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재 언론사 면접 봤다면 "경력만 뽑으면 경력 어디서?"

2015. 6. 20. 09: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언론진흥재단 언론사채용공고 1068건 분석결과… 경력공고 전체 40% 넘어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경력만 뽑으면 경력을 어디서 쌓나." 한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입사준비생의 호소는 현실이었다.

방송사 채용의 상당수는 비정규직이고, 정규직으로만 여겨졌던 기자직군의 경우도 온라인담당을 중심으로 계약직 채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또한 신입채용공고보다 경력채용공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받은 2010~2015년 언론사채용공고 1068건을 분석한 결과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 '인크루트', '미디어잡'과 언론사별 홈페이지 채용 공고를 토대로 채용현황을 정리했다. 그 결과 2010년부터 2015년 6월까지 경력사원 채용공고는 435건인 반면, 신입사원 채용공고는 292건으로 나타났다. 언론사 입사준비생들 입장에서 채용공고의 상당수가 경력사원모집이라 체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신입·경력사원 동시 채용공고는 324건으로 나타났다. 동시 채용모집은 마땅한 경력사원이 없을 때 신입사원이 채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온라인 취업포탈 '사람인'이 2015년 1분기 자사 사이트에 등록된 채용공고 83만 752건을 분석한 결과 '경력'만 채용한 공고는 25.4%였다. 반면 언론사채용의 경우 경력사원 채용비중이 41.4%로 나타나 타 직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신입·경력사원 동시 채용공고와 수시로 이뤄지는 경력직 스카우트까지 고려하면 언론사의 특수성을 감안해도 언론사채용에서 경력사원의 채용비중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 tvN 'SNL코리아' 면접전쟁 편의 한 장면.

이번 자료에선 방송사의 비정규직 채용 비중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11~2015년 113건의 MBC 채용공고에서 정규직채용은 11건, 계약직 채용은 93건이었다. MBC는 뉴스제작PD·컴퓨터그래픽 디자이너를 비롯해 사내변호사도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계약직사원 비중이 높아질수록 정규직사원 중심의 노동조합은 사내에서 영향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방송사 인력의 다수는 비정규직 사원들로 이뤄져 있다.

EBS의 경우 237건의 채용공고에서 정규직 채용은 41건, 계약직 채용은 196건으로 나타났다. 출판기획·프로그램 홍보·성우 등이 계약직으로 채용됐다. MBN의 경우 아나운서·기상캐스터를 프리랜서로 선발했으며, YTN도 앵커를 프리랜서로 채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방송사의 경우 기자와 PD를 제외한 상당수직군이 계약직 사원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 경우 방송사 파업동력은 해가 지날수록 줄어들기 마련이다.

대규모 인턴 채용도 눈에 띄었다. 동아일보는 2013년 5월 기자·PD직군 인턴사원 30명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또한 2013년 5월 신문·방송기자 32명을 인턴직으로 채용했다. 조선일보는 그해 11월 채용전제 인턴사원을 21명 채용하기도 했다. 아시아경제는 2011년, 한국경제는 2015년 온라인뉴스 기자를 인턴직으로 채용했다. 국민일보와 서울신문도 올해 온라인뉴스기자를 인턴직과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기자직군은 점점 정규직 신화에서 멀어지고 있다. 디지털조선일보의 경우 중국여행기자를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조선닷컴 라이프섹션기자도 계약직이다. 매경인터넷도 취재기자를 계약직으로 선발했다. MBC는 2013년 2월 법률·북한·의학전문기자와 아나운서도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이런 가운데 신입사원 채용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지난 4월 비상경영대책으로 '경영정상화까지 수습기자 공채 중단'을 포함했다. MBC는 2013년 이후 더 이상 정규직 신입 공채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나가기도 했다.

이 같은 언론사 채용공고 현황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 출신인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언론사의 정규직 채용문화가 점점 무너지고 있다"며 "기자직군의 경우 비정규직이 늘어날수록 보도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언론재단 조사분석팀은 "매년 전국신문사를 대상으로 언론종사자 신규 채용 현황을 포함한 신문산업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언론사가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사의 정확한 채용경향을 확인하기 위해선 언론사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통계는 채용 경향을 파악하기는 충분하나 공식 자료로 쓰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