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반격에 반격'..'데이터 요금' 경쟁 가열

입력 2015. 5. 31. 06:05 수정 2015. 5. 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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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T·LGU+, 경쟁사 새 요금제 나오면 즉각 반격

KT·SKT·LGU+, 경쟁사 새 요금제 나오면 즉각 반격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놓고 선공과 반격, 재반격을 거듭하며 뜨거운 고객 쟁탈전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 KT를 필두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차례로 선보인 이동통신 3사는 경쟁사의 요금이 나오자 즉각 자사의 약점을 메우는 보완책을 발빠르게 내놓으며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포문을 연 것은 KT였다. KT는 지난 7일 월 최저 2만원대(부가세 제외)의 요금에 음성 통화와 문자는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에 차등을 둔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를 전격 발표하며 경쟁사를 당혹감에 빠뜨렸다.

당초 업계 1위인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이런 형태의 요금제 출시를 놓고 정부 당국과 협의해왔으나 음성 통화 비중이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SK텔레콤이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업계 2위인 KT가 먼저 치고 나온 것이다.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된 통신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고, 가계 통신비 절감에 도움을 준다는 명분을 내세운 KT는 새로운 요금제로 통신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찬사를 받으며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어 1주일 뒤에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가 KT와 비슷한 구조에 고객들이 많이 선택하는 3만원대 요금제를 KT보다 1천원가량 낮춘 '데이터 중심 LTE 음성자유' 요금제 7종과 동영상 시청 등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고객에게 특화된 'LTE 데이터 중심 비디오' 요금제 6종 등 총 13종의 요금제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업계의 지배적 사업자로 요금제 출시 때 정부 인가를 받아야 하는 SK텔레콤은 장고를 거듭한 끝에 지난 20일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조건의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요금제는 음성 통화 비중이 높아 음성 부문의 수익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비웃듯이 2만원대 저가 요금제부터 무선통화는 물론 유선통화까지 무제한으로 풀고, 저가 요금제에도 실시간 채널 60여개를 시청할 수 있는 'Btv 모바일' 시청권을 무료로 줘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는 비록 3사 중 가장 늦었으나 출시 첫날 15만명의 가입자를 모은 것을 비롯해 지난 27일 기준으로 가장 먼저 가입자 50만명 고지를 돌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같은 날 기준으로 KT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는 35만명, LG유플러스는 15만명으로 추산됐다.

업계 1위가 이처럼 강수를 두며 고객몰이에 나서자 위기를 직감한 경쟁사들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8일 음성 무제한을 유선 통화로도 확대하고, 동영상 시청 등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비디오 전용 데이터를 매월 추가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뉴 음성무한 데이터 요금제' 6종류와 '뉴 음성무한 비디오 데이터 요금제' 8종류를 발표했다.

원조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은 뒤 2주일 만에 약점을 보완한 또 다른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은 것이다. 당초 음성 무제한을 무선 통화로만 제한했던 LG유플러스로서는 SK텔레콤이 예상을 뛰어넘는 센 요금제를 내놓자 유선 통화 무제한 조항을 집어넣지 않은 원조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경쟁사들은 "원래 요금제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부가서비스를 추가하는 것도 아니고 요금제 자체를 새로 출시하는 것은 원조 요금제가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처음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KT는 내달 1일부터 '마이 타임 플랜'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가 특정 시간을 정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적은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저가 요금제 고객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은 서비스로 매월 몇 천원의 요금을 더 내면 자신이 데이터를 자주 쓰는 시간대를 선택해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됐다고 KT는 설명했다.

KT의 부가 서비스 출시가 예고된 상황에서 SK텔레콤은 지난 29일 비슷한 개념의 '밴드 타임프리' 서비스를 먼저 내놓으며 KT의 허를 찔렀다. 월 5천원을 추가로 내면 하루 6시간 동안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 패턴을 분석해 하루 중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은 출퇴근 시간과 점심 시간을 추출해 만들어졌다.

눈 뜨고 당한 격이 된 KT 관계자는 "베낀 것도 아니고 이게 뭐냐"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은 반면 SK텔레콤은 '미투(me too) 요금제'로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서 서둘러 출시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단일 요금제를 둘러싸고 이처럼 업계의 공방전이 가열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이통3사의 경쟁은 요금제보다는 단말기 보조금에 집중돼 있었다"며 "과거에도 후발 주자가 먼저 낮은 요금제로 치고 나오면 1위 사업자가 가장 나중에 더 낮은 요금제를 들고 나오면서 앞선 요금제를 무력화시키는 방식으로 요금제 경쟁이 이뤄지긴 했으나 2,3위 사업자의 선점 효과 때문에 1위 사업자의 요금제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해 후발 주자들이 일일이 대응을 안하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서는 SK텔레콤의 요금제가 워낙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나 KT나 LG유플러스가 반격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3사 모두 더 이상 경쟁을 벌이면 출혈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내심 더 이상의 요금 경쟁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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