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당 2만원"..대학생들에 '열정페이' 요구한 교육부

이정혁 기자 2015. 5. 31.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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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141명 세계교육포럼 행사 기간 하루 6~7시간 일하고 2만원만 받아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대학생 141명 세계교육포럼 행사 기간 하루 6~7시간 일하고 2만원만 받아]

교육부가 지난 19~22일 '2015 세계교육포럼'을 진행하면서 100명이 넘는 대학생에게 자원봉사를 명목으로 이른바 '열정페이'를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열정페이 논란이 뜨거워지자 올 하반기까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마련에 들어갔지만, 교육부는 오히려 국제적인 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하면서 시간당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않는 등 사회분야를 총괄하는 부처로써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관련 자료에 따르면, 포럼에 선발된 자원봉사자는 총 164명이다.

이 중 일반인을 제외한 대학생은 모두 141명으로, △가천대 28명 △경인교대 44명 △연세대 16명 △인천대 16명 △인천재능대 26명 △인하대 11명 등 인천에 있는 6개 대학에서 뽑았다.

전체 학기 성적증명서와 각종 자격증 등을 제출해 선발된 학생들은 포럼 기간인 3박4일 동안 유니폼을 입고 하루 6~7시간을 행사장에서 테이블 정리와 안내 등의 업무를 했다.

교육부는 참가한 학생들의 일급을 2만원으로 책정한 대신 '2015 세계교육포럼준비기획단장' 명의의 참여인증서와 '1365자원봉사포털'의 자원봉사 활동시간을 인증하는 것을 내걸었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45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어 행사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만 시간당 최저임금도 주지 않고 인증서 발급 등으로 대체한 것은 사실상 열정페이나 마찬가지라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교육부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스펙을 쌓으려는 대학생들을 악용한 것"이라면서 "대표적인 열정페이 사례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동부가 지난 19일 열정페이 행태에 철퇴를 가하기로 하고 9월까지 대책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사회관계장관회의 주무부처인 교육부의 이 같은 행사 진행은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홍근 의원은 "교육부가 수십억 원의 세금으로 세계적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자원봉사라는 이유로 시간당 최저임금도 주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법의 적용 영역은 아니지만 정부가 최저임금법을 적용하라고 요구하는 마당에 사회총괄 부처로써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자원봉사자 선발에 앞서 학교 측의 협조를 구해서 학생들을 모집했다"며 "세계교육포럼 일급은 인천시에서 지난해 열린 아시안게임 봉사활동비로 지급한 1만원보다 많다"고 해명했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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