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새정치연합 내 ○○○팬클럽

서승욱 2015. 7. 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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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욱</br>정치국제부문 차장

2014년이 저물던 12월 29일 오전 10시30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실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마주했다. 새해 특집 인터뷰 때문이었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의원과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돌아왔다는 그는 가쁜 숨을 골랐다.

 “서 기자 두고 봐, ○○○은 전체 역사적 맥락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이 될 거야. 국방위를 같이할 때부터 난 ‘당신은 한국의 동량이 될 거야’라고 예고편을 발사했어. 속기록에 그대로 나올 거야. 균형감각이 있고 치우치지 않고 극단적이지 않아. 여야에 그런 사람 몇 명 없어. 통찰력 있고 확실한 소신도 있어. 물건이고 인물이야.”

 문희상 표 속사포 화법이 그날따라 더 빠르게 느껴졌다.

 한 시간 반 뒤인 낮 12시엔 서울 여의도의 보리굴비 전문점에 박영선 의원과 함께 있었다. 원내대표 사퇴 후 두문불출했던 그가 오랜만에 기자들과 식사를 함께하는 자리였다. 그도 ○○○을 화제에 올렸다. “난 새누리당에선 ○○○의원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원내대표 경선에 나갔을 때 ○○○의원에게 ‘나오시죠’라고 했는데 안 나온다고 해서 나도 (1년을 미뤄) 다음에 출마할까 생각했지. 그는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야.”

 대부분 짐작하셨겠지만 ○○○은 거부권 정국의 주인공, 정치생명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다.

 야당엔 그의 열혈 팬이 많다. “난 ‘비대’해서 비대위원장만 한다”는 유행어를 남긴 70세 로맨티스트 문희상 의원도, ‘유승민 못지않게 까칠한’ 박영선 의원도, 최근 “유승민은 뿌리 깊은 나무”라고 했던 이종걸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다. 야당 의원들은 ‘극단적이지 않은 균형감각’을 그의 강점으로 꼽는다. 원내대표가 된 직후인 3월 ‘한국사회 진영주의 극복’을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선 “여당이 청와대 거수기 역할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신(新)보수의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은 4월 국회 연설에선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며 정부와 각을 세웠다. 여야 관계에 대해서도 그는 늘 “여야가 공통분모를 찾자” “정치적으로 인기 없는 일에 여야가 협업하자”고 말해 왔다.

 청와대가 국회에 처리를 압박해 온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국회법 개정안과 묶어 통과시킨 것이 대통령의 말처럼 “당략적인 것을 빅딜해 통과시킨 난센스”인지, 아니면 “(다수당의 독주가 봉쇄된) 국회선진화법하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유 원내대표의 말대로인지를 여기서 따지고 싶지는 않다. 또 ‘난센스’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유 원내대표가 결국 이번 싸움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유승민의 좌절이 우리 사회 중도주의자나 ‘진영주의 극복론자’ 전체의 좌절로 이어지지는 않기 바란다. ‘노빨’과 ‘일베충’이라고 서로 삿대질하며 싸우는 우리 풍토에서 어떻게든 간극을 좁혀 보려는 이들의 노력은 ‘유승민의 좌절’과는 무관하게 필요할 테니 말이다.

서승욱 정치국제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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