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플러스] 당진, 암환자 급증..보이지 않는 전자파 공포

정제윤 2015. 6. 3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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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또 반대하는 데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습니다. 송전탑을 설치한 뒤부터 암 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의료진의 도움을 얻어 이곳 당진의 한 마을 주민 40여 명을 일일이 만나가면서 건강평가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송전탑에서 500m 안쪽에 사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암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정제윤 기자입니다.

[기자]

고압 송전탑이 밀집된 당진시 교로2리 주민 임종석 씨. 자신이 폐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건 지난 2010년입니다.

[임종석/마을주민 : 어떨 때는 저기 목매달고 죽고 싶을 때가 있어. 철탑에 가서. 비 오는 날 거기서 일하고 그랬으니까.]

가족 중 암 환자가 없었던 임씨는 송전탑이 암을 유발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임종석/마을주민 : (송전탑) 영향이 있으니까 이렇게 걸리지.]

임씨가 거주하는 교로2리 주민은 모두 300여 명.

이 마을에선 90년대 말 고압송전탑이 들어선 이후 24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중 13명은 사망했고, 11명은 투병 중입니다.

취재진은 송전탑이 들어선 이후 암이 발병한 환자들의 거주지와 송전탑 거리를 분석해봤습니다.

암을 앓은 24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송전탑과의 거리가 500미터 안쪽에 살고 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의 거주지도 송전탑과 600미터 거리입니다.

또 암 환자들의 거주지가 송전선로와 일치합니다.

취재진은 이 마을 주민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단국대 병원의 도움을 받아 일대일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44명 중 암 환자는 총 11명. 암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두 명뿐이었습니다.

일부 환자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음주나 흡연도 하지 않았습니다.

암 위험군을 분류될 내용이 거의 없는 겁니다.

[노상철 교수/단국대 직업환경의학과 : 송전탑이랑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암에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얘기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암 환자들은 송전탑 추가 건설에 거세게 반발합니다.

[김명각/폐암 환자 : 나는 지금 시한부라. 폐암 수술 2013년에 했으니까.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또 (송전탑 추가 건설) 하면 자결한다고 했잖아요.]

암의 직접적 원인으로 추정되는 건 송전탑에서 나오는 전자파.

보시는 것처럼 40mG에 가까운 수치가 나왔는데요. 전기장판을 최대로 틀었을 때 나오는 60mG에 절반을 넘는 수치입니다.

국내 전자파 노출 권고기준치를 넘지는 않지만 유럽 등 선진국 기준인 4mG에 비하면 턱없이 높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 역시 고압송전선로 전자파를 잠재적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김윤원 교수/한림대 의과대 : 생쥐하고 사람하고 같은 정도로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면 사람한테도 영향이 있죠. 남자의 정자라든지 그런 것에 영향이 있고.]

제 양옆으로는 초고압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이 들어서 있는데요.

아무런 선도 연결돼 있지 않은 형광등을 들고 서 있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취재진이 직접 한번 실험해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모든 형광등에 불이 켜졌습니다.

송전탑에서 나는 소음도 심각합니다. 대부분 주민들은 침실 창문을 굳게 닫고, 암막커튼까지 쳐놨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귀울림 증상도 호소합니다.

[임시택/마을 주민 : 여름에도 창문도 못 열어놓고 사는 실정이에요. 소음 때문에 자질 못해요.]

주민들은 제대로 논의도 없이 송전탑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조민형/마을주민 : 농토가 있고, 가족 혈육 모든 게 있기 때문에 버리고 가기가 쉽지 않죠. 여기가 또 (송전탑 추가) 간다면 아마 주민들이 가만 안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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