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새끼 키웠나' 미국서 대테러 훈련받은 IS전사 등장
전직 타지키스탄 경찰 특수부대원…테러대응 전술 유출 '비상'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 정부로부터 대테러 전술·전략을 배운 한 중앙아시아의 경찰 간부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투신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타지키스탄의 전직 경찰 간부인 굴무로드 칼리모프 대령은 인터넷에 올린 10분짜리 동영상에서 IS 군복을 입고 나와 "미국 땅에서 세 차례 테러대응 전술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 국무부는 "칼리모프 대령은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과 타지키스탄에서 모두 5번에 걸쳐 국무부의 외교안보-테러방지 전술프로그램을 통한 대테러 훈련 코스에 참여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한 국가의 경찰과 군인을 대상으로 대테러 전술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타지키스탄 경찰 특수부대 '오몬'(OMON)의 지휘관 출신인 칼리모프 대령은 대테러 프로그램에서 위기대응, 특수 상황에서의 전술 운용, 전술 리더십 훈련 등을 수강했다고 국무부 관계자는 전했다.
시리아의 IS 부대에 합류했다고 밝힌 칼리모프 대령은 동영상에서 러시아어로 "미국의 돼지들은 들어라. 나는 미국에서 너희들이 어떻게 군인들로 하여금 무슬림들을 죽이도록 훈련시키는지 지켜봤다"라며 "우리가 너희들을 찾아내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격용 소총으로 20m 이상 떨어진 토마토를 쏴 산산조각내는 장면을 비디오에 담았다.
칼리모프 대령의 IS 합류로 미국의 대테러 전술·전략이 통째로 유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직 미 육군 정보장교인 마이클 브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대테러 작전 계획을 어떻게 짜는지, 테러 목표가 될 중요 시설의 보호 임무를 맡은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생각할지, 대사관은 어떻게 보호할지 등의 노하우를 잘 알고 있다"며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고 염려했다.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지 군인들을 훈련시킨 경험이 있는 미 육군의 전직 저격수 폴 셰어는 "미군의 훈련을 받은 병사가 미국의 적으로 돌아설 위험은 항상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타지키스탄 법무부는 칼리모프 대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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