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보고싶다, 먹고싶다..美 10~20대 열광하는 한류문화

2015. 7. 1.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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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무버가 세상을 바꾼다]CJ그룹 20년 문화사업 산실 '케이콘', 미국을 홀리다

[머니투데이 LA(미국)=송지유 기자] [편집자주] '한강의 기적'으로 통하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원천 기술은 선진국을 따라잡는 이른바 '캐치 업'이었다. 선진국이 시장을 개척하면 성실한 인적 자원과 정부 정책을 동원해 금세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싼 값에 내놨다. 신시장을 개척하지는 못했지만 열린 시장에서는 '패스트 팔로워'(발빠른 추격자)로서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2000년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모방을 통한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는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창조적인 혁신 전략과 경영 철학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대한민국 퍼스트 무버 기업들을 조명한다. 내수 산업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 뷰티, 식품, 유통 서비스를 전파하고 있는 기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퍼스트무버가 세상을 바꾼다]CJ그룹 20년 문화사업 산실 '케이콘', 미국을 홀리다]

"CJ그룹에 상 줘야 합니다. '케이콘(KCON)'이 생긴 후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져 교민들 어깨에 힘이 들어갔어요. 행사 기간에는 미국 전역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코리아타운으로 몰려 상점들이 그야말로 대박이 납니다."

지난 17일 저녁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만난 한인택시 기사 김모씨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CJ를 칭찬했다. 미국으로 이민 온 지 15년 됐다는 그는 기자가 한국에서 온 관광객인 줄 알고 한인사회 문제부터 한국 기업의 활약상까지 얘기해 줬다. 특히 CJ가 매년 개최하는 문화행사인 케이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CJ그룹 20년 문화사업의 결실 '케이콘(KCON)'이 미국 시장에서 한류 경제학을 새롭게 쓰고 있다. 케이콘은 K팝 공연과 문화 강좌, 패션·뷰티·식품·IT 등 한국기업 제품 전시·체험을 융합한 한류 페스티벌이다.

케이콘이 처음 시작됐던 2012년에 1만 명의 관객이 찾았는데 2013년 2만 명, 2014년 4만3000명 등으로 매년 행사 규모가 커졌다. 한국인보다 미국인이 더 열광할 정도로 미국 주류 시장에 안착하면서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 행사가 열린다. LA 뿐 아니라 세계 경제·문화의 중심 뉴욕으로 무대도 넓힌다.

◇케이콘 관객 90%가 현지인…美 10∼20대 열광=케이콘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은 90% 이상이 미국 현지인이다. 아시안, 중남미계가 많지만 백인 관람객도 20%를 웃돈다. 교민 등 한국인은 5%도 안 된다. 콘서트를 볼 수 있는 케이콘 티켓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다. 지난해에는 모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VIP 티켓 1200장이 10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관람객 연령대는 18∼24세가 62%로 압도적으로 많다. 토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수년째 케이콘 행사를 공식 후원하는 것도 10∼20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을 대거 전시하고 체험의 장으로 삼기 위해서다.

올해도 1장에 800달러짜리 VIP 티켓이 지난 18일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모두 팔렸다. 백승일 CJ E&M 미주법인 경영지원실장은 "좋은 위치에서 모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은 가격이 비싼데도 매번 매진된다"며 "행사에 참가하려고 뉴욕, 시카고, 마이애미 등 미국 전역은 물론 남미에서 오는 관람객도 있다"고 말했다.

케이콘 관람객 재방문율은 52%. 2명 중 1명이 다시 찾고 입소문을 듣고 새로운 관람객이 유입되면서 행사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 백 실장은 "올해는 행사를 하루 늘려 7월31일부터 3일간 진행하고 장소도 대규모 실내 무대인 스테이플스 센터로 옮겼다"며 "뉴욕 푸르덴셜센터에서 진행하는 행사까지 합하면 7만∼8만 명은 모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류 체험 급속도로 확산…비빔밥 인기 급상승=케이콘에서 K팝 공연 뿐 아니라 한류스타 메이크업 따라하기, 한국 드라마보며 한국어 배우기 등 문화강좌도 인기다. 특히 현장에서 비빔밥, 라면, 떡볶이, 김밥, 곱창, 순대 등을 경험한 미국인들이 일상에서 한국 음식을 찾아 먹는 변화도 시작됐다.

지난 19일 낮 12시가 넘어서자 LA 서부 복합쇼핑몰 센츄리시티 푸드코드의 CJ푸드빌 '비비고' 매장 앞에는 현지인들이 몰려들었다. 인근 사무실과 매장에서 근무하는 20∼30대 직원들은 비빔밥과 돌솥비빔밥을 주문해 먹거나 포장해 갔다. 미국 비비고 매장에선 식성에 따라 비빔밥에 넣을 채소와 고기, 소스 등을 고를 수 있다. 비비고 매출은 대형 푸드코드에서 매달 탑3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라 한 CJ푸드빌 미주법인 마케팅 매니저는 "한류가 확산되면서 한국 음식을 헬씨푸드(건강식)라고 생각하고 체험하려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며 "LA에 비비고 매장이 2곳 있는데 1년 새 매출이 2배 뛰어 조만간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주애 비비고 센추리시티점 점장은 "한국 비빔밥이 맛있다며 매일 찾아오는 백인 단골손님도 많다"며 "비빔밥이 정착되면 다양한 한국 음식을 선보여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A(미국)=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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