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서 날아 리우까지, 요정의 마지막 꿈

박린.김원 2015. 7. 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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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대회 앞둔 손연재의 각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가 3일 개막하는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U대회)에서 다관왕에 도전한다. 손연재가 U대회에 출전하는 건 2013년 러시아 카잔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손연재는 카잔 대회에선 볼 종목에서만 은메달을 따냈고, 개인종합 6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1위 마르가리타 마문과 3위 야나 쿠드랍체바(이상 러시아)가 불참한다.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 기술위원장은 “손연재와 멜리치나 스타니우타(22·벨라루스·8위), 안나 리자트디노바(22·우크라이나·16위)의 3파전이 예상된다. 손연재가 부담감만 이겨내면 금메달 5개(4개 세부종목+개인종합) 중 상당수를 차지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손연재를 여성 월간지 ‘쎄씨(CeCi)’ 촬영이 진행된 서울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3학년인 손연재는 “한국에서 열리는 U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리우 올림픽을 향한 발판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 6월 아시아선수권(충북 제천)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U대회에 출전하는 각오는.

 “올해 초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해 훈련량이 부족했다.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무척 힘들었다. 그렇지만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타이틀을 꼭 지키고 싶었다. 미니 월드컵인 U대회에서도 잘하고 싶다. 금메달을 자신할 순 없지만 지금부터 떼는 한발 한발이 내년 리우 올림픽을 향한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 좋아해주는 팬들도 많지만 안티팬이 많은 걸로도 유명하다.

 “(안티팬이 많은 것은) 아마 내가 최고이지 않을까. 고교 때부터 악성 댓글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노력하는데 왜 날 깎아내릴까’ 원망도 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중국 선수(은메달 딴 덩썬웨)에게 반납하라’는 댓글도 봤다. 저 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까지 욕 먹으니 힘들었다. 그래도 요즘은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인다.”

 - 코치인 옐레나 니표도바(러시아)가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손연재 선수의 경기 심판을 봤다고 해서 논란이 일었는데.

 “리듬체조계가 좁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심판과 국적이 같은 경우가 많다.”

  김지영 기술위원장은 “리듬체조계는 심판 풀이 좁아 코치를 하면서 심판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니표도바 코치는 특정 선수 코치가 아닌 러시아를 대표해서 심판으로 나선 것이다. 나도 국제대회 심판에 나가지만 한국 선수에게 특별히 점수를 잘 줄 수는 없다”며 “니표도바 코치가 점수를 잘 준다고 해도 다른 심판 4명을 포함한 5명의 중간 점수를 주기 때문에 특정 선수에게 유리하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고1 때 러시아로 유학을 떠났는데.

 “처음에는 러시아어도 모르고 모든 게 낯설었다. 러시아 선수들을 위한 시설이다보니 연습장이 비는 시간에 훈련할 수밖에 없었다. 매트에 선수들이 꽉 차 있어 매트 끝으로 밀려나 연습하기도 했다. 1년에 훈련비가 많으면 3000만원 정도 들었다. 엄마를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아까워서 더 열심히 했다. 아파도 쉴 수가 없었다.”

 - 리듬체조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었나.

 “(한참 생각한 뒤) 매년 그랬다. 원래 2012 런던 올림픽 출전까지만 생각했다. 5위를 했는데 대회가 끝나니 막막하기도 하고,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힘들었다.”

 - 어떻게 이겨냈나.

 “돌이켜보면 저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악성댓글)가 끊임없는 원동력이 됐다. ‘조금 더 좋은 성적을 거두면 덜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외국에서 박수를 받는 것도 좋지만 국내 대회때마다 경기장을 찾아와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걱정해주는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 지난 5월 CNN이 ‘리우 올림픽에서 손연재의 현실적 목표는 동메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일단 리우 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생각하고 있다. 밑에서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리우 대회에서 최고점을 찍고, 그 다음 계획은 그 때 가서 생각하고 싶다. 올림픽 메달은 하늘에서 내려준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나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이 끝나면 학교생활을 하면서 진로를 정하려고 한다. 친구들이 남자친구를 사귀는 게 부럽기도 하다.”

 -‘제2의 김연아’라 불리는데.

 “그런 소리를 듣다니 감사할 뿐이다. 리듬체조와 피겨스케이팅은 스포츠와 예술을 결합해 승화시킨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도 소치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많이 응원했고, 감동을 받았다. (연아 언니가) 부담이 심했을텐데 깔끔하고 멋있게 연기하는 걸 보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나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대학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간다. 최근에 『여덟 단어』란 책을 읽고 있다. 미래가 아닌 현재에서 행복을 찾자는 내용이다.”

박린·김원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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