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 가라앉는 중국 造船.. '순풍에 돛' 단 韓·日

김기홍 기자 2015. 7. 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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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진에 반사이익] 中 주력船 벌크선 발주 줄고 엔저 직격탄 맞아 수주 급감.. 中 조선사 파산 신청 잇따라 韓 수주량 전년比 15% 늘어.. 日도 9년 만에 중국 앞설 듯

중국 남부 저장성 최대 조선업체인 정허(正和)조선은 올 3월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10년 당시 5000명의 직원이 한 해 14척을 동시에 건조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이 회사는 저가(低價) 수주와 발주 감소의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에 장쑤성 밍더(明德)중공업, 올 3월에는 타이저우의 둥팡(東方)중공업 등이 나란히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일본을 제치고 3년 연속 세계 수주 1위를 차지한 중국 조선업계가 지난해부터 침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 들어서는 파산 신청이 잇따르고 수주 물량도 급감하고 있다. 2010년 한때 3000개에 달하던 중국 조선소 숫자는 현재 100여개로 줄었다. 그나마 실제 수주 활동을 벌이며 정상 운영하는 조선소는 20개 남짓하다.

◇중국, 벌크선 발주 감소와 円低 직격탄

중국 조선업의 쇠퇴는 벌크선 발주 감소와 엔저(円低)가 주요인이다. 중국은 자국 상선 건조 물량의 50% 이상이 벌크선(건화물 운반선)일 정도로 벌크선을 주력 선종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최근 건화물 운임(運賃)이 폭락하면서 세계 벌크선 발주량은 2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동안 벌크선 발주량은 월평균 600만DWT(재화중량톤수)에 육박했지만, 올해는 40만DWT로 90% 이상 급감했다.

역시 벌크선을 주력 선종(船種)으로 하는 일본이 엔저에 힘입어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는 것도 부담이다. 싼값에 중국에 발주하던 해외 선사가 일본 선사로 주문을 바꿔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석제 JP모건 상무는 "중국과 일본의 벌크선 건조 비중이 나란히 50%를 넘는 상황에서 엔저가 중국 조선소에 최대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이 세계 수주 1위에 다시 오르는 일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조선업계의 고질적 납기 지연과 품질 문제도 한 요인이다. 최근 해외 선사가 중국 조선소에 발주한 상선에 대한 건조 계약을 해지하거나 인도를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국 선주는 지난달 중국 세인티(舜天)마린이 건조한 6만4000t급 벌크선이 연비가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미국 선주도 지난달 말 납기 지연을 이유로 중국 광신(廣新)중공업에 발주한 특수선 3척에 대한 계약을 취소했다.

저가 수주와 인건비 상승 부담 등도 거론된다. 중국 조선업체들이 현금으로 받는 선수금(先受金)을 노려 무리하게 저가 수주를 해온 게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근로자들의 인건비가 크게 오른 점도 악재로 꼽힌다.

◇日 조선업은 回春…한국도 善戰

중국 조선업계의 부진은 한국과 일본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은 2010년 한때 수주량이 중국의 4분의 1에 그쳤지만 올해는 중국을 제치고 한국에 이어 수주 2위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일본이 수주량에서 중국을 앞선다면 2006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벌어지는 사건이 된다. 반면 한국은 올해 들어 세계 상선 발주량이 60% 이상 급감한 상황에서도 지난 5월까지 누적 수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났다. 중국은 수주량이 80% 가까이 급감하고 일본도 50% 줄어든 것을 감안할 때 한국이 선전(善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 최근 발주가 집중되고 있는 탱커(액체 화물 운반선)나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여러 선종을 건조할 수 있어 벌크선 발주 감소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올해 수주량 1위 탈환에 이어 내년에는 수주 잔고 1위 자리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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