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현과 수다②] "남자친구가 마흔까지 축구하래요"

김희선 입력 2015. 7. 1. 06:02 수정 2015. 7. 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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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희선]

여자 축구대표팀의 '캡틴' 조소현(27·현대제철)은 별명이 많다. '조투소', '여자 기성용', '여자 김남일' 등 플레이스타일에서 따라붙은 별명에 탈색한 긴 머리 때문에 생긴 '엘사'라는 별명까지. 30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소현은 "앞으로 별명이 더 많아질 것 같다"며 웃었다.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스페인과 경기서 극적 동점골을 뽑아내며 한국 여자축구의 사상 첫 16강 드라마 발판을 마련한 조소현과 월드컵과 축구, 그리고 달콤한 연애 이야기까지 알찬 수다를 나눠 보았다.

-영어 공부 무척 열심히 한다면서요. 캐나다 가서 많이 활용했어요?

"영어 공부 시작한지는 한 6년 됐고, 지금 과외도 벌써 1년 반째 하고 있어요. 엄청 편하게 대화하고 그런건 아닌데, 그래도 외국 나가면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는 해요(웃음). 그래도 아직 좀 더 공부해야죠. 제가 나중에 생각하는 목표가 대학원을 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제가 원하는 과가 한국에 없어서 해외 쪽으로 진학을 생각하고 있어요. 스포츠마케팅, 스포츠경영 쪽으로는 해외가 잘 되어있더라구요. 원하는 걸 제대로 배워보고 싶으니 영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죠."

-일본어도 잘한다고 들었어요.

"잘하는 건 아닌데(웃음). 간단한 건 잘 듣고 긴 문장 어려운 문장은 눈치로 알아듣는거죠. (강)유미랑 심심할 때 일본어로 대화하면서 이거 맞아? 하고 물어보기도 하고 그래요. 유미요? 한국어를 정말 잘하는데 어려운 용어 같은 것만 좀 어려워하지 나머지는 다 잘해요."

-이번에 황보람(28·이천대교) 선수 남자친구 프로포즈가 화제였잖아요.

"저흰 못봤어요. 그 때 보람언니 빼고 다들 일찍 그라운드에서 나와서, 경기에 집중하느라고 몰랐죠. 저도 나중에 알았어요. (부럽지 않던가요?) 에이, 결혼은 제가 더 빨리 할건데요 뭘(웃음). 그래도 남지친구가 휴가 내서 응원온 건 정말 멋있는 일 같아요. 여자축구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고요."

-어떤 편견이요?

"보통 여자축구하면 머리 짧고 남자같이 생겼고 우락부락하고 그렇게만 생각하시더라고요. 우리도 남자친구 만날 때도 있고 데이트할 때도 있고, 그런 이미지를 만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 애들도 다 여자인데. 남자같다는 소리 들을 때가 제일 싫어요. 지금이야 선크림도 바르고 하지만 그 전에는 얼굴도 시커멓게 타서 사람들이 보면 남자냐고 하고, 왜 축구에는 예쁜 여자가 없냐고 하고. 그런데 막상 꾸미고 그러니까 이제는 선크림 왜 바르냐, 공이나 차라 그러데요. 하하."

-축구할 때는 무서운 언니지만 아닐 때는 여성스러운 모습이에요.

"이번에 가장 많이 들은 소리가 TV에서 본 거랑 다르다는 얘기에요. TV는 엄청 덩치 크게 나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만난 사람들이 'TV에서 볼 때와 완전 다르다, 작고 말랐다'는 얘기를 많이 하세요. 저 평소에는 말도 안되는 애교도 많이 부리는데, 딱 두 명만 알아요. 오빠랑 김도연(27·현대제철). 도연이랑 저는 '절친'이에요. 원래 내성적이었는데 도연이 덕분에 성격을 많이 외향적으로 고쳤어요. 도연이가 브라질전 0-0 상황에서 백패스 미스로 선제골을 내줬잖아요. '너도 했지만 나도 잘못했잖아, 나는 아예 쐐기골이었어' 하면서 위로했어요. 사실 옆에서 누가 정신 차리고 '안 돼!' 하고 소리만 질러줬어도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우리 모두의 책임이죠."

-그러고보니 머리를 잘랐네요.

"머리 자르고 나서 남자처럼 보일까봐 귀걸이도 하고. 더 신경쓰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주위에서 다 머리 자른게 훨씬 여성스럽다고 해요. 머리 길었을 때가 더 '상남자'같다고, 하하. 금발로 탈색한 것도 서른 되기 전에 하고 싶어서 한 건데요, 나이 먹기 전에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이번에 머리 자르기 전에 남자친구한테 '머리 짧아지면 결혼 안해줄거야?' 하고 물었는데 괜찮다고 자르라고 하더라구요. 머리 자른 다음날 만났는데 괜찮대요(웃음)."

-남자친구가 많이 이해해주는 것 같아요.

"사귄 지 2년 조금 넘었어요. 비시즌에 공차러 다니다가 만났죠. 평소에는 제가 숙소생활을 하니까 오빠가 보러 오고, 외박 나갈 때는 제가 만나러 가고요. 저도 처음에 '오빠 전 여자친구하고 사귈 때도 이랬어?' 하니까 자기 이런 스타일 아니었대요. 그런데 제가 특수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한다고. 고맙죠. 선수들도 다 부러워해요. 인성도 좋고 배려심이 있어서 다들 '언니 남자친구같은 사람 만나면 정말 좋겠다'고(웃음). (유)영아는 일부러 "오빠 나중에 나한테 넘겨, 연애는 너랑 하고 결혼은 나랑 해"라며 놀리기도 해요. 오빠 친구들도 옛날부터 같이 동네에서 공차던 사람들이라, 같이 축구할 수 있는 여자친구가 있는 오빠를 부러워해요. '여자친구보다 축구 못하는 건 너뿐이야' 그러면서 놀리고(웃음). 축구를 같이 하기는커녕 보는 것도 안좋아하는 여자들이 많잖아요."

-결혼 얘기도 나오죠?

"오빠네 집에서는 결혼할 수 있을 때 빨리 하라고 하세요. 어른들이 보실 때는 축구하는 여자 안좋을 수도 있는데, 오빠네 부모님도 저를 많이 예뻐해주세요. 어머님도 저 많이 이해해주시고. 러시아 평가전 1차전 때 어머님이 '소현이가 골 넣으면 치킨 쏜다'고 공약하셨는데 다행히 제가 2차전에 골을 넣어서(웃음). 어머님이 '치킨 값 굳었다' 하셨죠. 결혼이요?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초쯤 할 것 같아요."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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