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량 포기하면서까지 대화 안해"..미국, 여전히 북한 외면

입력 2015. 7. 2. 00:23 수정 2015. 7. 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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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다르다"..북한 '핵실험-한미합동훈련' 연계 겨냥한듯

"이란은 다르다"…북한 '핵실험-한미합동훈련' 연계 겨냥한듯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우리의 역량(our own capabilities)을 포기하면서까지 북한과 대화할 생각은 없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스펜 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 원칙, 이른바 '오바마 독트린'을 설명하면서 꺼낸 말이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적국'으로 분류한 이란, 쿠바, 북한 가운데 왜 북한과만 대화하지 않으려는지를 보여주는 열쇠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애틀랜틱'지의 외교전문 칼럼니스트인 제프리 골드버그와 대담을 나눈 로즈 부보좌관은 우선 이란과 북한, 이라크 등 소위 '악의 축' 국가들을 상대로 일률적 잣대를 들이대려고 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독트린을 비판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부시 행정부는 마치 '어떤 조건에 맞으면 전쟁에 들어가겠다'는 식으로 수학공식 풀듯이 군사력을 사용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세계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외교공식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시 독트린은 적국들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얻지 못하도록 하려고 했지만, 이는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로즈 부보좌관은 '부시 행정부가 보편적인 공식을 적용해 무엇을 하려고 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이란에 (WMD를 갖지 못하도록) 경고하려고 했지만, 결국 북한은 핵무기를 획득했다"며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했듯이 우리가 역량이나 행동의 자유를 포기하면서까지 (북한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그러나 "이란의 경우에는 우리가 본연의 역량을 포기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를 실험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란이 역내의 건설적 행위자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이란의 행동에 대적할 수 있는 우리의 역량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로즈 부보좌관이 언급한 '본연의 역량'은 미국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안보적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는 대가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게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한·미동맹 차원의 연합방위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역내 안보질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로즈 부보좌관의 언급은 이 같은 안보적 능력을 희생하면서까지 북한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란의 경우 미국으로서는 안보역량이 아니라 이미 이란에 부과된 경제제재를 해제해주느냐 마느냐가 양보의 대상이다. 경제제재도 미국이 가진 역량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안보능력과는 차원과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에는 적극성을 띠면서도 북한과 대화를 계속 외면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는 지난달 30일 시한을 넘기면서까지 핵협상 타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쿠바와는 1일 대사관 개설 합의를 공식 발표했지만, 1년6개월의 남은 임기 동안 북한과 대화할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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