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 야구본색] 장종훈 "한화 떠나서 보니 김경언이 무섭더라"

2015. 7. 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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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장종훈(47)은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고졸 연습생 신화'를 썼다. 당시만 하더라도 육성(신고) 선수가 정식 선수로 등록되는 경우가 거의 드물었다. 1990년대 3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는 등 각종 타격 부문에서 기록을 남긴 장종훈은 은퇴 후 한화 유니폼을 계속 입으며 코치의 길을 걸었다.

2015년, 장 코치는 29년간 정든 한화 유니폼을 벗었다. 그리고 롯데 타격코치로 옮겼다. 롯데는 팀 장타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면서 장 코치의 지도 효과를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해영(45) 베이스볼긱 위원이 장종훈 코치를 만나 인터뷰했다.

마해영 베이스볼긱 위원(이하 마)="장종훈 코치님을 만나보겠습니다. 오랜만에 뵙는데 흰 머리가 많이 보이네요."

장종훈 코치(이하 장)="응, 코치 하면서 많이 생겼지. 반말해도 되는거지?"

마="네. 그럼요. 팀을 옮기는 결정을 하고 분위기가 어땠는지."

장="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 한 달은 한화와 같이 했지. 그런데 내가 29년간 입은 유니폼이 어색한거야. 같이 했던 코치들이 떠나고 나만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어 미안한 것도 있었고. 김성근 감독님의 훈련량이 많다는 건 각오하고 있었고 또 할 수 있었어. 선수를 지도하는거니까. 다만 훈련 후 숙소로 돌아오면 '내가 계속 여기 있어야하나'라는 생각이 거의 한 달 동안 계속 들더라고."

마="기존 코치진이 반 정도 남았으면."

장="(그랬다면) 김성근 감독님 야구도 한 번 겪어봤겠지. (코치들이 떠난 게) 상당히 컸지. 내내 괴로웠었지."

마="새 유니폼 입었는데 처음부터 롯데로 간다는 생각을 하신 건가요."

장="이종운 롯데 감독한테 연락이 왔고. 첫째가 고 3이야. 아내는 집에서 아이를 좀 봐줬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 나도 미안하지.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고, 아내도 고맙게 오케이를 해줬고. 팀을 옮기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

마="롯데에서 연락 왔을 때 느낌은 어땠어요?"

장="일단 '한 번 가보자'는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 주변에서도 새로운 곳에 가서 해보는 것을 권유했고. 처음에는 그런 것도 있더라고. 두려움. 거의 30년을 한화에서 있다 보니 다른 팀으로 옮겨서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지난해 11~12월이 너무 힘들었어. 아내를 설득하고 이종운 감독한테 가겠다고 했는데도 계속 불안하더라고. 그 순간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또 걱정이야. 야구는 다 같다고 하지만 팀마다 특색이 다르잖아. 굉장히 두려운 마음이 컸었지."

마="지금은 어때요?"

장="좋아. 잘 왔다는 생각도 들고."

마="밖에서 처음으로 한화를 보시잖아요."

장="굉장히 끈끈해졌어. 쉽지가 않아. 나랑 있을 때와 팀 분위기가 다른 점도 있겠지만. 김경언은 같이 있을 때도 좋은 타자였지만 그렇게 무서운 타자였는지 몰랐어. 확실히 그런거 같아.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다른 팀에서 보니까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는 거야. 김태균은 말할 것도 없고."

마="한 시즌 홈런 40개 이상도 쳤고, 반면 부진한 시기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이렇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 많죠?"

장="많지. 난 생각이 너무 많은 게 탈이었어. 생각이 너무 깊었어. 빙그레 시절 김영덕 감독도 '넌 생각이 너무 많다. 단순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었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 사람 성향이라. 그 부분만 쉽게 했으면 선수 생활이 더 좋았을거야."

마="지금 생각해보면 선수 생활 다시 하라면 잘할 수 있는가?"

장="당연하지. 요즘 인프라가 엄청나다. 나 같으면 밤새도록 할 것이다. 선수들이 스스로 시간을 투자했으면 한다. 시키는 것은 소용없다. 혼자 연습할 때 하는 것이 실력이 많이 늘어난다.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스스로 느껴야 한다. 연습하다 막혀서 코치에게 와서 물어보면 그 선수에게 항상 눈길이 간다. 물론 성격 중에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지만 자기 재주만 믿고 열심히 안 하는 선수에게는 눈길이 가지 않아. 그것도 선수가 하기 나름이다."

마="타격 코치 몇 년째인지요."

장="올해 10년차지."

마="초창기와 지금은 다르지 않나요."

장="선수를 지도하다 보면 코치들도 선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 있잖아. 처음에는 의욕만 앞선 상태였어. 나는 내 방식을 주입하기보다는 선수들 생각을 중요시 여겨. 어떻게 보면 선수가 보는 게 정확할 수도 있으니까. 예전에는 "따라와" 하면 따라왔는데 지금은 자기가 싫으면 안 한다. 우리 때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없었잖아.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선수를 체크하다 보니 쉽지가 않다. 이제는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걸 느꼈다. 옛날 방식으로는 안 된다."

마="지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장="나는 일단 기본기를 봐. 잘하는 선수들의 준비 자세는 똑같다."

마="코치님도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라고 말씀하시는 스타일인가요."

장="그렇다."

마="다른 타격 코치는 뒤에 잡아놓고 치라 하지 않나요"

장="일단 중심은 뒤에 둬야 한다. 하지만 히팅포인트는 앞이다."

마="코치님 오신 뒤 롯데의 홈런이 늘어났어요. 선수들은 장 코치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변화를 주신 겁니까?"

장="강민호나 손아섭은 자기 것이 있잖아. 크게 변화준 건 없고, '이 부분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한 정도."

마="올해 롯데는 어떤가요."

장="긍정적으로 본다. 얘기하기 좀 그렇지만 투타 밸런스가 안 맞다 보니 (팀 성적이) 조금 부진한 것 같아. 올 시즌엔 엇박자가 있었다."

마="시즌이 끝나면 동계 훈련이나 마무리 캠프라든지, 그때 선수들에게 지도할 부분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장="일단 마무리 캠프는 생각하고 있다. 1.5군을 데리고 가는데 일단 훈련 시간을 길게 잡으려 한다. 차별을 뒀으면 한다. 일부 선수들은 무리라고 생각될 만큼 훈련량을 많이 끌고 가고, 다른 선수들은 휴식도 좀 주고. 이건 내 생각이고 감독님과 상의를 해봐야 한다. 그런 큰 틀을 갖고 있다."

마="그럼 기술적인 큰 변화는 없나요?"

장="그런 것은 없다. 기본적인 얘기는 해줘야 하고 그 외에 부분은 서로 대화를 통해 의견을 주고 받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신뢰도 쌓이고. 그게 중요하다. 선수하고 금이 가면 쉽지 않더라고."

정리=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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