트랙 훈련이 힘들었다. 체력이 원래 약한 편이라 체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치중했지만, 더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며 비시즌 훈련 소감을 전했다.

이호현은 이번 여름 내내 익숙하지 않은 훈련을 접했다. 하지만 다른 선배들처럼 앞당겨진 개막 일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오히려, "비시즌 준비가 처음이기 때문에, 앞당겨진 개막 일정의 여파는 없는 것 같다. 빨리 개막해서 좋은 것 같다. 다른 선배들도 빨리 준비하는 게 더 낫다고 했다"며 개막전을 기다렸다.

# "삼성 입단? 나에게 찾아온 행운이었다"

이호현은 지난 1월 13일부터 삼성의 일원으로 코트에 나섰다.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 20분을 나섰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분 이상을 코트에 있었다. 팀이 75-100으로 완패했으나, 이호현에게는 의미가 큰 경기였다.

이호현은 지난 2월 25일 친정 팀인 오리온스를 상대로 34분 57초를 나섰다. 20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팀은 비록 69-102로 대패했으나, 많은 팬이 이 경기에서 이호현의 존재감과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호현은 "오리온스에서 시합을 많이 뛰지 못했다. 내가 부족한 걸 알고 있었으나, 막상 많이 못 뛰니 우울했다"며 오리온스에서의 심정을 이야기했고,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잘 하자는 생각만 했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셨고, 나 스스로도 삼성에 온 걸 행운이라고 생각했다"며 삼성으로의 이적을 '농구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덧붙였다.

신인이었던 이호현은 많이 깨달았다. 이호현은 "이적 후 첫 9경기를 내리 졌고, 나 때문에 지는 건가 생각했다. 경기를 이기면서 매 경기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승패의 차이가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깨달았다"며 프로 데뷔 시즌을 돌아봤다.

# 2년차 가드, 레전드 가드를 말하다

삼성은 2014~2015 시즌 종료 후 선수단에 큰 변화를 줬다. 주축 선수였던 이정석(182cm, 가드)과 이동준(200cm, 포워드)이 서울 SK로 이적했고, 'FA 최대어'로 꼽힌 문태영(195cm, 포워드)을 8억 3천만 원에 영입했다. 그리고 이정석과 이동준의 트레이드로 KBL의 최고령 가드인 주희정(181cm, 가드)을 얻었다.

주희정은 KBL 통산 역대 어시스트 1위(5,126개)와 역대 스틸 1위(1,440개)를 기록하고 있다. 통산 3점슛 1,086개로 현역 선수 중 1위를 달리고 있고, KBL 역대 가드 선수 중 유일하게 3,000리바운드 이상(3,254개)을 기록하고 있다. 통산 900경기 출전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도 세웠다. '진행형 레전드'인 주희정의 가세는 어린 가드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호현은 "(주)희정이형은 팀 훈련이나 개인 훈련 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상황에 따른 가드의 역할과 가드의 임무(동료 및 상대 수비 상황 확인, 시간 체크 등)를 알려줬다. 단순히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동작(드리블, 슈팅, 페이크 등)을 직접 보여준다"며 주희정에게 배우고 있는 점을 말했다.

이호현은 "(주)희정이형은 상황을 많이 생각하라고 한다. 자신의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신다. 희정이형의 모든 플레이와 조언에 감탄하고 있다(웃음)"며 레전드를 향한 감탄을 잊지 않았다. 이어, "어린 선수들보다 더 많이 운동한다. 식단 관리도 철저하다. 패스트푸드나 음료수를 입에 안 대는 것 같다"며 대선배의 자기 관리 노하우도 덧붙였다. 신인 가드에게는 레전드 가드의 모든 것이 신기한 듯했다.

# 기회 잡은 이호현, 이제는 희망을 말하다

이호현의 위치는 사실상 신인이다. 동료와 함께 처음 비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힘든 훈련을 치르며 목표 의식을 확실히 가졌다. 이호현은 "우선 6강에 진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가드로써 팀의 6강 진출에 기여하고 싶다"며 '봄 농구'를 간절히 원했다.

자신의 구체적인 역할도 잊지 않았다. "가드로써 다른 선수들의 기회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잘 도와야 한다. 팀의 템포를 조절하는 것도 내 역할이다. 동료 선수가 흥분을 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가라앉혀야 한다"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작년보다 희망적인 요소가 많아졌다. 지난 시즌에는 (김)준일이에게 공격이 쏠렸다면, (문)태영이형-(임)동섭이형 등 공격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 나는 볼을 운반하고 템포를 조절하며 동료의 공격 기회를 잘 보면 될 것 같다. 우리 팀 선수단 모두 지난 시즌보다 힘을 내고 있다"며 '희망'을 말했다.

농구 인생의 전환점을 잘 포착한 이호현. 이제는 '삼성의 봄 농구'와 '자신의 성장'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두 가지 과제를 얻은 2년차 포인트가드는 '부담'보다 '희망'이라는 가사를 되뇌이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영상 URL 제공 = 서울 삼성 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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