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배 증가' 속출하는 사구, 그냥 우연일까

2015. 5. 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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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타자들에게는 유독 힘든 한 시즌이 되고 있다. 몸에 맞는 공 때문이다. 어떠한 고의성이 도드라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공에 맞아 다치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그 양과 질적인 측면 모두 위협도가 커졌다.

지난해 프로야구에서는 첫 243경기에서 총 241개의 몸에 맞는 공이 나왔다. 경기당 1개가 안 됐다. 그런데 올해는 첫 243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이 315개나 쏟아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배가 늘어난 것이다. 미세한 차이라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같은 기간에서 이 정도 수치가 늘어난 것은 가벼이 보기 어렵다. 특히 선수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여기에 다치는 선수들도 속출한다. 시범경기 때부터 신종길이 다친 것을 비롯, 여러 선수들이 몸에 맞는 공에 맞고 부상으로 빠지거나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번주만 하더라도 김경언(한화)이 부상으로 한 달간 쉬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고 이용규(한화) 이범호(KIA) 이홍구(KIA) 등도 몸에 맞는 공으로 다쳤다. 이른바 헤드샷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명기(SK)와 이택근(넥센)은 아찔한 상황을 겪었고 한 차례씩 쉬어가는 통에 흐름이 끊겼다.

던지는 투수들이 완전히 싹 물갈이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일단 현장에서는 몸쪽 승부라는 이유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두산 감독을 지낸 김진욱 SKY SPORTS 해설위원은 "아무래도 몸쪽 승부가 많아지다 보니 그럴 수 있다. 리그가 지난해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겪지 않았는가. 타자들의 힘을 이겨내려면 결국 몸쪽 승부를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몸에 맞는 공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타자들의 수준이 발전함에 따라 프로 초창기에 비해 지금은 몸쪽 승부가 훨씬 늘어났다. 몸쪽 승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다. 김 위원은 "선수마다 차이는 있다. 몸쪽으로 공을 던지면 타석으로 더 붙는 타자도 있다. 하지만 뒤로 물러서거나 움찔하는 타자들도 있다. 몸쪽을 던지면서 타격 타이밍을 흔들어놓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투수로서는 피할 수 없는 유혹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존재한다. 한 팀 투수코치는 "요즘 투수들의 제구력에 문제가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몸에 맞는 공도 늘어났지만 벤치에서 볼 때 제구가 크게 벗어나 맞는 공도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겠지만 치열한 경기가 많아지다 보니 민감한 상황이나 혹은 긴장되는 상황에서 몸에 맞는 공이 더 늘어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한편으로는 몸에 맞는 공 뿐만 아니라 타구의 빠르기도 이제는 문제가 된다는 의견 또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현장에서는 "특정 공인구의 반발력이 너무 강하다. 맞으면 훨씬 크게 날아간다. 야수들이 한발자국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타구가 총알이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비거리의 문제야 어차피 경기 중에는 같은 공을 쓰기 때문에 큰 차이가 드러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타구가 포수나 야수, 그리고 투수들을 향한다면 문제가 가볍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타자들의 기술이 발전하는 반면 투수들은 다소 정체되어 있다"라면서 "예전에는 건드리지 못할 공이 파울이 되면서 포수들이 많이 맞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투수들도 민감하다. 올 시즌만 해도 트래비스 밴와트(SK)는 타구에 맞아 한 달 이상을 결장했고 최근에는 안영명(한화) 또한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한 투수는 "확실히 타구 속도가 늘어난 기분은 있다. 움찔하는 상황이 있다. 언젠가는 MLB처럼 투수도 보호장비를 차는 시대가 도래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대변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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