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풍은 옵니다" 염갈량의 '잠룡-대반격' 전략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15. 7. 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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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기회는 꼭 옵니다' 전반기를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선방한 넥센 염경엽 감독은 후반기 승운이 따를 때가 꼭 올 것이라면서 선두권 도약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자료사진=넥센)
"때는 옵니다. 우리에게 운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합니다."

동남풍이 간절하다. 그러나 서두르진 않는다. 바람이 바뀔 때까지 그저 묵묵히 기다린다. '염갈량' 염경엽 넥센 감독의 대권 도전 시나리오다.

넥센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줄곧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후 한 달 이상 같은 순위다. 지난달 6일 하루 반짝 3위로 올라섰을 뿐이다.

1위 삼성과는 2경기, 3위 두산과는 1경기 차다. 선두권이 멀지 않다.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리는 하지 않는다. 일단은 현재 순위에서 때를 기다린다.

▲"전반기 행운도, 불운도 없었다"

넥센은 지난달까지 40승32패1무를 기록했다. 5위 한화(38승35패)와는 2.5경기 차로 어느 정도 여유는 있다. 그러나 염 감독의 평가는 냉정하다. 만족도, 실망도 없다.

올해 144경기의 절반 정도를 넘은 시점. 염 감독은 "전반기 넥센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그렇다고 불운한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딱 이길 경기를 이겼고, 질 경기를 졌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넥센이 달라진 것은 강정호(피츠버그)의 미국 진출이다. 마운드에서는 필승 불펜 한현희가 선발로 전환했다. 여기에 지난해 MVP 서건창의 예기치 못한 부상이 있었다.

'너희들이 있어 다행이다' 지난 시즌 뒤 미국으로 진출한 강정호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넥센 유격수 김하성(왼쪽)과 최근 복귀한 지난해 MVP 서건창.(자료사진=넥센)
이런 변수에도 이 정도 성적이면 나름 선방한 셈이다. 강정호의 공백은 김하성이 메웠고, 한현희의 빈자리는 김영민과 김대우가 일단 급한 대로 채웠다. 최근 복귀한 서건창의 2루는 3루수 김민성이 맡았고, 윤석민이 핫코너를 책임졌다. 이제 서건창이 2루 수비를 맡으면 넥센은 어느 정도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넥센의 전반기는 적응기였다.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기에는 팀이 완성되지 않았다. 염 감독은 "1위를 바라보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면서 "그저 5위에서 밑에 있는 팀들과 경쟁을 하지 않기만 바랐다"고 했다.

▲후반기에는 동남풍이 불어올 것이다

그런 넥센과 염 감독은 후반기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선두권으로 치고 나설 발판은 마련된 만큼 올라갈 일만 남은 것이다. 염 감독은 "사실 선두권은 밑에 있는 팀들을 봐야 하지만 4위는 위를 볼 수 있어 어떤 면에서는 마음이 편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도약의 전제 조건은 승운이다. 염 감독은 "선두권은 실력만으로는 오를 수 없다"면서 "전반기에 없었던 운이 후반기에는 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반기는 근근히 버텼지만 후반기 월간 성적 15승 정도를 거두는 달이 나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염 감독이 말하는 운은 원군이다. 지난해 시즌 중후반 합류해 큰 힘이 됐던 헨리 소사(현 LG), 오재영, 문성현처럼 선발진에 새 바람이 와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염갈량의 동남풍이 될 것인가' 1일과 2일 삼성과 홈 경기 선발 등판하는 좌완 금민철(왼쪽부터)과 우완 문성현, 올 시즌 선발 한 축을 맡고 있는 신예 김택형.(자료사진=넥센)
염 감독은 "넥센은 선발진이 항상 아쉬운 팀"이라면서 "선발 2명 정도가 와서 로테이션만 지켜줘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도 소사가 중간에 와서 10승(2패), 문성현이 9승(4패), 오재영도 5승(6패)을 해줬다"면서 "6~8월 13~14승씩을 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탄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앤디 밴 헤켄은 올해도 든든하다. 지난해 20승(6패)을 올린 밴 헤켄은 올해도 8승3패 평균자책점(ERA) 3.95로 에이스 역할을 해준다. 라이언 피어밴드도 5승7패 ERA 4.59로 2선발급은 된다. 지난해 실패를 경험삼아 과감하게 선발로 전환시킨 한현희는 7승3패 ERA 5.61로 넥센의 고질이던 3선발을 해결했다.

나머지 4, 5선발만 해결되면 되는 것이다. 염 감독은 "지난해처럼 김택형, 문성현, 금민철 등이 해줘야 한다"면서 "이들 중 누구 하나가 터지면 그게 운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게 아니라 선발로 나와 5이닝만 채워주면 된다"면서 "그걸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나선 넥센은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나섰지만 아쉽게 삼성에 패권을 내줬다. 과연 '잠룡' 넥센의 세 번째 대권 도전은 이뤄질 것인가, 또 염갈량의 동남풍은 불어올 것인가.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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