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형 레전드' 주희정, "앞만 보고 달려야 할 시기"

손동환 2015. 7. 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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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2014~2015 시즌 종료 후 약 3개월 만에 주희정(181cm, 가드)을 봤다. 그리고 주희정을 보고 놀랐다. 안 그래도 날렵한 주희정의 몸매가 더욱 날렵해졌기 때문. 주희정은 "프로 와서 처음으로 74kg의 몸을 가지게 됐다. 약 1달 만에 8~9kg 정도를 감량했다. 나이가 무색한 것 같다(웃음)"며 몸 상태를 웃으며 전했다.

주희정은 "전성기 때가 아닌 3년 전의 움직임이라도 보여주기 위해 체중 감량을 했다. 아직은 스피드나 파워가 나오지 않아, 정답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시즌이 앞당겨졌고 곧 프로-아마 최강전이 열리기 때문에, 체중을 급격히 감량했다"고 급격한 체중 감량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최고참으로써의 여유는 여전했다. 코트 내에서 끊임없이 후배의 플레이를 독려하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서울 삼성으로 돌아온 주희정. 주희정은 어떻게 2015~2016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까?

# "최고참으로써의 부담? 오히려 행복하다"

삼성은 2000~2001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주희정은 2000~2001 시즌 삼성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그냥 경험만 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로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05년에 삼성을 떠난 주희정은 딱 10년 만인 2015년에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신진급 가드로 우승을 경험했던 주희정은 어느덧 최고참이 됐다. 주희정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야 하고, 나 또한 코트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내가 선배님으로부터 배웠던 가드의 역할을 후배에게 이야기해주고, 내가 체득한 것도 후배 가드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코치님의 역할까지 침범하는 것은 아니다"며 자신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주희정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서울 SK에서 김선형(187cm, 가드)의 경기 운영 부담을 덜었다. 김선형도 "(주)희정이형이 있을 때 볼 흐름이 달라진다"며 주희정의 존재감을 높이 평가했다. 삼성에서도 이호현(181cm, 가드)-박재현(183cm, 가드) 등 어린 가드의 조력자가 돼야 한다. 그러나

주희정은 SK에 있을 때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더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SK에 있을 때보다 몸이 힘들다는 생각도 했다. 조언만 하는 게 아니라, 코트에서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분이 좋다. 잠재력이 풍부한 후배들과 함께 경쟁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맏형다운 여유를 드러냈다.

# 달라진 유니폼, 달라진 게임 플랜

주희정이 최근 몇 시즌 동안 몸 담았던 SK는 장신 포워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1가드-4포워드'와 '3-2 드롭존'으로 2012~2013 시즌부터 상위권에 포진했다. 그러나 주희정의 현재 소속 팀인 삼성은 SK가 상승하는 동안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14~2015 시즌에는 11승 43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삼성은 변화를 꾀해야 한다. 주희정 역시 삼성의 변화에 발을 맞춰야 한다. 주희정은 "감독님께서 볼 없는 움직임(기브 앤 고)을 강조하신다. 그래서 움직임을 이용한 패턴을 많이 연습하고 있다. 유동적인 농구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표현하고 싶다"며 팀과 자신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삼성은 현재 득점력이 좋은 포워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2014~2015 시즌의 포워드 라인에 비하면 희망적인 부분이다. 'FA 최대어' 문태영(195cm, 포워드)과 '삼성의 미래' 김준일(200cm, 포워드), 돌아온 임동섭(198cm, 포워드)과 '이적생' 장민국(199cm, 포워드) 등이 바로 그렇다. 많은 팬이 주희정과 포워드 라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주희정 또한 "볼 훈련을 한 지 3주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어수선하다. (김)준일이나 (임)동섭이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훈련이나 연습 경기에서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 (문)태영이 역시 손을 맞춰보지 않았다. 그러나 구성원이 갖춰지고 시간이 지나면, 점점 좋아질 것이다"며 삼성의 희망적인 부분을 언급했다.

# KBL의 레전드 가드, 팀 내 신진급 가드를 말하다

주희정은 KBL 통산 역대 어시스트 1위(5,126개)와 역대 스틸 1위(1,440개)를 기록하고 있다. 통산 3점슛 1,086개로 현역 선수 중 1위를 달리고 있고, KBL 역대 가드 선수 중 유일하게 3,000리바운드 이상(3,254개)을 기록하고 있다. 통산 900경기 출전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도 세웠다. 이쯤 되면, 주희정을 '진행형 레전드'라고 칭할 수 있다.

삼성은 주축 가드였던 이정석(182cm, 가드)을 SK로 보냈다. 이시준(181cm, 가드)이 있다고 하지만, 이호현과 박재현 등 신진급 가드의 성장이 필요하다. 주희정 또한 이호현과 박재현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주희정은 먼저 "(박)재현이는 기동력이 좋다. 나와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 드리블이나 패스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다만 볼 없을 때의 움직임이 적고, 슈팅 능력을 키워야 한다. KGC인삼공사의 (이)정현이나 상무에 있는 (변)기훈이의 움직임을 많이 보라고 했다"며 박재현의 가능성과 과제를 이야기했다.

이어, "(이)호현이는 1번과 2번을 번갈아 한다. 하지만 포인트가드를 볼 때 너무 얌전하다. 포인트가드는 시끄러워야 한다. 코트에서 목소리가 커야 한다. 상대 수비 형태의 장점과 단점, 미스매치가 날 수 있는 상황 등 다양한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다"며 이호현의 과제를 언급했다.

두 선수를 향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주희정은 "두 선수 모두 좋아지고 있고,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재현이나 호현이 모두 팀이 중요할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고 말했다. 그 속에 잠깐의 아빠 미소도 느낄 수 있었다.

# "삼성, 이제는 물러날 수 없다"

주희정의 나이는 올해로 만 38세. 이규섭(38) 코치보다 한 학번 선배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코트를 달리고 있다. 어린 선수들만큼의 열정과 체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후배 선수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주희정이 아직도 열정을 보이는 이유. 삼성의 힘들었던 상황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희정은 "우리 팀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앞만 보고 달려야 하고, 충분히 앞만 보고 달릴 수 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더 이상 물러서면 망신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주희정은 "팀원 모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상황에 동의했다. 시즌을 준비하고 시즌을 치르는 몇 개월 동안 더 많이 고생해야 한다고 했다. 가족과 여자친구 모두에게 미안한 사람이 될지라도,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그리고 모두가 고생한 만큼 성과를 내서, 시즌 종료 후 휴가 때 정말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며 후배의 비장함도 같이 전했다.

주희정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 전개로 전성기를 보냈다. 주희정의 현재 스피드는 전성기보다 한참 떨어진다. 그러나 새로운 팀원과 함께 삼성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주희정 또한 팀의 부활과 함께 다시 한 번 달리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 삼성 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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