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서의 스윙맨] KBO 최고의 '티켓 파워' 선발 투수는?

이상서 2015. 5. 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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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상서]

아우라. 발터 벤야민이 주창한 이론으로 원본에서만 느껴지는 고고한 분위기를 뜻하는 말이다. 그는 복제된 작품에서는 이것이 생겨낼 수 없다고 했다. 당연히 대중은 이 '진짜'에 몰리고, 감동하며, 열광한다. 야구팬 역시 이 아우라의 주인공에 주목한다. 그들의 이름은 에이스. 선동열과 최동원의 첫 맞대결이 열린 1986년 4월 19일 사직 구장에 2만 명 가까이 구름관중이 들어선 건 우연이 아니다. 그해 사직의 홈경기 평균관중인 9687명의 두 배가 넘는 인원이 몰린 것이다. 2012년 돌아온 박찬호는 또 어떤가. 첫 등판한 그 해 4월 12일 청주 두산전부터 같은 달 17일 잠실 두산전까지 그가 등판한 7경기 모두 매진됐다. 이 사이 박찬호를 보러 온 관람객은 8만 명에 달했다. 더 놀라운 점은 이중에 6번이 평일 경기였다는 사실.

그렇다면 올해 티켓 파워가 가장 센 투수는 누구일까. 각 구단 별 에이스를 중심으로 분석해 봤다. 홈과 원정을 비롯해, 총 관중수, 점유율 등으로 각도를 다양하게 비췄다. 대상은 28일 현재 이번 시즌에 선발로 9경기 이상 등판한 28명이다. 물론 관중수는 날씨, 상대팀, 구장 규모 등의 여러 변수에 좌우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선발투수란 선수들 중 유일하게 하루 전 출전이 예고되는 선수이며, 가장 오랜 시간 관중들에게 모습을 비추는 존재다. 팬들을 야구장으로 유혹한 아우라의 주인공을 지금부터 알아보자.

▲KBO 리그 흥행의 일등 공신은?

KBO의 올시즌 목표인 836만명 달성에 가장 일조한 선발 투수를 먼저 꼽아 봤다. 홈원정 안 가리고 관중 몰이는 과시한 선수는? 역시 10개 구단 중 40만 관중을 돌파한 구단인 두산과 LG의 강세다. LG의 루카스와 소사가 각각 11경기 선발 등판해 17만 5621명, 15만 7601명을 불러 모았다. 평균 관중수에 있어서도 1만 5966명과 1만 4327명을 기록하며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3위는 두산의 유희관이다. 14만 1000여명을 동원했다. 그러나 유희관은 루카스와 소사보다 1경기를 덜 치르고 기록했음을 감안해야 한다. 평균 관중수는 2위 소사에 200여 명 모자른 1만 4120명. 총관중수 7위(12만 6351명), 평균 관중수 6위(1만 2635명)에 랭크된 마야 역시 유희관과 더불어 더불어 두산 흥행의 쌍두마차였다.

4위는 SK의 에이스 김광현이다. 데뷔 초 "팬이 가장 많은 선수가 되고 싶다"던 그의 바람처럼 팬을 몰고 다녔다. 10번의 선발경기에서 13만 7389명을 모았다. 평균 관중수 역시 4위로 1만 3739명. 김광현 아래로는 롯데의 외국인 듀오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레일리와 린드블럼이 13여만 명을 모았다. KIA의 토종 에이스인 양현종은 총관중수 12만 4578명, 평균 관중수 1만 2458명으로 모두 8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꼴찌는 누구일까? 9경기에서 6만 3197명을 끌어 모은 롯데의 영건 박세웅이다. 묘하게도 박세웅은 대부분 선발 경기를 원정에서 치렀다. 9경기 중 8번이 원정이다. 가장 최근 경기인 20일 KIA전에서야 사직에서 선발 등판할 수 있었다. 개막 후 근 두 달이 지나고 홈팬들에게 선발 등판 인사-5일 등판한 사직 경기는 중간 계투로서 오른 것이다-를 했던 셈이다. 내친 김에 박세웅에 대해 더 알아 보자. 박세웅의 총평균 관중수는 7022명이다. 홈 관중수는 아까 언급했다시피 딱 한 경기에서 1만 2605명을 동원했다. 원정 8경기는 어땠을까. 5만 592명을 모았고, 원정 평균 관중수는 6324명이었다.

▲안방 최강자는 누구였나

야구장 가기 전 필수품 중 하나, 바로 선수의 배번과 이름이 적힌 유니폼이다. 홈팬들의 등에 가장 많이 자신의 이름을 새긴 선발투수는 누구였을까. 아무래도 두산, LG, SK, 롯데, kt, KIA 등 2만 석 이상의 대형구장을 쓰는 구단 선수가 유리하겠다.

역시나 LG 루카스가 1위다. 선발 등판한 11경기 중 7경기를 홈에서 치른 루카스는 잠실에서만 13만 2987명을 동원했다. 평균 관중수 역시 2만 명에 육박하는 1만 8998명. 특히 2만 6000석의 잠실을 두 번이나 매진 시켰을 정도로 티켓 파워가 컸다. 소사는 이보다 살짝 모자른 11만 5058명. 홈에서 10만 명 이상을 동원한 선발투수는 이들 말고도 두 명이 더 있다. 아까 언급한 유희관(10만 3645명)과 레일리(10만 3512명)이 그들이다. 레일리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인 사직구장(2만 7500석)을 2번이나 매진시켰다. 토종 대표 에이스인 김광현과 양현종은 각각 9만 9022명, 9만 1772명으로 5,6위에 올랐다.

홈구장 점유율로 놓고 보면 양상은 달라진다. 삼성 선발진의 초강세다. KBO 리그 구장 중 최소형 축에 드는 대구구장을 쓰는 차우찬, 장원삼, 윤성환이 나란히 1~3위에 포진 돼 있다. 특히 점유율 1위인 차우찬은 이번 분석 대상 투수 중 유일하게 80%가 넘었다. 무려 86.3%이다. 장원삼과 윤성환 역시 그에 못지 않은 78.7%, 78.2%를 기록했다. 5위 피가로(75.4%)와 9위 클로이드(69.8%)까지 포함한다면 10위권에 삼성 투수가 절반이나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내년 2만 4000여석 규모의 대구 삼성라이온스 파크가 개장한다면 얼마나 관중을 불어날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 아래로는 반가운 이름이 보인다. 선발 등판한 9경기 중 5번을 마산에서 치른 NC의 대들보 손민한이다. 1만 1000석 규모의 마산구장을 2번이나 매진시키며 점유율 75.5%로 4위에 올랐다. 재미있는 점은 올해 NC가 마산구장 매진을 총 3번 기록했는데 이중 2번이 손민한의 선발등판 경기(5일, 10일)였다는 사실이다.

역시 1만 3000석 규모의 미니구장을 쓰는 한화의 안영명(73.9%. 홈 총관중수 3만 8448명)과 탈보트(73.7%, 4만 7905명)도 상위권에 올랐다. 참고로 안영명은 선발 등판 9경기 중 3번을, 탈보트는 선발 등판 10경기 중 5번을 홈에서 치렀다. 아, 탈보트의 홈경기 5번 중 3번은 매진이었다.

▲원정 최강자, 전국구 에이스는 누구인가

원정 응원 정도는 다녀야 진짜 야구 마니아라 할 수 있는 법! 홈을 넘어 전국구 인기 투수를 살펴 보자. 강력한 아우라로 원정까지 팬을 끌어 들인 투수는 누구였을까.

총 원정관중수에서 7만 명 이상을 동원한 선발 투수는 딱 2명이다. 바로 삼성 차우찬(7만 8252명)과 한화 탈보트(7만 6513명)이다. 3위는 또 한화 소속의 투수다. 안영명이 원정 5경기에서 6만 7584명을 불러 모았다. 역시 원정 경기 관중 평균 1만 3000여명으로 KIA에 이어 2위를 기록한 한화의 투수들답다. 7위 역시 한화의 유먼이다. 6만 3583명.

원정평균 관중수로 보면 다소 양상이 달라진다. 1만 5896명의 유먼이 1위고, 장원삼이 1만 5780명으로 2위다. 원정 평균 관중수 10위권 내에는 한화와 삼성이 각각 세명을 올려 놓았다. SK의 에이스인 김광현은 1만 2789명으로 8위. 이들을 제외하면 KIA의 험버가 있다. 9위에 자신의 이름을 달아 놓았다. 9경기 중 4번을 원정에서 등판했고 총 4만 6291명, 평균 1만 1573명을 야구장에 불러 들였다.

자, 마지막 질문이다. 홈/원정 가릴 것 없이 가장 많이 매진 사례를 기록한 투수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압도적인 단독 1위가 있다. 무려 다섯 차례나 매진을 성공한 탈보트다. 대전에서 3번, 목동(시즌 개막전)에서 1번, 잠실에서 1번을 기록했다. 탈보트는 최근 매진 경기인 28일 대전 KIA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기다려주신 김성근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이글스파크를 찾은 1만 3000명 중 2명은 바로 탈보트의 아내와 딸이었다.

온라인팀=이상서 기자 cod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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