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구촌은 지금 '難民시대'.. 터전 잃고 떠도는 이들 2차대전 이후 최대

이종선 기자 2015. 5. 30.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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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부터 동남아시아까지 지구촌이 난민들로 넘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터전을 버리고 국경과 바다를 넘고 있다. 그나마 동남아의 로힝야족이나 지중해, 시리아 난민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대책이 논의됐지만 전쟁을 겪고 있는 예멘의 50만 난민이나 쿠데타 시도 등 불안정한 정국으로 떠도는 수십만명의 부룬디 난민들 이야기는 조명조차 받지 못했다. 영국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세계 각지에서 난민이 급증하면서 고국을 떠나는 이민자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3년 기준으로 유엔이 추산한 전 세계 이민자는 70억 인구 중 공식적으로 2억3200만명이다. 자신이 속한 나라를 떠나 최소 1년 이상 외국에서 생활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다. 이들 이민자 가운데는 '아메리칸 드림'처럼 더 나은 삶을 위해 떠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전과 종교적 박해, 가난 등을 피해 떠난 난민들이다.

내전 등을 피해 떠난 난민이더라도 아직 해외 체류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았거나 자국 국경을 넘지 못한 경우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사태,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 보코하람, 알샤바브 등 무장단체들의 준동이 격심해진 지난해 이후 지구촌 난민 수는 급증했다.

단적인 사례가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이다. 2010년 1만명 수준에 그쳤던 지중해 도항 난민은 지난해 22만명을 찍었다. 2013년의 6만명보다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지난 18일까지 집계된 인원만 2013년 한 해 수치를 뛰어넘을 정도다. BBC는 이처럼 지중해를 도항하는 난민이 급증한 배경에는 2011년 '중동의 봄' 이후 불안정해진 중동과 북아프리카 정세가 있다고 지적한다.

카다피 정권이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사실상 '치안부재' 상태에 놓인 북아프리카의 리비아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도항지가 됐다. 특히 내전과 종교박해 등을 피해 떠난 나이지리아 에리트레아 등 사하라 이남 출신 아프리카 난민들은 사막과 바다를 넘는 '이중고'를 감수해야 한다. 밀항선들은 출신 지역을 가리지 않고 태워서 지중해에 배를 띄운다. 이들 가운데는 지구촌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배출한 시리아의 난민들도 포함됐다. 시리아에서 레바논 터키 등 주변국으로 건너간 난민이 400만명에 이르고 자국 내에서 터전을 잃고 떠도는 난민은 760만명에 달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난민들이 향하는 곳도 주요 선진국 몇 군데로 압축된다는 점이다. 유엔경제사회국(UNDESA)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이주민의 절반이 미국 러시아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스페인 등 10개국에 몰려 있다.

'이민자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은 2000∼2013년 사이 이민자만 46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미국 남부 텍사스주와 멕시코 북부 접경지대는 불법 이주민이 가장 많은 곳으로 이들 대부분은 자국의 불안정한 치안 상황을 피해 새출발을 꿈꾸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 출신이다.

난민 문제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러시아도 미국에 이어 이민자가 두 번째로 많다. BBC는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구 소련권 국가에서 정치적 불안정 등을 이유로 러시아로 향하는 이주민이 많다고 소개했다.

급증하는 이민자들로 인해 세계 각국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29일 태국 방콕에서는 동남아 주변국들과 미국 스위스 등 17개 나라, 유엔난민기구(UNHCR) 등 국제기구가 모여 로힝야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해 부담을 나누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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