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욱의 야담농담]프로야구 반환점에서 보는 천적관계

박정욱 2015. 6. 3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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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포토]LG 유광남, \'NC선수들, 많이 놀라셨죠~\'
[스포츠서울]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KBO 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무사 1,2루에서 LG의 유광남이 김종호의 파울을 몸을 날려 잡아내고 있다.LG가 4-1로 이겨 위닝시리즈를 달성해 ‘NC의 천적’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LG는 올해 NC에 상대전적 8승 1무 2패로 크게 앞서있다. 잠실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2015 KBO리그 정규시즌이 3월 28일 개막한지 꼭 3개월을 보냈다. 제 10구단 kt의 첫 1군 진입으로 역대 최다인 720경기를 치르는 대장정 가운데 28일까지 절반인 362경기를 치렀다.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순위 경쟁은 아주 뜨겁다. 5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이 선두에 나서 있지만 2위 NC와는 불과 0.5경기차다. 날마다 선두가 바뀌는 형국이다. 3위 두산도 그 뒤에 반 경기차로 붙어 선두 재도약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1위와 4위 넥센과의 경기차도 2경기에 불과하다. 5위 한화마저 선두와 4.5경기차이니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삼성은 6월초 7연승하며 2위와 4경기차 선두로 나섰다가 연패하며 혼전의 수렁에 빠졌다. 순위 경쟁은 선두권뿐 아니라 중위권도 치열하다. 올해 처음 도입된, 포스트시즌의 끝자리인 ‘와일드카드’를 차지할 수 있는 5위는 9위 LG와에 겨우 4.5경기차 앞서있다. 포스트시즌의 주인공이 될 기회는 활짝 열려있는 셈이다.

순위 경쟁은 무더위가 시작되는 이제부터 본격화한다. 이런 화끈한 경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천적 관계’이다. 상위권 경쟁에 힘겨운 NC가 선두 도약의 고비마다 하위권에 있던 LG에 발목을 잡히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NC는 28일 잠실 LG전에서 1-4로 완패하며 상대에 위닝시리즈를 내줬다. 올시즌 LG에 2승1무8패의 형편없는 성적을 거뒀다. NC는 5월에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인 20승을 거두며 선두로 나섰다가 6월 첫 상대로 만난 LG에 스윕(3연전 전패)을 당하며 미끄러지는 등 ‘천적’의 등장에 눈물을 떨궜다.

천적은 NC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위권 팀들이 예외없이 천적에 울고 있다. 삼성도 예외가 아니다. NC에게 LG가 눈엣가시라면, 삼성에게는 한화가 그런 존재다. 한화에만 유일하게 상대전적 2승6패로 뒤져있다. 지난해 11승1무4패로 압도했고 통산 성적도 지난해까지 303승10무220패로 확실한 우세를 지켰던 것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3위 두산은 삼성에게만 유일하게 2승5패로 상대전적에서 뒤져있다. 두산은 지난 해에는 10승6패로 유일하게 삼성을 괴롭혔는데, 올해는 정반대 흐름이다. 4위 넥센은 NC에 올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4연패를 당했다. 역시 유일하게 약세를 보이고 있는 천적이다. 5위 한화도 NC에 2승5패로 뒤져 넥센과 동병상련을 느껴야 했다. 한화는 또 kt에 5승4패로 앞서고 있지만 다른 상위팀에 비해 많은 승수를 올리지 못해 경쟁팀에 상대적으로 뒤졌다.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속에 NC는 하위권 팀에 번번이 덜미를 잡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상위권 팀들은 ‘천적 극복’을 완수하지 못한다면 후반기에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천적’의 사전적 의미는, 먹이 연쇄에서 포식자를 말한다. 스포츠계에서는 특정팀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자랑하는 팀을 뜻한다. 천적이 등장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전력의 차이만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받는다. LG 양상문 감독이 NC에 강한 것에 대해 “아무래도 NC를 만나면 타자들의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하거나 LG 마무리투수 봉중근이 “지난 해 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 3승1패)의 기억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한 것에서 보듯, 심리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하고 있다.

‘천적’은 흔히 ‘라이벌’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올해 NC를 괴롭히고 있는 LG는 최근 5년 동안 넥센만 만나면 고전을 거듭했다. 2010년에는 10승9패로 앞섰던 상대전적이 2011년 7승12패로 밀리기 시작해 2012년 6승13패, 2013년 5승11패, 2014년 7승9패를 거쳐 올해 2승6패로 이어지고 있다. 통산 전적에서도 52승82패 크게 뒤져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엘넥라시코’는, LG가 천적 넥센에 당한 잔혹사의 또다른 이름이다.

천적이 있어 더욱 흥미로운 2015 KBO리그다.
박정욱 체육2팀장 jwp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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