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열세'였던 임기택, 기적같은 '대역전극'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김상윤 기자]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선거는 처음에는 덴마크 후보의 압승이 점쳐졌다. IMO본부가 위치한 영국 런던의 현지 언론들은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을 유력 후보군에도 거론하지 않을 정도였다.
13개 이사국이 포진한 유럽의 지지를 업은 덴마크 후보의 벽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었다. 임 당선자보다 IMO 활동 경력이 풍부한 사이프러스 후보가 덴마크 후보를 위협할 만한 ‘대항마’로 꼽혔다.
하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판세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 순방을 계기로 유럽 후보쪽에 기울었던 남미 국가들이 우리나라 후보로 돌아서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최대 해운국으로 꼽히는 파나마는 지난 24일 한국 지지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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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지역 표가 다시 결집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선거 당일인 30일(현지시간)까지도 임 사장의 당선 가능성을 반신반의 하는 시각이 많았다. 실제로 1차 선거에서는 덴마크 후보가 12표를 획득, 10표에 그친 임 당선자를 제치고 1위에 오르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2차 선거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회차별 투표에서 발생한 부동표 공략하겠다는 우리나라의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하위를 제외하고 계속 재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예컨대 6명이 맞붙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6위를 뺀 나머지 5명이 2차 투표를 치르는 식이다.
부동표를 흡수한 임 사장은 2차 선거에서 14표를 획득, 덴마크 후보(10표)를 제치고 처음 1위에 올랐다. 임 당선자는 한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3차(15표), 4차(19표) 등 선거가 거듭될수록 임 당선자 지지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결국 덴마크 후보와 맞붙은 최종 결선(5차)에서 임 사장은 총 26표를 획득, 14표에 그친 덴마크 후보를 12표 차이로 제치고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처음부터 열세였던 변방의 후보가 기적같은 승리를 거둔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대역전극’이었다.
임 당선자는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됐다”며 “정상회담을 통해 지지를 요청해주신 박근혜 대통령과 유기준 해수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해군과 민간 후원회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해사구기구(IMO)는 흔히 세계 해운·조선 분야의 중심이라 불릴 만큼 해양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국제규범을 제·개정하는 역할을 맡는 UN 산하 국제기구다. 현재 171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62년 가입했다.
지난해 국내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1981년부터 2013년까지 IMO의 국제규범이 우리나라 연관산업에 미친 경제적 영향은 약 153조원으로 추산될 만큼, 해운·조선 산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임 당선자의 사무총장의 임기는 2016년 1월부터 4년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윤종성 (js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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