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합격' 강정호, 이치로·후쿠도메의 메시지

스포츠 2015. 5. 3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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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시즌 3호 홈런을 터뜨린 강정호(28·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에 확실히 연착륙한 모습이다.

강정호는 29일(이하 한국시각)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서 1회 첫 타석에서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선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와 함께 10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타율도 3할대(0.308)를 유지하고 있다.

강정호의 활약은 피츠버그 팀 내에서도 적지 않게 놀란 눈치다. 당초 강정호는 백업 내야수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이 가진 기량을 모두 쏟아 부었고, 한 달 만에 가치를 증명해냈다.

강정호가 선발로 나서면서 피츠버그도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 10일 세인트루이스전부터 16경기 연속 선발 출장 중인데 같은 기간 피츠버그는 11승 5패(승률 0.688)의 호성적을 거뒀다. 강정호 역시 타율 0.313 2홈런 10타점으로 허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우려했던 수비에서도 무난하다. 현재 강정호는 유격수와 3루수를 번갈아가며 출전 중인데 유격수 포지션에서의 3개 실책을 제외하면 무난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어느덧 100타석 이상 소화한 강정호(115타석)의 올 시즌 성적은 34경기 출전, 타율 0.308 3홈런 17타점이다. 메이저리그가 여전히 투고타저 현상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발군의 성적표라 할 수 있다. 특히 타점에서는 기회가 올 때마다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벌써부터 팀 내에서는 '타점 사냥꾼'으로 불리고 있다. 실제로 강정호의 득점권 타율은 0.333으로 시즌 타율보다 높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특급 타자들과의 비교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역대 최고의 일본인 타자로 불리는 스즈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에서 데뷔, 그해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치로는 2001년, 24경기에서 114타석을 소화했다. 강정호보다 10경기 빠른 수치다. 당시 성적은 타율 0.345 2홈런 11타점 4도루로 메이저리그에 맹폭을 가하는 중이었다. 특히 아웃카운트와 베이스상황별로 팀 득점에 기여하는 RE24 수치에서는 5.23의 수준급 수치를 보였다.

이치로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특급 성적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해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350 8홈런 69타점 56도루로 만장일치에서 1표 모자란 신인왕에 올랐다.(유일한 1장은 17승을 거둔 C.C. 사바시아가 가져갔다.)

데뷔 시즌 가장 인상적인 출발을 보였던 일본인 타자는 후쿠도메 고스케(당시 시카고 컵스)다. 이치로-마쓰이 히데키의 후광을 등에 업고 대형 계약을 후쿠도메는 강정호와 같은 타석 수에 섰을 때 타율 0.319 1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OPS 0.902와 10.48의 RE24는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후쿠도메는 이치로만큼 꾸준하지 못했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급격한 타격 부진에 빠진 후쿠도메는 타율 0.257 10홈런 58타점 12도루로 시즌을 마감했다. 전형적인 용두사미였다.

이치로와 후쿠도메의 사례는 강정호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제 막 주전 확보에 성공한 강정호는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등 주위의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금은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꾸준히 유지되란 법은 없다. 메이저리그의 한 시즌은 그만큼 길고 길다.

특히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6월부터는 체력관리에 소홀하지 않을 수 없다. 후쿠도메를 비롯한 많은 일본인 타자들이 시즌초반부터 급격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느라 후반기 들어 제풀에 쓰러지는 모습이 적지 않았다.

고무적인 부분은 장타를 만들어 내기 위한 타격보다 간결한 스윙에 의한 안타 생산에 주력한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상대 투수 변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지만, 욕심을 버린 타격 자세로 자신의 약점을 최소화한 모습이다. 강정호가 이치로만큼의 꾸준함을 장착할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 롱런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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