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2100년, 에베레스트 빙하 95% 녹을 수도

안영인 기자 입력 2015. 5. 30. 17:27 수정 2015. 5. 3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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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정원이라고까지 불리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산, 세상의 꼭대기를 덮고 있는 에베레스트 산의 빙하가 심상치 않다.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급격하게 녹아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실가스를 계속해서 지금처럼 배출할 경우 2100년에는 에베레스트 산을 덮고 있는 빙하의 95%가 녹아내릴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네팔과 네덜란드, 프랑스 공동연구팀은 빙하 모형을 이용해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상당히 실현되는 경우(RCP4.5)와 저감 없이 현재의 추세대로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RCP8.5)에 대해 에베레스트 산의 빙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시뮬레이션 했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빙권(The Cryosphere) 최근호에 실렸다(Shea et al, 2015).

논문에 따르면 온실가스 저감 정책을 상당히 실현(RCP4.5)하더라도 에베레스트 산을 덮고 있는 빙하의 부피가 2050년에는 현재보다 39.3%나 감소하고 2100년에는 83.7%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저감 없이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계속해서 배출할 경우(RCP8.5) 에베레스트 산의 빙하 부피가 2050년에는 현재보다 52.4%가 줄어들고 2100년에는 94.7%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베레스트 산의 빙하가 온실가스 배출로 상승하는 기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특히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대기 중의 수증기가 늘어나면서 강수량이 늘어나 에베레스트 산에도 지금보다 눈이 더 많이 내려 쌓일 가능성은 있지만 눈이 내려 쌓이는 속도가 녹아내리는 빙하의 속도를 결코 따라잡지 못한다는 뜻이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눈이 비로 바뀌어 내리는 고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눈이 비로 바꾸어 내리는 고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빙하가 녹아내리는 속도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결과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월평균 기온이 0도가 되는 높이인 어는점의 고도가 2100년에는 현재보다 계절에 따라 800~1,200m나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제 어는점의 고도는 기온이 가장 낮은 1월에는 3,200m, 기온이 가장 높은 8월에는 5,500m까지 올라간다. 1월에는 약 3,200m, 8월에는 약 5,500m 이상의 고도에서 눈이 내리고 그보다 낮은 지역에서는 눈보다는 비가 내린다는 뜻이다.

에베레스트 산 최정상의 고도는 8,848m다. 2100년 가장 더운 8월에 지구온난화로 어는점의 고도가 현재(5,500m)보다 1,200m나 더 올라갈 경우 어는점의 고도는 6,700m까지 올라가게 된다. 2100년 8월에는 고도가 6,700m보다 낮은 곳에서는 눈이 아닌 비가 내리고 이 지역의 빙하는 모두 영상의 기온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뜻이다. 최악의 경우 고도가 약 7,000m 이상인 에베레스트 산 정상 부근을 제외하고 그 밖의 지역에 있는 빙하는 모두 녹아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에베레스트 산에서 녹아내리는 빙하는 주변 지역의 수자원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물의 양이 늘어나는 만큼 농업이나 수력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특히 수량이 늘어나면서 낮은 지역에 있는 댐이 파괴되고 홍수가 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단순히 댐이 하나 파괴되고 홍수가 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신의 정원으로까지 생각하는 지역을 잃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 J. M. Shea, W. W. Immerzeel, P. Wagnon, C. Vincent, and S. Bajracharya, 2015 : Modelling glacier change in the Everest region, Nepal Himalaya. The Cryosphere, DOI:10.5194/tc-9-1105-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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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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