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윔블던 1회전 패배', 진한 아쉬움 남았다
세계랭킹 79위 정현(삼성증권 후원)이 자신의 그랜드슬램 본선 데뷔 무대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정현은 29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 클럽 10번 코트에서 열린 남자단식 1회전에서 피에르-위그 에베르(프랑스, 151위)와 풀세트 접전을 펼친 끝에 2-3(6-1 2-6 6-3 2-6 8-10)으로 패했다. 무려 3시간 11분이 소요된 경기였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이 지난 2008년 프랑스오픈 단식 2회전에 진출한 이후 한국 선수로는 7년 만에 그랜드슬램 단식 본선에 진출했으나 첫 승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1세트 정현이 에베르의 서비스 게임을 연거푸 브레이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정현은 경기 초반 2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4-0으로 일찌감치 달아났다. 적극적인 네트 플레이도 돋보였다.
정현은 1세트 첫 서브 성공률(65%, 에베르35%), 첫 서브 득점률(91%, 에베르57%), 위닝샷(10개, 에베르3개), 서브에이스(2개, 에베르0개) 등 모든 면에서 에베르보다 나은 기량을 선보였다. 결국 정현이 21분 만에 1세트를 승리했다.
2세트 초반 정현은 자신의 첫 서비스게임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이후에도 3연속 더블폴트를 범하는 등 1세트와는 전혀 다른 플레이를 펼쳐 에베르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0-4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처음으로 지켜낸 정현은 그러나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2세트를 31분 만에 내줬다. 2세트에서 57%에 그친 첫 서브 득점률과 9개에 달하는 언포스드에러(Unforced Error: 자책성 실수)가 정현의 발목을 잡았다.
1-1로 세트스코어 동률을 허용한 정현은 3세트 에베르의 서비스게임을 한 차례 브레이크 하는 등 노련한 플레이를 했다. 정현은 언포스드에러를 2개로 줄이고, 첫 서브 성공률을 72%로 끌어올려 에베르를 압박했고, 큰 위기 없이 3세트를 승리했다.
정현은 4세트 자신의 첫 서비스 게임을 8차례 듀스 접전 끝에 내주며 또 다시 주도권을 빼앗겼다. 긴 랠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위닝샷이 부족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결국 에베르가 4세트를 승리하며 경기를 마지막 5세트로 몰고 갔다.
5세트 승기는 정현이 먼저 잡았다. 정현은 게임스코어 1-1에서 에베르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하고,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지키며 3-1로 앞섰다. 하지만 에베르가 게임스코어 4-4 동점을 만들면서 균형을 맞췄다.
이후 두 선수는 각자의 서비스게임을 지켜내면서 엎치락뒤치락했다. 정현은 게임스코어 6-7에서 상대에게 매치포인트 기회를 내줬지만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정현의 서비스 게임 때마다 위기가 찾아왔고 결국 8-9에서 에베르에게 서비스 게임을 내줘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현은 실수를 줄이는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으나 상대에게 수많은 네트플레이를 허용했다. 이 때문에 발리로 인한 실점이 많았다. 또 정현이 8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한 반면, 에베르는 23개를 기록하며 큰 차이를 보였다.
올 초 열린 호주오픈 단식 예선 1회전에서 정현이 에베르에 6-4 6-2로 손쉬운 승리를 거둔 것을 생각했을 때 이날 결과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랜드슬램 본선 무대라는 중압감도 작용했을 법 하다. 정현은 올해 남은 마지막 그랜드슬램 US오픈(8.31~9.13)에도 출전해 그랜드슬램 첫 승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헤럴드스포츠=유태원 기자 @Linsanity_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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