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불법행위 근절제도..실효성 없다

2015. 6. 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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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과연 자정결의만으로 불법스포츠도박을 막을 수 있을까.

프로농구가 승부조작 및 불법스포츠도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로농구 최고명장으로 불린 전창진(52)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경찰은 프로농구선수가 불법도박에 베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감독과 선수가 스포츠도박 사건에 직접 연루된 것만 해도 팬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김영기 KBL 총재는 29일 KBL 센터에서 불법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김 총재는 "최근 발생한 프로농구계 불법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 사건들로 농구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전창진 감독에 대해 KBL은 경찰 조사결과가 나오는 7월초 재정위원회를 소집해 감독자격을 심의하기로 했다. 김 총재는 "만약 법에 저촉된 문제가 있다면 그 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확정된다면 명백한 규정, 형법상 책임을 저야 한다. 아마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확인했다.

KBL은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여섯 가지 제도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마음먹고 저지르는 승부조작과 불법도박을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KBL이 제시한 근절방안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첫 번째로 KBL은 윤리강령을 제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사회적 물의 유발로 명예실추 시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불법행위 방지 관련 규정을 강화한다는 것. 스포츠도박에 수 억 원을 과감하게 베팅하는 자는 이미 심각하게 도박에 중독된 상태다. 그런 이가 과연 명예실추에 얼마나 신경을 쓸까.

두 번째로 농구팬 의견을 수렴해 경기를 모니터링한다는 '팬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한다고 한다. 이 제도는 역효과만 날 수 있다. '불성실 경기'에 대한 정의도 애매모호하다. 단순히 주전을 제외했다고 감독이나 선수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뜩이나 경기 수가 많은 프로농구다. 이제 승부조작 의혹을 피하기 위해 주전들이 40분을 모두 뛰어야 성에 차는 시대가 열린 것일까.

세 번째로 불법행위가 발견된 소속구단에게 공동으로 불이익을 주는 '연대 책임제' 도입을 검토한다고 한다.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구단 내 모든 인원들이 연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턱대고 연대책임을 물으면 구단 안에서도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 샐러리캡 등의 제재조치는 구단 운영까지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네 번째로 불법행위 예방을 위해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온라인 교육을 의무화한다고 한다.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교묘히 법의 감시를 피하고 있다.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수 억 원대 도박이 가능하다. 불법의 범주가 이렇게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KBL의 대응은 과연 시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단순히 핸드폰에 어플을 깔고 실행만 시키면 과연 방지교육이 저절로 되는 것일까.

현재 실행하고 있는 '클린 바스켓' 신고제는 포상금 기준을 상향해 강화한다고 한다. 이미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제도다. 과연 KBL이 제보를 통해 불법 스포츠도박을 사전에 잡아낸 사례가 한 번이라도 있었는가.

마지막 구단별 자정 캠페인도 실효성이 미비하다. 사회봉사활동을 잘한다고 불법도박을 하지 말란 법은 없다.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이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승부조작 및 불법도박은 프로농구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어려운 문제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만 하는 KBL의 고충은 이해할만하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미봉책은 크게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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