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딛고 일어서는 '용·기'가 될게요

김원.박린 2015. 7. 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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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左), 기보배(右)

배드민턴 이용대(27·삼성전기)와 양궁의 기보배(27·광주광역시청).

 1988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3일 개막하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3일~14일) 대한민국 선수단의 남녀 주장이다. 금메달 25개-종합 3위를 목표로 하는 한국의 간판 스타이기도 하다. 개막을 이틀 앞둔 1일 이용대와 기보배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회 슬로건인 “사랑을 주세요. 자랑으로 드리겠습니다” 구호를 외쳤다. 이용대는 특히 “메르스 파동으로 고생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힘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공통점이 많다. U대회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고, 큰 좌절을 경험했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용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을 땄다. 가수 이승기를 닮은 외모에 카메라를 향한 윙크 세리머니로 큰 사랑도 받았다. 승승장구하던 이용대는 지난해 1월 도핑테스트 고의 회피 의혹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도핑 테스트와 관련해 선수의 소재지를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등록해야 하는 의무를 세 차례 어긴 게 문제가 됐다. 이용대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땐 내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도 아니니까 원만하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다. 주위에서 내 잘못이 아니라며 위로해 줬다. 하지만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격정지 기간에는 대회 출전 뿐만 아니라 단체 훈련도 금지된다. 이용대는 “한 달 정도 경기도 남양주 집에 머물렀다. 마음을 추스른 뒤 고향(전남 화순)을 둘러보며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고의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인정돼 징계는 3개월 만인 지난 4월 풀렸다.

  이용대는 “그 동안 너무 배드민턴만 생각하며 달려오다 보니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니 배드민턴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절치부심한 이용대는 지난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기보배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2관왕(개인·단체)에 올랐다. 피 말리는 승부에서도 침착함이 돋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TV 해설자로 경기장 밖에서 동료들을 지켜봐야 했다. 기보배는 “런던 올림픽 이후 나태해졌다. 해설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봤다”며 “선수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사선에 섰을 때다. 이대로 잊혀지기 싫었다”고 말했다.

 기보배는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대표팀 맏언니로 지난 5월 양궁월드컵에 나가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이용대와 기보배는 U대회와도 인연이 깊다. 이용대는 2013년 카잔 대회 2관왕(남자복식·단체)을 차지했고, 기보배는 2011년 중국 선전 대회에서 3관왕(개인·단체·남녀혼합)에 올랐다. 이용대는 경기대 대학원에서 스포츠재활치료를 공부 중이고, 장애인 양궁 지도자를 꿈꾸는 기보배는 광주여대 교육대학원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다. 28세 이하로 대학 또는 대학원 졸업 후 1년 이내의 선수만 출전이 가능한 대회 규정상 두 선수에게 이번 대회는 마지막 유니버시아드다. 기보배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기보배에게 “둘 다 마지막 U대회고, 각자 주장을 맡게 됐으니 금메달을 따자”고 했다. 기보배는 이용대에게 “높은 곳에 있다가 떨어졌을 때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용대는 이번 대회에서는 고성현(28·상무)과 호흡을 맞춘다. 이용대와 고성현은 카잔 대회에서 단체와 복식에서 금메달 2개를 합작했다. 이용대는 두 대회 연속 2관왕이 목표다. 기보배 역시 개인·단체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둘은 U대회를 내년 리우올림픽 전초전으로 삼고 있다. 이용대는 “올림픽 전까지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해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고, 기보배는 “한국 양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용대와 기보배는 U대회가 열리는 광주·전라남도와도 인연이 깊다. 이용대는 화순의 아들이다. 이용대가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따자 화순에는 ‘이용대 체육관’이 만들어졌다. 화순에 있는 ‘이용대 연못’은 데이트 장소로 유명하다. 기보배는 광주가 제2의 고향이다. 광주여대를 다녔고, 현 소속팀도 광주시청이다. 이용대는 “대회 기간에 경기장을 찾아 많은 응원을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화순에 오면 흑염소탕을 꼭 맛보시라”고 권했다. 기보배는 “광주여대쪽 제육 주물럭을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광주=박린·김원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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