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돌리기?' 박수 마땅한 김동광 감독 결단

스포츠 2015. 6. 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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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김동광 전 서울 삼성 감독(62)이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송도고와 고려대 출신 김동광 감독은 실업농구 기업은행과 프로 SBS(현 KGC) 삼성 사령탑을 거친 베테랑 지도자다.

김동광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과 코치직을 수차례 역임한 바 있어 국제 경험이 풍부하다. 김 감독은 9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리는 제28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하게 된다.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우승해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에 나갈 수 있다. 2~3위를 하면 대륙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나라들이 모여서 벌이는 올림픽 최종예선 출전권을 얻는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28위 한국은 아시아선수권에서 C조에 편성돼 중국(14위), 요르단(29위), 싱가포르와 맞붙게 됐다. 이번 대회에는 16개 나라가 출전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조 상위 3개국씩 12강 결선리그를 치르고 이후 8강 토너먼트로 순위를 정한다.

현재 대표팀을 둘러싼 상황은 암울하다. 한국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후 올해 아시아선수권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노장 선수들이 많아 세대교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심지어 대표팀은 극심한 감독 구인난에 시달렸다. 올해부터 프로농구 시즌이 앞당겨지면서 유재학, 유도훈 등 후보로 거론되었던 현직 프로 감독들이 모두 대표팀을 고사했다. 급기야 대한농구협회는 대표팀 감독을 공개 모집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이마저도 지원이 신통치 않았다. 결국 농구계 원로이자 현재 맡고있는 팀이 없는 김동광 감독에게 SOS 요청이 갈수밖에 없었고, 김 감독은 고심 끝에 농구인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이를 수락했다.

우여곡절 끝에 선장은 찾았지만 대표팀을 둘러싼 기대치는 바닥에 가깝다. 일찌감치 '폭탄돌리기'라는 조롱을 받았을 만큼, 누가 감독직을 맡아도 이번 대표팀에서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잘못하면 감독이 혼자 책임을 뒤집어쓰게 될 가능성도 높다.

김 감독도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자칫 농구인으로서 쌓아온 명성에 흠집이 될 수도 있는 부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기대치가 없기에 부담도 적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이번 대회 성적이 어찌됐든 김 감독에게 책임을 돌리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기에 그만큼 더 소신껏 대표팀을 이끌 수 있다.

팬들도 김동광 감독의 선임 소식이 알려지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김 감독은 삼성 사령탑과 프로농구 해설위원을 거치며 특유의 남자다운 성격과 거침없는 돌직구 입담으로 젊은 팬들에게서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대표팀의 성적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가장 어려운 시기에 기꺼이 대표팀의 구원투수 역할을 감수한 김 감독의 대승적인 용기와 국가를 위한 희생정신은 분명 박수 받아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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