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글로벌 영토戰..한국은 역주행?

2015. 6. 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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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들 ‘규모의 경제’실현 몸집불리기
亞국가들도 대형·집중화 올인 경쟁력 강화

정부는 면세사업자수 늘리는데만 치중
“대기업 나눠먹기식땐 되레 관광발전 毒”

글로벌 면세업계 판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 3월 신라면세점의 미국 면세점 디패스 인수에 이어 듀프리(Dufry)가 월드듀티프리(WDF)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면세 업계의 규모 경쟁을 촉발했다. 국내 업계도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몸집 불리기와 해외 인재 영입 등의 활동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면세점 정책을 이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키우기 보다는 면세 사업자 수를 늘려 쇼핑 인프라를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7월 중순께 서울 3곳과 제주 1곳의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을 진행 중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면세 산업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시내 면세점 특허가 대기업간 나눠 먹기식으로 진행될 경우, 한국 관광 산업 발전에 오히려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나아가 “국내 면세점 산업의 세계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면세시장은 글로벌 사업자간 규모의 경제 전쟁=현재 한국 면세시장은 8조3000억원 규모로 2009년 이후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면세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세계 2위인 듀프리는 세계 5위 뉘앙스(Nuance)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 이탈리아 면세점 WDF를 인수하며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면세 사업이 글로벌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정부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면세사업을 확대하고 각종 규제를 풀면서 면세점 사업의 대형화와 집중화에 힘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하이난 섬에 세계 최대 면세점을 오픈하고 2020년까지 세계 일류 관광휴양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으로 섬 전체에 면세혜택을 부여하는 ‘리다오 면세’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2020년까지 외국인 방문객의 수를 20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관광 진흥책을 발표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현재 6600개의 지방 면세점을 2만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관광대국 태국 역시 하나의 사업자가 전국의 면세점을 운영하는 면세점 사업의 집중화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대만정부도 관광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섬 전체 면세화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바람 잘 날 없는 면세점…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국내 면세점 시장이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불과 몇년 전인 2009년의 일이다. 국내 면세점은 외화 획득과 무역 수지 개선을 위해 1962년 김포공항 출국장에 처음 설치된 이후 1980년대 들어 아시안게임, 올림픽게임 등 각종 국제행사 유치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됐으며, 총 30개가 넘는 기업이 특허를 받아 면세점을 운영했다.

하지만 1990년대 외환위기 등 경제 상황 악화로 면세점들의 폐업이 속출하게 되었고 특히, 한진과 AK 같은 대기업들도 경영 악화로 각각 2003년과 2010년 면세점 특허를 반납했다. 또한 201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2개의 중소기업이 정부의 허가를 받았지만 이중 4곳이 허가권을 반납했고, 남은 중소면세점들 또한 재정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자 선정에 있어서 면세점 사업의 특수성도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면세점은 제조업체들이 입점해 물건을 판매하는 백화점과 달리 사업자가 물품을 사들여 되파는 형태인 까닭에 상당한 자금이 확보되고 재고 관리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 필수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해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 대해서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서울 시내 면세점 중에는 지난 6월 둘째 주 외국인 매출이 전년대비 최대 30% 감소하는 곳도 있었다.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면 지속가능한 면세점 운영이 어렵게 된다. 실제로 한진그룹의 경우 지난 2003년 사스로 인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1.1% 감소한 475만 명에 그치는 상황에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처럼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면세점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학과 연구교수는 “면세점 사업은 이제 국가적인 사업”이라며, “이번 서울 시내 추가 특허 여부에 따라 관광 산업 발전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중국 관광객 1000만명 시대에 대비해 새로운 면세점의 방향을 제시하고 한국 관광의 발전을 선도 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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