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도 풀지 못한 '클리블랜드의 저주'

2015. 6. 18.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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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킹' 르브론 제임스(31)가 대활약을 펼쳤지만 '클리블랜드의 저주'는 풀지 못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 로언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6차전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97-105로 패해 2승 4패로 우승을 내줬다.

창단 첫 우승에 부풀었던 캐벌리어스 팬들은 안방에서 남의 우승 잔치를 지켜보는 아픔을 겪었다. 클리블랜드가 유독 프로스포츠 연고팀 우승과 인연이 없는 지역이기에 좌절감은 더 컸다. 유일한 구세주로 여겼던 '오하이오의 아들' 제임스도 저주를 풀지 못했다.

클리블랜드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별다른 즐길거리가 없는 클리블랜드에서 프로스포츠가 유일한 즐거움이다. 그런데 이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스포츠(MLB 인디언스, NFL 브라운스, NBA 캐벌리어스)의 최근 우승이 반세기가 넘었다. 세 팀은 도합 163시즌 동안 우승을 합작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미국 프로스포츠 모든 연고지 중 최장기록이다.

메이저리그 인디언스는 1894년 창단한 유서 깊은 구단이다. 그러나 월드시리즈 우승은 1920년, 1948년 두 번 뿐이다. 1995년 이후 디비전 우승만 7차례 했다. 프로풋볼 브라운스도 만만치 않다. 처음이자 마지막 슈퍼볼 우승이 1964년으로 51년이 지났다. 그나마 클리블랜드 지역에서 가장 최근에 우승을 한 프로팀이다. 미식축구는 오하이오주 캔턴이 발상지다. 콜럼버스에 있는 오하이오 주립대는 전미풋볼우승을 수차례 했다. 하지만 프로팀 브라운스는 우승횟수를 따져보기가 민망한 수준이다.

1970년 창단한 프로농구 캐벌리어스는 만년 하위팀이었다. 2003년 오하이오 애크런 출신 고교생 르브론 제임스를 전체 1순위로 선발하면서 희망에 부풀었다. 제임스는 2007년 캐벌리어스를 창단 첫 파이널로 이끌었다. 하지만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0-4로 완패를 당했다. 그래도 팬들은 '언젠가 제임스가 첫 우승을 해주겠지'하는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다.

제임스는 2010년 자유계약신분을 얻더니 돌연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했다. '디시전쇼'까지 열어 고향 팬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놨다. 유일한 희망 제임스의 유니폼을 불태우고 그에게 저주를 퍼붓는 지역 팬들이 많았다. 그만큼 배신감이 대단했다. 2014년 제임스가 클리블랜드 복귀를 선언했을 때 팬들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미우나 고우나 희망은 제임스 뿐이기 때문이다. 제임스는 "클리블랜드에서 못 다한 숙제가 있다"며 창단 첫 우승을 선언했다.

이번 파이널에서 제임스는 잘 싸웠다. 올스타 케빈 러브와 카이리 어빙이 부상당한 가운데 혼자 모든 짐을 짊어졌다. 제임스는 파이널 평균 45.8분을 뛰면서 35.8점, 13.3리바운드, 8.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더 이상 잘할 수 없을 정도로 활약이 독보적이었다.

개인통산 네 번째 우승도전 실패 후 제임스는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란 것은 알았다. 나도 농구를 오래 봤고, 나도 역사의 한 부분이지만, 파이널에서 두 명의 올스타를 잃고 뛴 팀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실제로 그런 팀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제임스는 "우승하려면 운이 따라줘야 한다. 우리는 잘 싸웠지만 운이 없었고, 건강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한 명에게 지나치게 의존한 캐벌리어스는 팀으로서 문제가 많았다. 동료들의 부상이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역대 파이널 준우승팀 중 핵심선수가 부상을 당해 불리했던 팀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역사는 그들을 기억하지 않는다.

결국 올해 제임스는 실패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만 31세의 제임스는 여전히 리그최강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 시즌 주축전력들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캐벌리어스는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다. '클리블랜드의 저주'를 풀기 위한 제임스의 도전은 다음 시즌에도 계속될 수 있다.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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