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포커스] '쓸쓸한 퇴장', 히딩크 시대 이대로 저무는가

정지훈 2015. 6. 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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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지도자 생활 37년 만에 최대 위기다. 위기 때마다 마법같은 지도력을 보여줬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시대는 이대로 저물까?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경질설이 나왔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결국 네덜란드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왔다.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0일(한국시간) 히딩크 감독의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루이스 판 할 감독의 뒤를 이어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복귀한 히딩크 감독은 높은 기대감과는 달리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네덜란드는 현재 열리고 있는 2016 예선 A조에서 아이슬란드, 체코에 이어 3위에 머물며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고, 현지 언론에서는 히딩크 감독의 경질설을 보도하기도 했다.

결국 부진한 성적이 히딩크 감독의 사임으로 이어졌다. 히딩크 감독은 사임과 관련해 "네덜란드 감독직을 다시 수행하게 돼 매우 영광이었지만 이렇게 사임하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 네덜란드의 유로 2016에서의 성공을 빈다"고 전했다.

문제는 결국 성적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부임 후 치른 10경기서 4승 1무 5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승률이 40%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 대표팀 감독 시절 36.8%에 이어 히딩크 감독의 국가대항전 커리어에 있어서 두 번째로 낮은 수치고, 결과적으로 네덜란드 대표팀과는 어울리지 않는 승률이었다.

무엇보다 네덜란드 대표팀에게 중요했던 유로 예선에서 부진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A조에 속한 네덜란드는 3승 1무 2패로 3위에 처져있고, 선두 아이슬란드에 승점 5점, 2위 체코에 3점 뒤져 있다. 이로써 본선 직행이 어려워졌고, 결국 경질 요구에 따른 자진 사임으로 이어졌다.

지도자 생활 38년 만에 최대 위기다. 어쩌면 히딩크 감독이 부활하는 모습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르고, 이대로 감독 생활을 은퇴해야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동안 히딩크 감독은 위기 때마다 마법 같은 지도력을 보여주며 무려 14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1998 네덜란드, 2002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으로, 2006 호주를 월드컵 16강으로 각각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성적은 암담하다. 네덜란드 대표팀에서의 실패는 물론 터키 대표팀과 안지 마하치칼라를 맡았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모두 1년 만에 물러났다. 이런 이유로 현지 언론들은 히딩크 감독의 방식이 구시대적이고, 현대 축구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특히 히딩크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네덜란드 전 국가대표 로날드 데 부어도 "히딩크 감독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경기 운영 계획도 없고 팀 자체가 방향성 없이 표류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의 시대는 끝났다. 네덜란드는 젊은 감독이 필요하다"며 맹비난을 했다.

분명 히딩크 감독이 남긴 성과는 뚜렷했다. 특히 한국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선사했고, 38년 역사 전체를 놓고 보면 분명 성공한 감독이다. 그러나 최근 보여준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은 기대이하였고, 이제 그의 시대는 저무는 것처럼 보인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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