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창식 "입단 12년째, 첫 가을야구를 위하여"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2015. 6. 30.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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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송창식이 스포츠경향과 인터뷰 뒤 대전구장을 배경으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김기남 기자
한화 송창식이 대전구장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한화 김성근 감독의 요즘 바람이 있다면 ‘송창식 같은 투수 한명만 더 있으면 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 27일 문학 SK전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다 6-8로 패한 뒤 원정 숙소에서 쉽게 잠들지 못했다. ‘송창식 카드’가 살아 있었다면, 조금 더 유연한 불펜 운용으로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복기가 따랐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송창식을 다음날인 28일 일요일 경기 선발로 예비해두고 있었다. 일찌감치 선발로 통보해둔 터라 27일 경기에 당겨쓰기 힘들었다. 김 감독은 다음날까지도 “아, 송창식을 말이야…”라며 여운이 가시지 않은 쓴맛을 다셨다.

송창식은 오른손투수가 할 수 있는 모든 보직을 소화할 수 있다. 선발투수부터 마무리, 중간에서 롱릴리프 그리고 원포인트 셋업맨까지 어느 자리에 갖다놔도 어울린다.

2004년 프로 입단 뒤 이런저런 사정으로 마음껏 뛴 시즌이 많지 않지만, 통산 성적이 24승26패 22세이브 24홀드로 다채로운 것도 그런 이력을 밟아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송창식은 변화 무쌍한 김 감독의 마운드 운용에 가장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송창식은 올해도 선발승 1차례 포함, 3승3패 8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불펜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선발 등판이 잦았다.

불어나는 각종 기록 만큼 강렬히 가을야구를 향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송창식을 대전구장에서 만났다.

■PS로 가는 길 ‘12년만에’

올해 목표를 묻자 단 1초의 망설임도 없다.

“뭐, 당연히 가을야구죠.” 으레 하는 팀성적 얘기와는 다르다. 송창식은 2004년 세광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한 뒤 12년째를 맞고 있지만, 포스트시즌을 한 차례도 경험하지 못했다. 2004년 신인으로 8승(7패)를 거두며 무난히 출발했지만, 성적을 내는 시즌에는 팀이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고, 팀이 순항하는 시즌에는 자신이 부상 등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그 사이, ‘버거씨병’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고 다시 복귀하며 2시즌을 그냥 보내기도 했다.

송창식은 “올해는 어쨌든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팀이 5위권에서 버틴지 꽤 오래 됐지만, 마음 놓을 단계는 전혀 아니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김 감독이 그간 선수단에 강조했던 얘기 한토막을 곁들였다. “됐다고 했을 때 위기가 온다고 하셨다. 정말 다 될 때까지 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화 팬, 이렇게 많은가요”

송창식은 한화 팬들 움직임에 자주 놀라고 있다. 다른 한화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가운데 KT와 맞붙으며 수원구장 스탠드를 가득 채운 지난 5월23일부터 이틀간의 경험이 단연 압권이라고 했다.

시즌 전부터 끓어오른 한화팬들의 열정은 이미 체감하던 터였지만, 신생구단 KT 홈구장까지 만원관중으로 가득 찰 줄은 몰랐다. 더구나 한화를 응원하는 관중이 훨씬 많았다.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감동이었다,

송창식은 “홈경기 때는 잘 몰랐는데, 수원에서 매진이 되는 것을 보고 ‘한화팬 정말 많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우리끼리 서로 얼굴 쳐다 보며 ‘한화팬이 이렇게 많나’라며 팬 얘기를 한참 했다. 큰 힘을 얻는 느낌”이라고 했다.

송창식은 개인적으로는 인지도가 살짝 떨어진다고 했다. 프로 입단 뒤 대전에서 꽤 오랜 시간, 홀로 거주한 뒤 올해는 ‘집밥의 힘’을 느끼기 위해 본가인 청주로 출퇴근을 하며 충청권에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길에서 알아보는 팬은 여전히 많지 않다. 송창식은 “아무래도 노력해야할 부분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송창식이 달라졌다

송창식은 올시즌 자신의 능력치를 2013년 수준으로 봤다. 송창식은 그해 마무리로 뛰며 4승6패 20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적어도 그 시즌 만큼의 공은 던질 수 있다고 자체 평가를 하고 있다.

‘2015년형 송창식’을 스스로 얘기하자면 두 가지 변화가 있다. 기술적으로 커브 구사율을 높였다. 직구, 슬라이더에 포크볼을 주무기로 쓰던 패턴에서 커브를 적극적으로 섞어 던지고 있다. 어쩌면 진짜 변화는 ‘마음가짐’에 있다.

송창식은 “지금까지 프로에서 뛰면서 느낀 것 하나는 프로 선수들 실력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에는 집중력 차이에서 결과가 좌우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덧붙여 “컨디션이 정말로 좋은데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게 바로 집중력 차이에서 나타나는데, 결국에는 매번 그렇게 공 한두개로 승부가 갈린다”고 했다.

송창식은 이 대목에서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조한 얘기 한 토막을 끄집어냈다. “타자는 타율 3할 쳤다고 만족하면 안되고, 실패한 7할에서 문제를 찾으라고 하셨다. 성공한 것보다 실패한 것에서 뭔가를 찾으라는 것인데, 투수 입장에서는 10승을 했어도 7패를 했다면 7패 중에서 뭔가를 찾아야한다. 그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또 김 감독

프로야구사를 대표하는 3명의 김 감독이 있다. 현재 한화 사령탑인 김성근 감독과 이전 사령탑인 김응용 감독, 또 2009년까지 한화 사령탑을 한 김인식 감독이다. 송창식은 이들 세 사령탑을 모두 직접 경험했다.

비교 체험을 묻자 송창식은 손사래부터 쳤다. “감히 제가…”라며 곤란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세 김 감독의 각기 다른 개성만은 선수들이 공유하는 대목이다.

송창식은 선수단과 스킨십으로는 김성근 감독이 우선 떠오른다고 했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에 승리하면 선수들을 맞으며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그 틈에도 수훈선수에게는 악수하듯 손을 내민다. 이에 송창식은 “기술적으로도 가까이서 말씀을 많이 해주시며 스킨십을 갖지만, 하이파이브를 하다가 갑자기 손을 잡아주실 때가 있다. 그게 묘하게 힘이 된다. 뭔가 뿌듯함이 밀려 올라온다”고 했다.

송창식은 김인식 감독은 유머를 담은 한마디로 선수들을 움직이는 점을 들었고, 김응용 감독의 과묵한 카리스마도 살짝 소개했다. 이 주제로 더 이상 대화가 진전되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표시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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