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러난 SK '시스템 야구', 미래는 있나
‘시스템 야구’는 2015년 SK가 품은 키워드다. 구단 차원의 팀 개혁 의지로 ‘시스템 야구’는 기존 현장 중심의 야구가 주류였던 KBO리그에서 무게 중심을 조금 옮겨 현장과 프런트간의 조화로 팀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매뉴얼 야구’라고도 하는데 단순히 눈 앞의 성적에만 급급한 게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큰 그림 속에 팀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는 선진 야구단으로의 변화 의지이면서 이를 통해 제 2의 중흥기를 열겠다는 뜻도 함축한다.
지난 시즌부터 SK의 방향성은 일찌감치 ‘시스템 야구’에 맞춰져 있었다. 신임 사령탑도 2군 감독과 육성 총괄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강점으로 평가받은 김용희 감독을 적임자로 낙점했다.
그러나 야심차게 출발한 SK의 지향점 ‘시스템 야구’는 치명적 오류 속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왕좌 복귀까지 탐내던 SK의 현 주소는 처량하다. 삼성의 통합 5연패를 저지할 대항마로 꼽혔으나 71경기를 치른 현재 35승1무35패의 성적으로 공동 6위로 처져있다.
총체적인 위기다. 안되는 팀의 문제점을 찾자면 하나둘이 아니다. 타선은 끝없는 집단 슬럼프에 발목을 잡혀 있다. 잔루, 실책, 병살 등 안정적인 팀 전력을 평가하는 지표는 하위권에 더 가깝다. 투·타 주축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제대로 된 전력을 구축할 기회가 없었다는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이어지는 무기력한 경기 내용은 납득하기 어렵다.
성적에 대해서는 감독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투·타 엇박자보다 더 좋지 않은 건 현장과 프런트의 부조화다. 현장의 경기 운영에 벌써부터 의문점을 드러내는 내부 시각도 없지 않다. ‘시스템 야구’에 대한 안팎의 시각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만 돌이켜 보면 현장에서 오랜 공백기가 있었던 김 감독의 리더십은 어느 정도 우려를 안고 출발선에 섰다. 구단에서는 이에 “지도력은 이미 검증된 분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팀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 야구의 비전을 보여주고, 초석을 다져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현재 아직 시즌 반환점도 돌지 않은 상황에서 김 감독은 고립돼 있다는 느낌을 준다.
사실 ‘시스템 야구’의 본질은 프런트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감독이 매니저로서 역할이 강조되는 만큼 프런트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적극성을 띄고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 SK는 ‘시스템 야구’를 향한 인내심과 역량을 발휘하기 보다 외면하는 분위기다. 요즘 ‘책임을 회피한다’는 의미로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아몰랑’이 오버랩된다.
SK가 진정으로 ‘시스템 야구’로의 변화를 꿈꾼다면 이 시점에서 올해 팀 슬로건인 ‘원팀, 원스피릿’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즌은 진행중이다. 선두 삼성과는 6경기차로 희망은 있다. 7월의 SK는 어떻게든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도약할 수 있을지 지금이야말로 머리를 맞댈 시기다. 이는 ‘시스템 야구’에서 위기시 어떤 ‘매뉴얼’로 대응해야 할지 연구해 볼 찬스이기도 하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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