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울린 원유시장..사우디-이란 격돌 임박

2015. 6. 30. 05: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4월2일 저녁. 이란 핵협상이 잠정 타결됐다는 기자회견이 열린 스위스 로잔공대 강당 단상의 마이크 앞에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입에서 뜻밖의 '선전포고'가 나왔다.

"이란은 이제 국제 원유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복귀할 것이다"

잠정 타결안의 내용과 향후 추가 협상 계획을 발표하던 이날 기자회견의 맥락과는 전혀 다른 다소 뜬금없는 언급이었다.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날 발표장에서 자리프 장관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된 뒤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풀리면 이란이 가장 먼저 무엇을 할 것인지 선언한 셈이다.

서방의 대이란 제재의 핵심은 이란의 돈줄인 원유·가스 수입원을 고사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은 이란산 원유·가스를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수입 대금이 오가는 은행과 이를 운반하는 선박회사 모두 제재 대상에 올려놨다.

그렇지만 이란 핵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원유 전쟁'의 총성은 이미 울린 것이나 다름없어졌다.

자리프 장관이 장담한 것처럼 원유 확인 매장량 4위의 이란이 실제로 국제 원유시장의 '주요 플레이어'가 되면 시장은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

이미 중동 산유국들의 시장 점유 경쟁이 심상치 않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의 지난달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제재에 발이 묶인 이란마저 핵협상 타결 시한을 앞두고 원유 수출량이 3년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일 내놓은 6월 원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최대 원유수출국 사우디의 지난달 일일 평균 산유량은 1천25만배럴로 사상 최고치였던 전달(1천16만배럴)보다 증가했다.

이라크의 일일 산유량도 4월 375만배럴에서 지난달 385만배럴로 늘었고,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287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전세계 산유량은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감산에도 일일 9천600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만 배럴이나 늘었다.

지난달 이들 3개국 산유국이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OPEC 회원국의 공식 산유 목표량인 일일 3천만 배럴보다도 100여만 배럴이 더 많아졌다.

이란의 지난달 일일 원유 수출량은 전달보다 23만5천배럴 많은 140만배럴로 집계돼 서방의 추가 경제·금융 제재가 발효된 2012년 6월 이후 최고치였다고 IEA는 이 보고서에서 밝혔다.

I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의 주요 시장은 제재 하에서도 거래를 유지했던 중국, 인도 등 아시아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시장은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의 주요 거래처이기도 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핵협상이 타결되면 셰일오일에 이어 '이란산 저유가 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런 시나리오라면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5∼15달러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석유 메이저' 로열더치셸과 이탈리아 ENI는 최근 테헤란을 방문, 이란 고위 당국자와 접촉했다. 이란은 경제 제재로 원유 생산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적 에너지 기업의 대규모 자금과 최신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란의 산유량이 제재 해제 뒤 단시일 내에 회복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하지만 이란은 제재가 해제되자마자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비축한 원유를 즉시 국제 원유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등 중동 주요 산유국이 OPEC의 목표 산유량을 넘기면서까지 원유를 뽑아내는 것은 중동산 원유의 주요 시장인 아시아를 놓고 이란의 시장 확대를 선제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IEA는 "이란 정부는 경제 제재가 풀리는 날만을 준비하고 있다"며 "제재가 없어지면 일일 산유량이 몇 달 안에 340만∼36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의 지난달 일일 산유량은 285만 배럴이었다.

hskang@yna.co.kr

김태호 '제2 연평해전 개죽음' 발언 논란
中 20대 남녀, '여자쪽 과도한 결혼예물 요구'에 투신자살
"성적 나쁘다" 폭행…초등생 아들 이 부러뜨려
"메르스 환자와 마주쳤을 때, 놀랐지만 오히려 대담해졌다"
"제2연평해전 막을 수 있었다"…당시 통신감청부대장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