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LPGA 우승 75%를 차지한 태극낭자가 갈길

2015. 7. 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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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최나연(27)이 지난 29일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 피나클CC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시즌 16번째 대회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재역전극을 펼치며 우승하면서 올 시즌 개막전(코츠 골프 챔피언십)과 상반기 마감전을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나연의 우승으로 상반기 LPGA투어 16개 대회 중 한국인과 한국계를 포함한 범 태극낭자들이 거둔 승수는 12개에 달했다. 상반기 전체 대회의 75%를 범 태극낭자들이 차지했다는 얘기다. 해외동포를 제외한 한국국적 선수의 우승만 9승(박인비 3승, 최나연 2승, 김세영 2승, 양희영 김효주 각 1승)에 달해 점유율 56%로 LPGA의 대세가 태극낭자들임을 실감케 한다.

한국 국적이 아닌 우승 선수의 국가별 분포를 보면 미국이 크리스티 커와 브리타니 린시컴 등 2명, 뉴질랜드가 리디아 고 1명, 호주가 이민지 1명, 노르웨이가 노르드크비스트 1명, 스웨덴 수전 페테르센 1명 등인데 교포선수 2명을 빼면 비한국인 우승은 4명에 불과한 셈이다.

KLPGA 출신의 대어급 신인들의 대거 투입으로 LPGA투어에서의 태극낭자들의 질풍노도는 연초부터 예견되었으나 이 정도로 거세고 압도적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추세라면 상금왕은 물론 다승왕 신인왕 등 올 시즌 각종 상을 태극낭자들이 휩쓸 가능성이 짙다. 문제는 하반기 들어서도 태극낭자들의 질풍노도가 더 거세어졌으면 거세어졌지 결코 수그러들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여러 차례 우승문턱까지 갔던 장하나와 서서히 LPGA투어에 적응해가고 있는 백규정, 아이비리그 출신의 한국계 켈리 손, 미셸 위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하는 엘리슨 리 등 신인들과 늘 상위권에 포진하는 기존 태극 멤버들이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LPGA투어에서의 태극낭자들의 맹활약을 문제의 시각으로 보는 것은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태극낭자들의 기세가 지나치게 압도적이라는 뜻이다. 물론 한국의 슈퍼신인들의 가세로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유럽국가와 동남아국가 출신 선수들도 아연 긴장해 태극낭자들의 우승 저지에 적극 나섬으로써 LPGA투어의 지각 변동과 함께 열기가 뜨거워지는 긍정적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으나 전을 펼친 주인인 미국 골프팬들의 심사는 마냥 편안할 리만은 없다.

아칸소 대학 출신의 스테이시 루이스가 우승을 거의 거머쥐는 듯 했다가 최나연의 극적인 뒤집기로 우승컵을 내어준 것을 두고 미국의 골프전문 매체인 골프채널이 "루이스 동창회에서 케이크를 가져간 꼴"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미국 골프팬들의 태극낭자들을 보는 시선의 일면을 느낄 수 있다. 대회가 열린 아칸소는 스테이시 루이스에 대한 골프팬들의 열광이 뜨거운 곳이다. 이곳 대학을 다니면서 골프선수로 대성해 그에겐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스테이시 루이스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대회를 '제 6의 메이저 대회'라며 자랑스럽게 여길 정도다. 물론 스테이시 루이스가 우승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미국 골프팬들의 입장이 되어보면 시기 질투 반감 등의 불편함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내주에 열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모두 16개의 대회가 열리는데 하반기 역시 절반 정도는 태극낭자들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코스에 적응하기 시작한 신인들을 포함한 태극낭자들의 우승열망이 워낙 뜨겁기 때문이다.

태극낭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많은 우승으로 돈도 벌고 프로골퍼로서의 성취감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긴 안목에서 사려 깊은 현지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가 가능할 정도로 외국어를 익히고 골프팬들과 즐거운 교감을 나누고 특히 지역사회나 소외받은 사람들에 대한 기부와 봉사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가슴에 실력과 함께 따뜻한 가슴을 가진 선수로 남아주기를 기대해본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뉴스팀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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