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부터 '부실 덩어리'..최근 5년 평가결과 입수
[앵커]
그 이후에도 바뀐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한 가지만 알려드리겠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난 뒤, 이런 참사를 막기 위해서 건물에 대한 정밀안전점검 제도가 도입이 됐죠. 콘크리트 강도와 구조물 변동 등 15개 항목을 2, 3년에 한 번씩 점검하도록 의무화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안전점검의 상당수가 엉터리다라는 결과를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이래가지고서야…라는 말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구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원주 중앙시장입니다. 건물 곳곳에 균열이 가 있습니다.
[김혜경/중앙시장 상인 : 불안해요. 금도 많이 가고. 전깃줄도 정리가 안 돼 있고요.]
지난 2011년, 한 업체가 안전점검을 했습니다.
15개 항목을 평가했지만, 균열과 보수해야 할 지점은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안전점검 업체 관계자 : 우리 직원이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습니다.]
한국시설공단이 최근 5년간 전국에 걸쳐 실시한 정밀안전점검 평가 결과를 JTBC 취재팀이 입수했습니다.
전체 1300여 건의 건물 안전점검 가운데 230여 건이 부실 점검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는 삼풍백화점과 같은 상가 건물이 13곳, 주거용 건물도 24곳, 병원도 7곳이 포함돼 있습니다.
충남 아산의 한 아파트 안전점검 현장.
콘크리트의 압축 강도를 측정하고 구조물 변동 가능성을 평가합니다.
[박승주/안전점검업체 현장소장 : 본부재를 가지고 하다 보니 해체와 복구가 복잡해 현장조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부실 점검으로 확인된 16층 규모의 한 상가의 경우, 점검 기간은 단 이틀에 불과했습니다.
교량 세 개를 하루에 점검한 경우도 있습니다.
부실 안전점검의 98%는 저가 용역이었습니다.
[정란 단국대 교수/삼풍백화점 규명 감정단 위원 : 안전과 관련한 일은 가격을 가지고 경쟁시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유명무실한 안전 점검은 또 다른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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