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의 야구생각] '현장 떠난 지 6년', 왜 김인식 감독인가?

김대호 입력 2015. 6.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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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 설명처럼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이 ‘프리미어 12’ 감독으로 가장 적임자였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고개가 갸우뚱해 진다.

KBO 기술위원장이 뭐하는 자리인지 궁금했는데 이번에 KBO 스스로 해답을 내놨다. 국가대표 감독이 기술위원장을 겸하고 기술위원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이 29일 "프리미어 12" 감독에 선임됐다. 현장을 떠난 지 6년째인 老 감독을 선택한 것이 최선인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과 결승 진출. 물론 김인식 감독의 업적이다. 그래서 또 ‘김인식 감독’ 이란 논리엔 동의할 수 없다. 2006년 1회 대회 땐 현역 감독 중 최고 연장자(당시엔 전년도 우승팀 감독 규정이 없었다)라서 됐고, 2009년 2회 대회 땐 전년도 우승 사령탑인 김성근 SK 감독이 고사하는 바람에 그 자리에 앉았다.

무엇보다 현장을 떠난 지 6년째다. 예비역 장성에게 군복을 입혀 전장에 투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무기는 새로워졌고, 적의 전략과 전술은 몰라보게 발전했다. 더욱 중요한 건 우리 군의 시스템이 확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연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

더욱이 김인식 감독은 2009년 2회 W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감독의 작전미스를 선수에게 전가했다.

기술위원장으로 참여했던 2013년 3회 WBC에선 상대팀에 대한 안일한 전력분석으로 1차예선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방식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한국 야구엔 최근까지 감독을 역임한 재야인사가 여럿 있다. 이들에게 ‘프리미어 12’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역 복귀를 노리는 이들은 이 대회를 통해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최소한 감독에겐 이 보다 더한 ‘동기 부여’는 없을 듯싶다. 이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도 KBO의 책무인데 안타깝다.

‘프리미어 12’는 WBC와 다르다. 최정예 멤버를 선발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엄연한 국가대항전이다. 일본은 벌써부터 최고의 선수로 팀을 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대만도 마찬가지다. ‘스포츠 농한기’인 11월, 국민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할 것이다. 유망주 우선 선발, 젊은 대표팀…. 말은 좋지만 자칫 망신당할 수도 있다.

김인식 감독을 선택한 KBO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최선’이었는지 묻고 싶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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