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카메라 막아" 평택·인천항 배숙자들 왜?

안지현 2015. 6. 3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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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0일) 밀착카메라는 평택항과 인천항으로 갔습니다. 중국을 오가는 선박의 이용객의 대부분이 이른바 보따리상들입니다. 단속 대상이죠. 단속 대상인만큼 타인을 경계하는데요, 자신들을 배에서 생활하는 노숙자, '배숙자'로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금 제 뒤로 보이는 저 배는 중국 산동에서 출발해 방금 이곳 평택항에 도착한 배입니다.

국내로 오는 여객선 가운데 보따리상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배라고 합니다.

관세청은 해당 노선 이용객의 80%를 보따리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배에서 터미널로 가는 버스와 화물차가 분주히 움직입니다.

하지만 정작 터미널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앞입니다.

지금은 배가 입항한 지 2시간 넘었지만, 취재진이 나타나자 아무도 나오지 않아 이처럼 거리가 한산한데요.

배를 탄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두 입국장 안에 있습니다.

[A씨/보따리상 : 뭣 하러 와서 취재하느냐고 여기, 무슨 건수를 올리려고.]

[B씨/보따리상 : 세 시간 밥도 못 먹고 (카메라 사라지기를) 기다렸잖아요.]

밖에서 기다리던 보따리상은 오히려 취재진을 따라왔습니다.

[C씨/보따리상 : (취재하러 다시) 안 오실 건지 확답을 받으려고 쫓아간 거죠. 확실히 하도 믿음을 안 주니깐 쫓아갔던 거죠.]

여객터미널 가까이로 가니, 날카로운 반응을 보입니다.

[평택항 소무역연합회 관계자 : 들어가지 마, 들어가지 말라고. (카메라 치지 마세요.) 저거 막아.]

같은 시각 여객터미널 안에선 뒤늦게 입국장을 나온 보따리상들이 바삐 움직입니다.

이들이 이처럼 경계하는 건 자가소비용으로 반입한 물건을 수집하거나 판매하는 건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홍용택/평택세관 조사계장 : 자가소비로 내줬는데 판매하는 경우는 정식으로 세관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처음 면세 목적과 다르기 때문에 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차량 한 대가 관세청에 적발됐습니다.

[평택세관 조사관 : 지금 사장님께서는 면세 물품 보관하시는 거잖아요.]

반입 물건은 모두 압수됐습니다.

관세청이 압수한 농산물입니다. 보시면 땅콩과 서리태, 건고추 등인데요. 특히 관세율이 높은 것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참깨의 경우 관세율이 630%, 녹두의 경우에는 관세율이 607%에 이릅니다.

인천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앞에 보이는 차량은 인천항에서 내린 보따리상의 물건을 실은 차량입니다.

취재진이 따라가자 같은 장소를 몇 바퀴째 돌고 있는데요. 저희가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차량에는 여러 보따리상의 이름이 적힌 농산물이 있었습니다.

[D씨/보따리상 : 이렇게 이름이 다 있으니깐 잠깐 보관하는 거죠.]

이 물건들은 싼값에 시장으로 유통됩니다.

[E씨/보따리상 : 이 사람들 가져가서 식당에다 팔고 다른 데다 파는 거예요.]

하지만 보따리상들은 억울하다고 말합니다.

[C씨/보따리상 : 단편적으로 손 뒤집기에요. 나가는 건 합법이에요. 그건 수출 역군이라고 하고 나가는 건 안 막고, 들어오는 건 불법 돼버리면 그건 잘못된 거 아니에요.]

실제로 보따리상 대부분은 노인들입니다.

[F씨/보따리상 : 배숙자지 배숙자. 배가 아니면 어디 오갈 데가 없는 사람들을 배숙자라 그래요. 다 노인네들.]

이런 이유로 관세청의 단속은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보따리상 단속 건수는 수집상을 포함하더라도 줄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입된 농산물의 검역은 육안검사인 병해충 검사가 전부입니다.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을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은 3500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들 물건의 수집과 판매는 엄연한 불법이지만 오늘도 수백 명의 보따리상이 국내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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