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패 유벤투스 발목 잡은 '3선 딜레마'

안영준 2015. 6. 7.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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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우승컵으로 가는 길을 가로선 마지막 팀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유벤투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11명이라는 한정된 인원으로 어느 위치에서 바르셀로나에 압박을 가해야 하느냐하는 것이었다. 나가서 조기에 끊느냐, 골이 나올 만한 포인트까지 내려 앉아 기다리느냐. 바로 '3선 간격 딜레마'였다.

7일 새벽 3시 35분(한국시각)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벌어진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3-1로 승리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4분 이반 라키티치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후반 10분 알바로 모라타에게 골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후반 23분 루이스 수아레스, 경기 종료 직전 네이마르가 승부의 방점을 찍는 골을 연거푸 성공시킨 데 힘입어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초반 유벤투스는 "나가서 막자"를 택했다. 킥오프하자마자 육상 선수들처럼 최전방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이 압박은 효과를 봤다. 결승 첫 슈팅도 그 압박 덕에 전반 1분도 채 되기 전에 유벤투스로부터 나왔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었을까. 유벤투스는 전반 내내 뒷꿈치를 들고 앞에서 강하게 압박해야 할지 아니면 뒤로 물러서며 안전하게 골문을 보호해야 할 지를 적절하게 선택하지 못했다.

전반 4분 만에 라키티치에게 내준 실점도 공을 가진 선수를 향해 덤비며 간격을 좁혔을 때 뒷 공간에서 문제가 생기며 내줬다. 공을 가진 선수 근처에 너무 많은 선수를 투입시킨 나머지 그 곳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공이 이동했을 때에는 방어력이 떨어졌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영리했다. 유벤투스가 3선을 좁혀 바르셀로나의 짧은 패스가 돌아다닐만한 산소통을 조이면 한 번에 긴 숨을 고르는 롱 패스를 통해 이를 뚫어냈다. 그렇다고 간격을 넓혀 수비라인을 뒤로 내리자니 중원에 생긴 넓은 공간을 활보하며 특유의 티키타카로 공략해왔다. 한두 가지가 아닌 공략법을 들고 나온 바르셀로나였기에 유벤투스로선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었다.

수비 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바르셀로나가 위험 지역으로 오기 전부터 최전방부터 압박을 가하고자 했으나 이도저도 아닌 압박은 되려 수비 시 인원이 부족함을 불러오는 역효과만 가져왔다. 유벤투스로선 그렇다고 가만히 지켜볼 수가 없었다. 수비진에 조금만 더 압박하면 공을 빼앗아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유벤투스가 경기전 로커룸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전반 4분 이른 실점도 이유가 됐다.그 조바심이 유벤투스의 3선 간격을 넓혔다. 최전방 공격 카를로스 테베스와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가 공을 쫓아 앞으로 내달려도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은 그들을 따라 밸런스를 맞춰줄 수가 없었다. 그러자니 뒷공간의 부담이 너무 컸다. 결국 유벤투스의 3선은 '삼단 분리'가 되고 말았다. 최후방 수비와 최전방 수비는 종이컵에다 실을 이어 만든 '종이컵 전화기'처럼 서로 소식이 멀어지고 말았고, 바르셀로나는 그 간격에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했다.

후반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유벤투스가 긴장이 풀린 듯 원하는 플레이가 잘 됐다. 자연히 3선 간격도 촘촘해졌고 3선의 목표도 동일했다. 그 안에서 흘러나온 새컨 볼을 잡을 수 있었다. 그 상황서 분위기를 가져왔고, 후반 10분 동점골도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주도권은 벌어진 간격으로 인해 다시 넘겨주고 말았다. 동점 이후 역전까지도 노리던 유벤투스는 결국 후반 23분 루이스 수아레스, 경기 종료 직전 네이마르에게 두 차례 골문을 내주며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실점했음에도 후반 팽팽히 '샅바 싸움'을 잘 펼쳤던 유벤투스로선 전반 내내 간격 조정에 실패해 내줬던 이른 실점이 두고두고 뼈아플 수 밖에 없었다.글=안영준 인턴 기자 (ahnyj12@soccerbest11.co.kr)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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