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강화해도 학원 다닐 필요 없어요

전민희 2015. 6. 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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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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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 인성도 국어·수학처럼 시험을 보는 건가요?”(초4 자녀 둔 이모씨) “국어·영어·수학 학원 보내기도 벅찬데 인성까지 사교육을 시켜야 하나요?”(중1 자녀 둔 김모씨)

다음 달 시행하는 ‘인성교육진흥법’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학교에서 인성과목을 개설해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매길까 우려하는 사람도 있고, 대학 진학을 위해 쌓아야 할 스펙이 하나 더 추가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 과연 그럴까.

인성교육진흥법시행에 따른 학교 현장의 변화와 학부모들의 대비법을 살펴봤다.

신규 과목 개설이나 시험 치르는 일 없어 사교육 ‘공포 마케팅’에 흔들리지 말아야 단 교대·사범대 입시 인성발달 반영 확대

다음 달 21일부터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은 학생과 교사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교육부 장관은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하고, 시·도 교육감은 연도별 인성교육 시행계획을 학년도 시작 3개월 전까지 세워야 한다.

또 현직 교원들은 일정 시간 이상 인성교육 연수를, 예비교사들은 인성교육 역량 강화 교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29일 만장일치로 법안이 통과됐고, 1월 20일 제정·공포됐다.

인성교육진흥법은 학교폭력·왕따·자살 등의 문제점이 불거지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그 대책으로 도입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13년 19~75세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교육여론조사’에서는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교육문제가 뭔가’라는 질문에 전체 48%에 해당하는 959명이 ‘학생의 인성, 도덕성 약화’를 꼽았다. ‘초·중·고 학생들의 인성·도덕성 수준은 어떤가’는 질문에는 951명(47.6%)이 ‘낮다’, 496명(24.8%)이 ‘매우 낮다’고 답했다.

이처럼 인성교육진흥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법 제정 취지와 달리 인성까지 점수를 매겨 줄 세우게 되는 거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의 김지연 사무관은 “현재 의견 수렴 중인 시행령과 시행규칙 초안 그 어디에도 인성교과목을 개설하겠다거나 인성으로 점수를 매기겠다는 내용은 없다”며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인성교육을 좀 더 강화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현재도 각 학교는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도덕·윤리 등의 교과목을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배려·예절 등을 가르치고, 바른 인성을 함양하기 위한 특성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중동고에서 실시하는 ‘세계의 지성’ 수업의 경우 고교 3년간의 생활을 돌아보고 성장의 의미, 자유와 평등 등에 대해 탐구하고 토론한다.

학생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바른 인성을 기른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는 “학생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 자신의 인격을 완성해 나가게 돕는다”고 말했다.

대학 입시에서 인성평가가 우선적으로 강화되는 곳은 교육대학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17학년도 입시부터 교대·사범대를 중심으로 학교생활기록부상의 인성발달 사항을 핵심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기획팀의 구환규 팀장은 “앞으로 더 많은 대학에서 인성 부분에 대한 평가를 확대해 나갈 전망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법까지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관련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인성평가와 관련한 교육부 인증을 받으려고 인성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인성교육지도사를 양성하는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인성 관련 자격증이 지난해 60종에서 올해 120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학부모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건 사교육의 ‘공포 마케팅’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는 거다. 인성평가를 위해 따로 뭔가를 준비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오히려 사교육으로 인성교육 받은 학생이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안광복 교사는 “학생들을 선발하다 보면 면접 대비 학원에 다닌 학생과 안 다닌 학생으로 딱 나뉜다”며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착함’으로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정에서부터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게 돕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신동원 휘문고 교감은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고 가정에서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며 “부모가 먼저 어른을 보면 인사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녀들도 자연스럽게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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