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롯데의 민낯, 가야할 길은 어디인가

입력 2015. 6. 29. 05:59 수정 2015. 6. 2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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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28일 사직 넥센 히어로즈전이 롯데의 올 시즌 73번째 경기, 시즌 144경기 가운데 절반을 넘어섰다.

현재 팀 성적에 만족할 구단 관계자나 코칭스태프, 선수, 팬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롯데는 34승 39패, 승률 4할6푼6리로 리그 8위를 기록 중이다. 9위 LG 트윈스가 최근 10경기 7승 3패로 상승세를 타면서 롯데는 8위 자리마저 반 게임차로 쫓기게 됐다. 6월 롯데는 8번의 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위닝시리즈를 거두지 못하는 부진을 겪고 있다.

▲ 무엇이 문제인가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일단 부문별 팀 성적부터 살펴보자 롯데는 28일 현재 팀 타율 2할7푼4리로 리그 4위, 홈런 102개로 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총 득점은 392점으로 리그 5위다. 타율과 홈런 수에 비해서는 팀 득점이 부족한 편이다. 공격의 짜임새가 헐겁거나 득점권에서 약하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도 롯데 타선은 리그 중상위권은 된다.

문제는 투수력이다.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5.22로 10개 구단 중 9위다. 팀 평균자책점 5점 대는 신생구단 kt 위즈(5.82)와 롯데 둘 뿐이다. 팀 퀄리티스타트는 31번으로 리그 2위,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선발투수의 좋은 성적은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 두 명의 외국인투수 성공에 기댄 면이 크다. 둘의 퀄리티스타트는 모두 21번으로 선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외국인투수 2명이 짐을 싼 kt의 팀 평균자책점이 5점대인 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외국인투수 원투펀치를 보유한 롯데 마운드의 고전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시즌 반환점을 돌았지만 롯데 마운드에 확실하게 정해진 건 린드블럼과 레일리, 그리고 송승준까지 셋뿐이다. 마무리투수는 벌써 3번이나 바뀌었고 4,5선발은 여러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정확한 보직을 부여받지 못한 투수들은 길 잃은 양처럼 목표의식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종운 감독은 "투수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는데,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

▲ 성과는 무엇인가

분명 성과도 있다. 올해 롯데는 외국인선수 스카우트에 성공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선수 선발에 있어서 크게 실패하지 않았던 롯데는 라이언 사도스키 코치 영입과 동시에 더욱 빼어난 외국인선수 선구안을 갖추게 됐다.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마운드에서 제 역할에 충실하고 있으며, 외국인타자 짐 아두치 역시 공수주 모두 갖춘 선수로 팀에 헌신하고 있다.

린드블럼과 레일리, 아두치 모두 기량과 팀 적응에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린드블럼은 16경기 2완투 1완봉 9승 5패 평균자책점 3.50으로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고, 레일리는 15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 중이다. 레일리는 승운이 다소 따르지 않았지만, 퀄리티스타트는 모두 11번으로 린드블럼(10번)보다 많다. 6월 초 타격부진을 겪었던 아두치는 최근 5경기 연속안타를 치며 살아나고 있는데, 시즌 성적은 62경기 타율 2할8푼4리 11홈런 45타점 12도루다.

또한 강민호의 부활은 분명 롯데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타격 쪽에서 고전했던 강민호는 반환점을 돈 지금까지 타율 3할2푼에 24홈런 60타점을 기록 중이다. 단순계산을 하더라도 포수 최초의 3할-30홈런-100타점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여기에 황재균도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넘기며 타율 3할1푼 20홈런 59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 나머지 절반, 롯데의 반란은 가능할까

롯데는 시즌 절반까지 몇몇 시행착오를 겪었다. 장기적인 플랜보다는 당장 오늘 1승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모든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는 건 프로로서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연간 144경기 장기전에서는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게 필요하다. 비록 3연전 첫 날 지더라도 잘 져서 나머지 2경기는 승리를 거두는 게 좋은 팀이다.

비록 롯데의 시즌 절반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여전히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5위 한화와 8위 롯데의 격차는 4경기, 5강 진입이 올해 롯데의 1차 목표는 아니지만 얼마든지 따라붙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변신이 필요하다.

롯데의 장점은 장타력과 확실한 원투펀치다. 이 틀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야구를 하는 게 필요하다. 장타력은 있지만 짜임새가 부족한 타선은 기복을 줄이는 게 필수다. 반드시 필요한 퍼즐은 빠른 발과 타격 능력을 겸비한 손아섭이다. 6월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운 손아섭은 7월 초 복귀가 유력하다. 분명 손아섭이 필요하지만, 절대 서둘러서 복귀시켜서는 안 된다. 롯데의 현재 성적은 벤치의 조급한 결정도 한 몫을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멀리 보고 팀을 꾸려가는 것이다. 출발은 상식적인 운용이다. 선수들에게 공정하게 기회를 주고, 선수 기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자기 자리를 찾아 주는 게 필요하다. 올해 롯데의 현실적인 목표는 우승이 아니라 더 강한 팀을 위한 체질개선이다. 롯데가 남겨 둔 71경기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 결코 늦지 않았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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