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 향 가득한 중목구조 집

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2015. 6. 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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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프리컷 방식으로 짓다

어디에든 좋은 풍경을 많이 품고 있는 제주이지만, 그중에서도 손에 꼽힐 아름다운 경치가 이곳에 있다. 전망 좋은 대지에 일본식 프리컷 중목구조로 지어진 애월읍 주택을 찾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대지면적 669㎡(202.37평) 건물규모 지상 2층 건축면적 132.58㎡(40.10평) 연면적 176.4㎡(53.36평) 건폐율 19.82% 용적률 26.37% 주차대수 2대 최고높이 8.85m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 - 중목구조 구조재 벽, 지붕 - 삼나무 구조목 지붕마감재 KMEW 세라믹기와 외벽마감재 KMEW 세라믹사이딩 단열재 ECOBATT 그라스울 나등급 창호재 ENSUM 독일식 시스템 창호 설계 산방건축사사무소 064-792-3811 시공 대한ENC 064-749-2178 www.dhenc.co.kr

중목구조 시공과정

01 부재별로 포장되어 현장에 입고된 삼나무 구조목 02 중목구조의 정교한 결합은 수평모르타르 작업에서 시작된다. 03 공장에서 프리컷된 부재들은 현장에서 각각 결합된다. 04 부재들은 철물에 의해 결합되므로 망치만으로 시공된다. 05 구조목과 철물의 결합으로 완성된 중목구조 형태 06 중목의 뼈대에 벽의 구성을 위해 샛기둥이 시공된다. 07 골조 시공 이후의 시공과정은 경량목구조와 동일하다. 08 제주의 기후에 맞추어 레인스크린은 필수적으로 시공한다.

제주시 서쪽, 애월읍 초입에 위치한 광령리. 그곳에 중목구조로 지어진 주택 한 채가 초록빛 귤밭 위에 떠 있다.

제주에 정착한 지 어느덧 30여 년이라는 건축주가 집을 짓기로 결심한 건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개조해 살던 주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손 볼 곳이 많아졌고, '집'이 오히려 '짐'이 되는 시점에 이르러, 새집을 짓기로 마음먹었다.

건축주와 이 집을 시공한 대한ENC 오권만 대표는 오랜 기간 알고 지내온 사이로, 집짓기 전 대지를 구입하는 것부터 많은 대화가 오고 갔다. 그러던 중 애월읍에서 아직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부지 일대를 발견하였고, 불모지의 땅을 하나둘 정리하고 나니 땅은 최고의 전망을 가진 매력적인 곳으로 변모했다.

이곳은 주변 일대보다 높은 고도에 위치하여 제주 시내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새로운 땅으로는 근래에 보기 힘든 전망을 가진 장소였다. 이러한 대지의 특성은 자연스레 집에 대한 건축주의 생각도 다시 정리하게 해주었다.

"차를 타고 복잡한 시내를 지나 인적이 드문 전원에 들어서는 과정이 집에도 반영되길 원했죠. 차에서 내려 집 안에 들어서면 공적인 생활공간을 거쳐 사적인 공간에 이르기까지, 대지가 지니는 장점들이 집에 그대로 묻어나길 바랐어요."

이러한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주차장 필로티 공간과 내부 스킵플로어(Skip Floor) 방식으로 적용되었다. 대지의 출입이 가까운 곳에 2대의 주차공간을 두고 그 위에 놓인 주방과 거실은 심플한 박공지붕을 앉혔다. 반면 대지 후면의 아래층은 손님 공간, 위층은 주인 공간으로, 이곳은 완만한 평지붕으로 생활공간이 이어진다. 이 둘의 매스 사이에 위치한 계단은 첨탑의 모양으로 각각의 공간을 반 층으로 묶어주고 있다.

오 대표는 "이전부터 제주의 기후환경과 비슷한 일본의 중목구조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마침 럼버미야자키조합의 초청으로 일본의 중목구조의 산업을 순방할 기회가 닿았다"며 "이를 계기로 제주에서 일본식 중목구조의 시공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수순을 밟아 나갔다"고 전했다.

Interior Source

내벽 마감재 규조토 + 벽지 바닥재 구정마루 강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이누스 주방가구 한샘 조명 LED조명 계단재 CLT합판 현관문 코렐도어 방문 CLT합판제작 붙박이장 한샘 데크재 제주 현무암, 방부목

일본의 중목구조 산업은 의뢰하는 설계에 맞추어 구조재의 크기와 결합방식에도 내진설계가 이루어져 제작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각각의 부재는 정해진 시공 매뉴얼이 요구되고, 대한ENC는 럼버미야자키조합의 협력회사인 부산 니드하우스의 시공기술을 전수받아 콘크리트 기초에서부터 일본의 중목구조 기술을 최대한 반영하여 집을 시공하였다.

중목구조의 특성을 그대로 내부에 표현하기 위해 구조미가 돋보이는 공간은 기둥과 보를 노출하여 규조토로 마감하였다. 여기에 내부도어는 CLT합판으로 주문제작하여 전체적으로 나무가 돋보이는 따뜻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었다. 구조에서부터 마감재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소재와 시공방법이 적용되어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 조율이 많이 필요했던 현장이었다.

"제주의 기후에 맞추어 기밀에 더 신경을 쓰다 보니, 삼목 구조재의 두께에 있어 내부 기둥과 보의 노출 마감이 기존 중목구조와는 약간의 차이가 생겼어요. 이는 앞으로 중목구조물을 시공할 때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입주한 지 4개월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지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잘 지었다는 칭찬이 그저 쑥스럽기만 한 부부는 집을 짓고 마음 부자가 되었다. 한 공간에 가족이 모이고 이웃이 모여 즐거움이 넘쳐나는 삶, 이 모두가 마음이 누리는 호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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