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용감했다..튀니지 호텔직원들 인간방패로 관광객 보호"

2015. 6. 3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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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테러 때 시민이 지붕위에서 타일 던져 테러범 쓰러뜨리기도

튀니지 테러 때 시민이 지붕위에서 타일 던져 테러범 쓰러뜨리기도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튀니지 호텔 테러 사건의 충격 속에서도 테러범을 뒤쫓고, 지붕 위에서 타일을 던져 테러범을 쓰러뜨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호하려 `인간방패'를 만들기도 한 튀니지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감동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테러 희생자 38명 중 영국인이 30명이나 되는 만큼 주로 영국의 언론 보도를 통해 당시 관광객들을 보호하려 하거나 테러범을 저지하려 했던 호텔 직원 등 튀니지인들의 용감한 행동이 알려지고 있다.

영국의 24시간 뉴스 방송인 '스카이 뉴스'에 보도된 영상 중에 테러범 세이페딘 레즈귀(23)의 뒤편에 남자 여러 명이 서 있는 것에 대해 처음엔 "공포에 쌓인 방관자들" "왜 테러범을 공격하지 않았지?" 등의 얘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곧 이들이 인간방패를 만들고 있었다는 관광객의 증언이 잇따랐다.

사건 당시 인접 리조트에서 부인과 함께 휴가 중이던 존 여먼이라는 영국인은 테러 이틀 후인 28일 트위터를 통해 "(테러범) 배경의 사람들은 (인접) 다른 호텔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방패를 만들었다"며 "그들은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 30일 자에 따르면, 그의 부인은 사건 뒤 영국에 돌아와 맨체스터에서 만난 영국인 커플로부터 들은 말을 빌려 "그 사람들은 호텔 직원들이었는데, 테러범을 향해 '우리를 지나가려면 우리를 죽이고 가라. 우리는 무슬림(이슬람교도)이다'라는 뜻의 말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영국인 커플은 호텔 요리사가 자신들에게 뛰어와 이런 말을 해주면서 죽을 힘을 다해 달아나라고 했다는 것.

여먼의 부인은 튀니지 호텔 직원들의 이러한 용감무쌍함을 보고 "인간에 대한 신념이 좀 더 커졌다"며 "사람들은 무슬림, 무슬림이라며 탓하지만 무슬림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하고 "호텔 직원들에게 어떤 감사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언 심스라는 영국인은 여먼에게 보낸 글에서"나도 그때 그 자리에 있었는데 우리가 달아나면서 숨을 곳을 찾고 있는데 호텔 직원들이 뛰어나와 도와줬다"며 "그들은 매우 용감했다"고 적었다.

영국 채널4 뉴스는 몬세프 마이엘이라는 건축업자가 인근 건물 지붕 위에서 그 아래를 지나가던 테러범에게 타일 무더기를 던져 바닥에 넘어뜨렸다고 보도했다.

이 건축업자는 방송과 인터뷰에서 "내 의무, 어떤 튀니지인이든, 어떤 무슬림이든 해야 하는 의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하고는 당시 참상이 생각나는 듯 눈물을 훔쳤다.

스카이뉴스가 입수한 영상을 보면, 테러범이 사건 현장 호텔을 돌아다니며 관광객들에게 총기를 난사할 때 호텔 직원이 카메라로 찍으면서 그를 쫓다가 그가 가까이 있는 것을 알아채고는 무기 삼아 유리병을 집어들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고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가 30일 전했다.

이 영상에선 카메라를 든 직원이 총소리가 들리는 가운데도 거친 숨을 내쉬며 테러범을 찾아다니다 테러범에게 큰 소리로 외치는 장면도 들어있고, 그와 함께 테러범을 쫓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호텔 지붕에서 촬영한 듯한 또 다른 영상에서도 직원들이 테러범을 쫓는 장면과 지붕에 있던 사람들이 아래를 지나가는 테러범에게 던질 것들을 찾는 모습이 찍혀 있다.

존 카터라는 영국인은 영국 지역신문과 인터뷰에서 호텔 직원들의 도움으로 부인과 함께 세탁실에 숨을 수 있었다며 직원들이 재빠른 판단으로 많은 관광객들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이 영국인은 "직원들이 영국인들을 불러 모아서 방에 들여보낸 뒤 쇠사슬로 문을 걸어잠그고선 칼을 든 채 방 앞을 지켰다"면서 "그들은 테러범에게 벽돌을 던지기도 했는데 그들이 수백 명의 목숨을 구한 셈"이라고 말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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