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 싸게 산다'는 생각부터 버려라

권용주│오토타임즈 기자 입력 2015. 6. 30. 15:18 수정 2015. 6. 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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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고차 매매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민원은 459건에 달했다. 전년보다 무려 19.5% 증가한 수치다. 민원의 대부분은 성능이 점검된 기록부와 구입 후 상태가 현저히 다르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속아 샀다는 원성이다. 정부가 제도적 허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했지만 중고차 매입자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이어지는 5~7월은 중고차 시장의 전통적인 성수기다. 특히 7월에는 중고차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 휴가를 앞둔 소비자들이 여행용 차량을 구매하기 위해 중고차 시장에 대거 몰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5~7월은 중고차 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만큼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중고차 시장. ⓒ 시사저널 최준필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피해 막을 수 있어

인터넷을 통해 중고차를 물색할 경우 허위 정보가 많아 특히 주의가 요망된다. 유선으로 사전에 확인하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매매상의 감미로운(?) 목소리도 적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인터넷으로 차량을 구입할 때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싸고 좋은 차란 없다'는 점이다. 구입자 대다수는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를 찾아다닌다. 판매자들은 이런 소비자의 특성을 역으로 이용하기 마련이다. 이때 등장하는 수법이 바로 '허위 매물' 혹은 '미끼 매물'이다. 인터넷에 '급매'로 시선을 유혹한 다음 가격을 크게 낮춰 게재해두면 소비자가 연락하게 된다. 일단 매장 방문을 유도한 후 '눈여겨본 매물은 그사이 팔리고 없다'며 다른 차를 추천하는 수법을 쓴다.

일부 몰지각한 판매상은 아예 전화기를 꺼놓고 몇 시간 동안 잠적하기도 한다. 소비자가 지칠 때쯤 다른 사람이 나타나 차를 추천한다. 이때는 매매 사업자들이 인기가 없는 차종을 내세우기 일쑤다. 속지 않으려면 '싸고 좋은 차'가 아니라 원하는 가격 범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허위 매물에 당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1000만원짜리 중고차를 생각한다면 800만원대에서 고르라고 조언한다. 나머지 200만원은 신차와 마찬가지로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고 강조한다. 어쩌다 운이 좋아 급전이 필요하거나 경매 및 공매를 통해 비교적 상품 가치가 높은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지만 대다수 거래는 그렇지 않다.

두 번째는 성능 속임수다. 소비자는 대체적으로 성능에 문제가 없는 차를 원하기 마련이다. 같은 연식이라도 주행거리가 짧은 차를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일부 비양심적인 판매자는 주행거리를 속이기도 한다. 최근 중고차 매매사업자가 미국에서 16만㎞를 달린 차를 들여와 거리계의 숫자를 4만㎞로 조작한 후 판매해 문제가 불거졌다. 해외 중고차는 한국 내에서 주행거리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다. 만약 해외에서 들여온 중고차라면 구입 전에 가까운 정비업소 등을 방문해 상태를 점검받는 게 요령이다. 단순히 판매자가 성능을 점검한 기록부를 받는 데 그치지 말고 점검장을 함께 방문해 검사를 받자고 요구하면 된다.

최근에는 경매와 공매도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공매의 경우 연간 1만대 정도가 거래되는 인터넷 자동차 공매 사이트가 있다. 자동차 공매는 지방자치단체·금융기관 등이 지방세나 과태료를 장기 체납해 압류한 차, 불법 주차로 견인된 차 중 30일이 지나도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장기 보관차, 무단방치차 등을 공개 매각하는 방법이다. 공매의 장점은 중고차 시세의 70~80% 수준에서 입찰을 시작하는 만큼 중고차 시장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경매에서 낙찰자가 내야 하는 수수료도 없어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경매는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경쟁을 펼치는 방식이다. 경매로 구입할 때는 경매 회원으로 가입한 딜러에게 구입을 부탁하거나 함께 경매장에 가서 원하는 차를 낙찰받으면 된다. 경매장에 의뢰하면 경매 회원의 연락처를 알 수 있다. 중고차 쇼핑몰의 인터넷 자동차 경매를 통해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인터넷 경매는 도매가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차를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진단한 차 상태를 공개하며, 해당 쇼핑몰에서 매매 계약과 이전을 처리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 단, 매물이 많지 않아 선택 폭이 좁은 게 흠이다.

직거래는 구입 후 후회할 가능성도 크지만 반대로 성공할 가능성도 크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방식이지만 최근에는 직거래 때도 여러 경로를 통해 상품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직거래를 하려고 차종을 결정했다면 해당 차종의 거래 시세를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다.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 등에는 생산 연월과 변속기 종류, 각종 선택 품목 적용 여부 등에 따라 형성된 시세가 표시돼 있다.

경매·공매 활용하면 시세의 70~80% 구입

마음에 드는 차를 골랐다면 5000원을 내고 사고 이력을 조회해보는 것도 필수다. 보험개발원이 제공하는 사고 이력은 해당 중고차가 사고를 경험했는지 알려주는 잣대가 된다. 조회 결과 과거 수리비가 100만원 미만이었다면 가벼운 접촉에 따른 찌그러짐으로 판금이나 도색 정도에 그쳤다고 가정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이면 꽤 큰 사고로 간주할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침수된 차라면 더더욱 다른 매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사고 이력 외에 거래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진단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중고라는 한계성 탓에 대부분 육안으로 진행된다. 정밀 진단이 아니기에 참고만 할 뿐 절대적 자료로 삼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구입 전 스스로 세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최선이다. 시동을 걸어 진동과 소음을 체감하고, 주행 중 변속 충격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 충격 흡수 장치의 경우 주변 누유가 보였다면 구입 때 교체비용의 감가를 요청하면 된다. 더불어 주행거리를 감안해 벨트나 타이어 등의 교체가 필요한 시기라면 역시 가격 협상 때 깎아야 한다.

권용주│오토타임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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