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더위 날릴 음악축제..즐길 준비 되셨나요?

이기창 입력 2015. 5. 30.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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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경제효과 459억원"돈된다" 소문에 우후죽순..1~2년새 사라지기도
울트라뮤직 페스티벌.
한국산업기술대학교 4학년 이승훈 씨(26)는 매년 이맘때만 되면 마음이 들썩거린다. 록 재즈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같은 장르의 '음악 페스티벌'이 잇달아 열리기 때문이다. 1인당 티켓 10만원 안팎의 거금이 들지만, 친구들과 축제에 가기로 약속했다. 이씨는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도 탁 트인 공간에서 함께 어울리는 이런 자리를 마음에 들어한다"고 말했다.

음악 페스티벌 전성 시대다. 한국의 '우드스톡'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등장한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1999년)'을 시작으로 축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음악을 메인 콘텐츠로 한 페스티벌이 올해만 30개에 육박한다. 과거 록에 한정된 장르가 재즈나 EDM으로 확장되는가 하면 캠핑·피크닉·이벤트 등 콘셉트도 다양해지면서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국내에 음악 페스티벌이 생긴 지 15년이 넘으면서 대중 인지도나 상업적인 면에서 성공한 축제도 나오고 있다. 업계 복수 관계자들이 꼽는 사례는 △인천펜타포트록페스티벌 △안산M밸리록페스티벌 △울트라뮤직페스티벌 △서울재즈페스티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등이다.

펜타포트와 안산M밸리는 국내 대표 록 페스티벌이다. 흥행에 실패한 트라이포트를 계승해 2006년 시작한 펜타포트는 국내 음악축제 중 역사가 제일 오래됐다. CJ E&M은 '지산 록 페스티벌'의 정통성을 이어 받아 안산M밸리를 6회째 개최하고 있다. 두 축제는 한 해 10만명 안팎의 관객 동원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부침도 많았다. 노하우·인지도·예산 부족 때문에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다. 록 페스티벌이 '돈이 된다'는 소문에 너도나도 가세하면서 그동안 5개 안팎의 축제가 치열한 경쟁을 감수해야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펜타포트와 안산밸리는 버티기 어려운 사업 초기 3년,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현대카드 축제 '시티브레이크' 공습, 2013년 과다 출혈경쟁을 모두 이겨냈다"며 "아티스트 라인업에 따라 매년 흥행 면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록페(록 페스티벌)' 양강 구도가 고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
올해는 안산M밸리 라인업이 눈에 띈다. 세월호 참사 추모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지난해 행사를 열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축제 준비에 좀 더 신경쓰는 분위기다. 푸 파이터스, 노엘 갤러거, 모터헤드 등 영미 록 대표주자는 물론 케이컬 브러더스, 데드마우스 등 EDM DJ를 섭외했다. 마니아들 사이에선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들이다. 안산시와 함께 땅을 고르고 나무를 심는 등 행사 용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 E&M 음악사업 부문 정수영 팀장은 "탁 트인 공간에서 웅장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도록 전용 용지 조성과 음향 시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팬들 요청에 부응해 주차장과 행사장 사이의 동선도 대폭 개선했다"고 말했다.

펜타포트는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스콜피온스, 서태지, 프로디지를 헤드라이너로 내세웠다. 주관사 예스컴 관계자는 "10주년을 맞이해 국내외 밴드 한 팀 한 팀을 의미 있게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EDM 페스티벌을 표방하고 있는 울트라뮤직은 최근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흥 강자다. 행사 첫 해인 2012년 5만5000명을 동원한 데 이어 2013~2014년 연속 10만명의 관객이 콘서트장을 찾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국내 시장 규모가 작고 EDM이란 장르가 비주류인 데다 진짜 음악축제는 '록페'뿐이라는 일부 마니아들 편견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하이네켄 프레젠트스타디움 페스티벌.
행사장 전체가 클럽 분위기가 나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대다수가 20·30대 관객이다. 외국인 비율도 꽤 높다. 주최 측에 따르면 2013년 관객의 25%, 2014년 30%가 외국인으로 집계됐다. VIP나 테이블 좌석 등 일부 티켓은 벌써 매진됐다. 한 관계자는 "'주말 클럽족'들이 어두침침한 클럽 대신 가는 콘셉트가 강하다"며 "패셔니스타나 훈남훈녀들이 대거 축제를 찾는다는 소문에 관객들이 더 몰리는 양상을 보인다"고 귀띔했다.

서울재즈페스티벌과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도 눈여겨볼 만하다. 각각 봄(5월)과 가을(10월)에 열린다. 둘 모두 친구·가족끼리 잔디밭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피크닉' 콘셉트다. 두 축제는 아티스트 섭외, 행사 진행 노하우가 수준급이어서 재즈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특히 지난 23~25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엔 대중과 평단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 축제엔 거장 피아노 듀오 칙 코리아, 허비 행콕을 비롯해 60팀이 넘는 스타 출연진이 총출동했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사흘간의 축제 동안 인구 6만 소도시 경기 가평군에 무려 26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지역에 미치는 직·간접 경제효과가 459억원에 달한다는 가평군 분석이다.

그러나 여름만 되면 테마는 물론 출연진까지 천편일률적인 콘서트가 우후죽순 열리면서 여전히 출혈경쟁은 염려된다. 이는 해외 가수 출연료 상승으로 이어져 경영 압박 요인이 된다. 한두 해만 열다가 없어지는 페스티벌도 많다. 터무니없이 비싼 먹거리 가격, 주차장·샤워·취사 등 편의시설의 불편함은 고질적인 문제다.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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